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1.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in #kr6 years ago (edited)

[어른 - Sondia]
이미 다른 분들이 음악을 올리셨지만 이 노래는 이 드라마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다시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말로만 떠벌리던 [나의 아저씨]에 관한 포스팅을 써보려고 합니다.

최대한 내용은 안 쓰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장면이나 대사가 멋있는 드라마이다 보니
무조건 스포일러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혹시 보시고 계신 분이나 보려고 작정하신 분들은 이 글은 안 보시는 게 나으실 거 같아요. 왠지 제 글보고 보시면 감동이 쭈~~욱 떨어지실 듯.ㅋ
예전에 제 영화 후기도 그랬듯이 이 포스팅도 그나마 보신 분이 좀 이해가 되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네요.ㅎ

이 글은 [나의 아저씨] 1편부터 4편까지의 내용 중에서 고른 장면들입니다. 혹시 보시는 분이 계신가해서 앞편부터 나눠서 쓸려구요.ㅎ
그리고 제가 썼던 모든 글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섬세한(캬캬캬캬캬 응?) 인간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나의 아저씨1.jpg

윤희 : 미안해 그냥 보고싶어 하다가 화나버렸어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 작가에 대해 처음으로 어! 했던 대사입니다.

기다리다 지쳐 화가 나는 건 많이 겪었지만 이걸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이에서는 보고 싶어서 화가 났다는 말로도 그 기분을 표현할 수 있구나

이제까지 겪었던 많은 기다림의 순간들이 정말 기다리는 게 싫어서 화가 난 건지..
아니면 한번이라도 보고 싶어서 화가 났었던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잠깐 지나가는 한 마디의 대사이지만 참 인상깊었던 거 같아요.



나의 아저씨2.jpg

윤희 :그렇게 찢어발기지 좀 발라고 좀
그렇게 찢고 또 그대로 넣어둘거지 그럼 말라비틀어진다고 내가 몇번을 말해.



극 중 부부로 나오는 동훈(이선균)과 윤희(이지아)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는 부분입니다.
다른 세상을 살던 두 명이 같이 사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니죠.
가득이나 이미 어느정도 어긋난 사이라면 이런 사소한 일들이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도 여행을 가면 싸운다고 하죠. 저도 그랬고요.
평소에는 그냥 웃고 아니면 참고 넘길 수 있는 일들이 힘들거나 의견이 부딪히는 틈이 생기면..
너무나 사소한 일로도 큰 싸움이 될 수도 있고 상처도 줄 수 있게 되요.
어찌보면 사소한 비밀봉투일지라도 그 안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감정이 섞일 수 있음을 말해주는..
두 명의 현재 상태 보여주는 장면인 거 같아서 넘 좋았습니다.


나의 아저씨3.jpg

동훈 : 왜 싫은지 이유도 생각하기 싫은 사람이 있어
지안(이지은) : 정말 싫어하는구나 괴롭겠다 그런 사람이 잘 나가서
동훈 : 근데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다 잘되
지안 : 나 좀 싫어해줄래요 엄청나게 끝난데 없이 아주아주 열심히
나도 아저씨 싫어해줄게요 아주아주 열심히



전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든 주인공 두 명이 나오는 투샷을 좋아합니다.
이 드라마도 이 두 주인공이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들이 쏟아지곤 하죠.
이 장면은 동훈(이선균)평소 성격을 보여주려 닫힌 공간에서 술을 마시고 있어서 일부러 제대로 투샷을 잡지 않고 찍고 있습니다.

싫어하는 이유조차도 생각하기 싫을 만큼 싫은 사람이 있다는 것도 참 슬픈 일인데..
동훈(이선균)과 지안(이지은) 이 두사람은 그런 사람들이 자신이 보는 곳에서 잘 된다는 더 슬픈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죠.
참 평범한 사람의 인생에서는 겪기 힘든 일이겠죠. 누구를 저렇게 싫어한다는 거 자체도 그리고 그 사람이 잘 나가는 것을 봐야하는 상황도.
어찌보면 참 극단적일 수 있는 상황을 이 두 명은 공유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마냥 우울해보이기만 하는 두 사람이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를 다시 보게 되죠.

이렇게 그들은 서로를 알아갑니다.


나의 아저씨4.jpg

지안 :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여기서 제일 지겹고 불행해보이는 사람
나만큼 인생 그지같은 거 같아서...(중략)
동훈 : 부모님은 아시냐 너 이러고 다니는거
지안 : 아저씨 부모님은 아세요 아저씨 이렇게 사는거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삶을 살아가는 사람.
어쩌면 어렵지 않게 볼 수도 있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누구나 이런 순간들을 겪으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구요.
그리고 동훈이 그렇다는 것을 이미 느끼고 있는 힘들게 살아온 아이.
이 장면에서 이 둘은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서로를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끝내 동훈은 어떤 반박도 못하고 화를 내는 것으로 끝나거든요. 그 화는 어쩌면 지안에게 내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오고 있는 자신에게 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아저씨5.jpg

동훈 :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걔의 지난 날들을 알기가 겁난다
지안 : 개새끼



아무 말 없이도 지안의 과거를 느끼고 있는 동훈.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고 나오는 "개새끼"
어쩌면 이 욕도 아직은 들키고 싶지 않은 과거를 알아버리는 또다른 사람에게 대한 두려움 혹은 동질감의 표현일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동훈이 겁내는 이유도 비슷할 거라 생각하고요.

살면서 이렇게 경직되어 있다고 혹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어요.
그리고 이 대사와 같은 느낌을 받은 적도 있고요.
저 자신에게도 저런 면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답니다.
가끔은 정말 해맑아서 행복한 가정에서 밝게 자랐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할 때도 있고요.
정도의 차이겠지만 각자의 어두운 부분은 분명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나의 아저씨6.jpg

동훈 : 누가 날 알아 나도 걔를 좀 알 거 같고
기훈(동생) : 좋아?
동훈 : 슬퍼 나를 아는 게 슬퍼



항상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을 보면서 울컥하는 장면은 울음을 참는 장면이에요.
그것도 본능적으로 울음을 참으려 고개를 돌리는 장면이라면...
이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울컥한 장면이네요.. 이 다음부터는 많이 나오지만.ㅎㅎㅎ




아 이 후기를 쓰다보니 정말 제 글 실력이 말도 못하게 짧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표현하고 싶은데 제대로 안 나와요...
이래서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써봤어야 하는데.. 다 쓰고 보니 뭘쓰는 건지..좀 중구난방이기도 하고.
걍 생각같아선 화면과 드라마의 명대사만 쓰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습니다.

사실 1~4편은 드라마의 시작이라 관계설정이나 스토리라인 설정이 많아요.
이 드라마의 진정한 시작은 4편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편은 5,6,7,11,12,15편이거든요.ㅎ

흐음.. 뭔가 더 말하고 싶은데 어디까지 말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네요.ㅋㅋㅋㅋ
아 몰랑!!! 시간되면 꼭 한번 보시길 바래요~~ ^^

p.s 이 드라마에서는 소주를 참 맛있게 먹습니다. 포스팅하다고 봤더니 또 쏘주가 땡기네요..ㅋ
아 와인포스팅한다고 와인 먹고 나의 아저씨 포스팅한다고 쏘주먹고...
큰일이네요..흐흐흐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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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요즘 도깨비 역주행중인데..
나의 아저씨도 봐야겠어요~

도깨비 보며.. 아니.. 드라마에 다시 빠져사는 요즘 느끼는 건데..
요즘 드라마 넘 잘 만드는 것 같아요..;; ㅎ

도깨비도 너무 재밌었죠.. 제가 아는 우리나라 드라마 여주인공 중에 도깨비 김고은이 제일 이쁜 케릭터인 거 같아요.ㅋㅋㅋ
요새 드라마 넘 잘 만드는게 일년에 몇편씩은 꼭 나오는 거 같네요.ㅎ
도깨비도 소장중이니.. 언제 또 다시 볼지도.ㅎㅎ

드라마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잘 기억도 나지 않아요. 도깨비 같은 드라마도 본다고 말만 하고 미뤄뒀는데, 글 한편으로 조금이나마 드라마를 본 것 같은 기분이에요. 글과 음악이 참 잘 어울리네요.

제가 좋아하는 이선균이 나오는군요. 이선균의 목소리로 하는 저 대사들을 상상해봤어요. 괜히 한번 보고 싶기도 하네요. (실은 안 볼 걸 알고 글을 다 읽었지만요)

ㅎㅎㅎㅎ 편하게 안 보시기로 결정하셨군요.
사실 드라마 몰아보는 것도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라..보셨으면 하긴 하지만 ㅋ
이선균이 참 멋있게 나오죠. 정말 멋지게 나이먹은 사람으로.... 단점도 있지만.ㅎ
다른 ost도 있는데 저 음악이 제일 좋아서 저것만 올릴려구요.ㅎㅎ

1월부터 금주 중인 데 드라마를 보면서 몇 번 위험한 고비가 있었습니다. ㅎㅎ
드라마 보는 내내 마음이 좋았던 것 같아요..

헐 금주... 존경합니다!!!!!
드라마 보시면서 진짜 힘드셨겠어요.ㅎㅎㅎㅎ 전 못 참겠던데 정말.ㅎ
드라마가 끝나고 넘 아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랬네요 저두 ^^

네,,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다음에 다시 한번 천천히 정주행하려구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이런 드라마도 있었어요?
암튼 최근 10년 가까이 드라마를 본적이 없을 정도니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겠어요 ㅎㅎㅎ

컥 10년... 드라마와 담을 쌓으셨군요.
저도 드라마를 챙겨보는 건 아닌데 믿을만한 소식통이 한분 계셔서..그 분이 추천하면 실패한 적이 없거든요.ㅎㅎ 그런 드라마만 봐요.ㅎ
더 멀어지시기전에 한편이라도 보시길 ^^

드라마 본지가 오래 되었네요.
요즘 다들 나의 아저씨가 재밌다고들 말씀하셔서....
나중에 한번 봐야되나 생각중입니다.
그래서 줄거리는 그냥 통과했어요.
나중에 볼 지도 몰라서....ㅋㅋ
알면 재미없잖아요.^^

잘 하셨습니다!!! 보실거면 글을 읽지 마세요.ㅠㅠ
정말 드라마가 훨씬 재밌고 감동적입니다.!!!
셋탑박스도 고치셨으니 지금 공짜인데 한번 보시길 바래요~~ ㅎㅎㅎ

아- 저도 나의아저씨 참 재밌게 봤지만, 미술관님 정말 이 드라마 좋아하시는 게 팍팍 느껴져요! ㅎㅎ
뒷 부분에 계속 될 명대사와 그 우울하면서도 너무 희망적이고 힐링이 되는 이 드라마를 알기에...
다음 편 포스팅도 올려주실거죠...!?+_+

우울하면서도 희망적인..힐링이 되는!!! 정답이네요 정말 ^^
아 올려야하는데 이 편쓰면서 너무 글이 안 써져서 고민이에요.ㅎㅎ
좋은 글이 있는 책을 읽고 그런 서평 쓰시는 신농님이 넘 대단해보이는.. ^^
쓰기 시작했으니까 죽이되든 밥이되든 끝까지 쓰겠습니다!!! ㅎㅎ
용기주셔서 감사해요 신농님~~

ㅎㅎㅎㅎㅎㅎ 우리 미술관님 이렇게 연습을 많이 하시면 언젠간 저랑 대작하실수 있겠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나의 아저씨의 작가 정해영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또 오해영때보다는 훨씬 무르익었다라고 해야할까요. 달라진것 같아요! 정말 외우고 싶은 대사들이 줄줄이 나오죠. 인생과 인간에 대한 통찰!

오~~ 저랑 대작이라뇨.ㅎㅎ 에빵님 글에 꼽사리도 못 낄 실력이랍니다.ㅎㅎ
정말 오해영 드라마에서는 이런 드라마를 만드실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저도.ㅎ
에빵님 후기도 보고 싶은데 쩝....ㅎ

앗! 술 대작 말한건데요 ㅋㅋㅋ 주종을 불문하고 연습중이시잖아요! 화이팅!

오 술 대작!!! 좋아요!!! ㅎㅎㅎㅎ 맹연습을 해야겠네요 오늘도.ㅋㅋ

왠지 아이유랑 이선균이랑 잘될거 같아서...왠지 배가 아플거 같아서..안봤던 드라마 였습니다...ㅋㅋㅋㅋ

전 사실 드라마가 넘 우울해서... 안 좋게 끝날까봐 걱정되서 그만 볼까 했었답니다.ㅋ
다행히 해피엔딩.ㅋㅋㅋㅋㅋ
배도 안 아프게 참 현명하게 끝내셔서 넘 좋았어요.ㅋㅋㅋㅋ

최근에 몰아보기로 한번에 봐죠..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는 드라마였읍니다..

저도 거의 몰아봤어요. 12편까지 한방에 보고 그 담에는 찔끔찔끔 보기 싫어서 참았다가 보고.ㅎㅎ
정말 보는 내내 감동이...ㅠㅠ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번에 몰아보기에는 너무 벅찬 드라마 같은 느낌이에요. 한모금의 와인처럼 음미하면서 한편 한편 나눠서 봐야 할 것 같다는...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얼핏 본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이선균이 퇴근하며 아내와 통화하는데.... 뭐 좀 사갈까?라고 했는데 그 단순한 말이 왜...ㅠㅠ 대사도 대사지만 배우들 연기도 좋았던 드라마 같습니다.

헉 저도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정말 버릴 사람 하나 없고 거의 모든 케릭터가 살아있는 드라마인거 같아요..너무 극찬인거 같기도 하지만 전 너무 좋았어서.ㅎㅎ
한모금의 와인처럼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뒤가 너무 궁금해서 전 못 참겠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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