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조직생활] #10 자유와 자율적 책임 중간 점검

in #kr6 years ago

이타인클럽입니다. 우리 다 함께 하는 조직생활 실험?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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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에게 거의 전적으로 자유를 부여하고 스스로 책임있게 일하는 방식을 도입한지 3개월 정도가 되어 가는 시점에서 한 번 점검이 필요하다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예전에 제가 Netflix의 조직 운영 방식 중 "자유와 책임"에 대한 부분을 참고해서 제가 리딩하는 팀(5명)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Netflix의 Freedom and Responsibility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 책임있는 사람은 자유가 주어졌을 때 날개를 폅니다. 그리고 자유를 누릴만 한 자격이 있습니다.
  • 우리 회사는 회사가 커갈수록 자유를 억압하기 보다 직원들이 자유도를 높입니다.
  • 대부분의 회사가 커가면서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자유를 억합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사업의 복잡도가 커져서 직원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직원 자유도를 낮추지 않으면) 커가는 복잡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사실 위에서 언급됐듯이 자유를 충분히 주고 책임있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팀원들은 무한한 자유는 만끽하면서도 누구하나 책임있는 모습은 보이려 하지 않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뭘 잘못생각하고 있나 뒤돌아 보게 되고, Netflix 운영 방식에 대한 글들을 다시 훑어 보게 됐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그것은 각 회사나 팀이 가진 전제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리딩하는 팀은 약 1년간 임시적으로 조직되어 운영되는 팀이고, 평가를 리더가 하지도 않고, 심지어 평가가 과제 결과에 대해 팀원 모두 동일한 평가를 받으니 일에 대한 동기 부여가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런 전제 조건에서는 Netflix와 다르게 사람들이 오히려 자유를 악용하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주변 팀들을 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를 남용하는 사례가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리더로서 팀원들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심정도 들고, 후회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차라리 혼자서 했으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구요. 물론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인 걸 알면서도 그런 생각이 떠오르더라구요.

심지어 며칠 전 팀원과 과제 진행 관련하여 언쟁이 있었는데, 그 언쟁 이후 심리적인 안정마저 깨지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던 팀원에 대한 신뢰, 믿음 마저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믿음의 상실을 부추긴 건, 팀원이 과제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려는 노력없이 자신들의 의견만 피력하는 모습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딩을 잘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전 솔직히 많이 황당했습니다. 며칠동안 논쟁했던 것과 이런 상황에 몰리게 된 것들에 대한 생각이 제 뇌를 사로잡았습니다.


분명 제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걸 알고요. 제가 잘못할 수 있는 부분과 이런 상황에 처한 것들을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관찰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니 그제서야 뇌에서 계속해서 돌던 분노의 회로가 서서히 멈췄습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다른 팀 리더와 얘기해 보니 이렇게 얘기를 해줍니다.

"주간보고"를 하면 사람들이 그래도 일을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주간보고"라도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동기 부여 방법을 생각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것은 팀원들이 과제에 대해서 갖고 있는 불신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과제 방향이 올바른 방향이다라는 걸 보여주면 팀원들도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까요?
이와 더불어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봤습니다.

  • 일의 맥락을 이해시킨다. 우리의 방향이 올바른 방향임을 확신시켜줄 수 있는 결과물을 보인다.
  • 자유를 보장하되, 책임을 강조한다. 업무 배정을 분명히 하여 담당자가 책임지게 한다.
  •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고생하지 않고, 빠른 조치를 취한다.
  • 창의성을 북돋고, 내부 외부 도움도 적극적으로 요청하도록 한다.

지금 까지 자유와 자율적 책임을 내세우는 조직 운영 방식은 기존의 방식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사실 자유는 오히려 남용되고 있구요. 아직 과제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아서 그런 점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방식에 사람들이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팀을 위해 확실한 동기부여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팀원과의 논쟁할 때는 아무리 상대방의 말이 논리에 맞지 않고, 듣기 거북해도 일단 다 듣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말은 별로 힘이 없을 거 같은데, 논쟁이나 언쟁할 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엄청나게 영향을 받는 저를 느낍니다. 언쟁할 때 논리를 따지고,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걸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일단 충분히 상대방의 불만이나 얘기를 들어주고, 그 이후에 차분이 응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쉽진 않겠지만 입장바꿔 바라보면 가능하겠지요~

어째 이번 글은 일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팀원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하네요. 이 글을 보면 불쾌해 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한 마음을 담아서 썼습니다.


오늘의 실습: 언쟁할 때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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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같은 사람은 없죠. ^ㅡ^

그런 사람을 만나면 정말 감동일거예요~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일은 항상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언제나 끼어들게 되더군요. ^^ 좋은 하루 되세요

네네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거라는데에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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