주말, 대구의 벚꽃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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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시내쪽은 꽃이 거의 다 져버렸다. 가지에 송이송이 매달려있던 꽃들은 바닥으로 스러져 영화가 끝난 후의 팝콘 부스러기처럼 이리저리 흩날린다. 봄이면 사방팔방에서 들려오는 노래, '벚꽃엔딩'은 사실 벚꽃이 달려있을 때보다 이렇게 봄이 떠나려고 할 때 더 매력적이다. 송창식의 노래 '선운사'도 이 때 듣기에 나쁘지 않다. 노래가사의 '동백꽃'을 벚꽃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눈물방울 뚝뚝 흐르는 어떤 슬픈 사람의 얼굴이 실감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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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산 윗쪽에는 아직 팝콘이 덜 튀겨진 채 나무에 달려있다. 아마 다음 주(4/12)쯤이면 만개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몇 년간 내가 봤던 축제는 항상 축제기간이 실제와 달라서 이제 그러려니 생각하고는 있지만, 지금이 팔공산 벚꽃축제 기간이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주말쯤 산에 가 보는 게 좋을듯하다. 팔공산에 접근하는 길은 갈수록 붐빈다. 산 언저리에 '연경주택단지'에 대단지 아파트가 너댓개 들어오면서 공사차량이 줄지어 움직이기 때문이고, 공사현장의 도로통제로 상춘객들이 줄지어 좁은 길에 서서 기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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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에 취한 SUV차량이 길에 드러누워있다. 춘곤증에 시달리다가 길가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산을 내려가면서 교통정체에 짜증이 좀 났었는데 사고현장을 보는 순간 조금 경건해졌다. 과속하지 말고 차량정비를 자주 받고 급커브를 조심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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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사 벚꽃길로 더 유명한 달성군 송해공원 부근의 벚꽃길. 네비에 '용연사'를 찍고 가면 오히려 벚꽃이 없다. 옥포IC에서 송해공원을 거쳐서 용연사까지 다녀오면 일부는 꽃이 다 떨어진 길, 일부는 이제 벚꽃이 만개한 길을 만날 수 있다. 아마 오는 주말이 되면 새파랗게 잎이 솟은 벚꽃길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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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명소 두 곳을 콕 찝어주셨네요^^

벚꽃이 생각보다 빨리 져서 너무 슬퍼요..

지나고 보면 항상 봄은 짧았던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여름을 위해 양보해야죠ㅎㅎㅎ대구에도 다녀보면 곳곳에 벚꽃 예쁜 곳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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