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D-2] 축구와 문화 그리고 사회 (31) – 축구를 통해 본 호주&뉴질랜드

in #kr6 years ago (edited)

축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가 아닌 나라는 그다지 많지 않다.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축구를 최고의 스포츠로 여기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긴 하다.

미국이 대표적인 나라이고 한국, 캐나다, 필리핀, 인도,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는 다른 스포츠가 더 인기 있다.

호주(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럭비와 크리켓이 톱2 스포츠다. 축구는 사실 주요 스포츠로서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호주는 영국의 영향으로 축구를 빨리 접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1882년 호주 풋볼협회가 설립되면서 남아공에 이어 영국 외부에서 창설된 3번째 축구협회가 됐다. 그런데 축구가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호주식 풋볼’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호주식 풋볼은 세계와의 접촉점을 만들지 못하고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

미국이 ‘미식축구’를 개발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던 것처럼 호주도 자신들만의 풋볼, 그리고 럭비를 발전시켰고 이는 ‘현대식 사커’가 자리잡을 수 없는 축구인들 입장에서는 척박한 환경이 됐다.

축구가 19세기에 도입되었음에도 오세아니아 축구 연맹이 설립된 것은 1966년이었고 1974년까지 호주는 아시아 축구 연맹에 편입되어 월드컵과 올림픽 예선전을 치렀다.

호주의 ‘영국식 축구’는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로인해 명맥이 유지됐다. 호주의 산업화에 발맞춰 온 유럽 이민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영국식 축구’를 플레이 함으로 찾으려고 했다.

축구가 얼마나 인기 없는 스포츠였는지는 프로리그가 2004년이 되어서야 출범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2005년 원년 리그가 시작되었는데 참가 구단은 호주 9개 구단, 뉴질랜드 한 구단이었다. 한국의 대기업 현대가 이 리그를 스폰서했다.

그런데 A-리그로 불리는 호주 프로축구리그는 2017-18년 시즌에 경기당 평균 관중 동원수 1만명을 넘어서 한국 축구보다 국내 리그 인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K리그 클래식의 평균 관중 동원수는 7000명도 안 된다.

호주 대표팀에는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그리스 이민자들이 많은데 특히 크로아티아 선수가 많다. 호주는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크로아티아와 같은 조에 속했다. 유고슬라비아 내전으로 호주 이민을 온 크로아티아계 자녀 7명이 호주 국가대표팀으로 뛰면서 두 나라의 대결은 미묘하게 양국민의 감정을 자극했다.

당시 조선일보의 기사를 소개한다.

사실 ‘축구변방’ 호주가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하는 데에는 ‘크로아티아의 힘’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890년대 생계를 위해 호주 이민을 시작한 크로아티아인들은 2차 대전 뒤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후 경제 위기로 60~70년대 또다시 이민 물결이 일었고, 90년대 초반 내전을 겪으면서 난민들의 도피도 잇따랐다.

크로아티아 이민자들은 사탕수수와 담배 농가에서 막일을 하면서 고된 나날을 보냈지만 축구공은 놓지 않았다. 부모는 아이에게 축구공을 사줬고, 호주 아이들이 크리켓이나 럭비를 배울 동안 크로아티아 아이들은 자국 리그 유니폼을 입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시드니 크로아티아(현 시드니 유나이티드), 멜버른 크로아티아(현 멜버른 나이츠) 같은 크로아티아인들이 만든 축구 클럽은 비인기 종목이었던 축구를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시킨 주역이 됐다. 두 나라의 대결은 이민자 사이에서도 단연 화제. 호주에 사는 크로아티아계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크로아티아 체크 유니폼과 호주의 노란 유니폼을 절반씩 이어 붙인 응원 유니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6/06/06/2006060670105.html)

호주 축구 팬들이 한국 팬들과 공통 분모가 딱 하나 있는데 바로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애정이다. 히딩크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호주를 16강으로 이끌며 호주 축구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호주가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은 2006년이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17년 공석인 호주 대표팀 감독직을 누가 맡으면 좋겠냐는 설문조사에서 히딩크는 1위에 올랐다. 공석 중인 자리는 결국 네덜란드 출신의 판 마르바이크가 차지했다.

호주 최고의 축구 스타는 케이 힐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23인 명단에 들어간 케이 힐은 사모아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잉글랜드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권 선수이다. 그는 A매치에서 50골을 기록했고 월드컵 본선에서 무려 5골을 올리며 호주 역사상 월드컵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가 아시아 축구 연맹에 속해 있기에 케이 힐은 아시아 축구 연맹의 이름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 중에도 최다 골을 기록하고 있다.

*** 뉴질랜드 ***

뉴질랜드는 오세아니아 최강이다. 호주가 아시아로 편입한 후에 오세아니아 최강자로 올라섰다. 오세아니아 최강자이고 이 자리를 그 어느나라도 위협할 수 없기에 뉴질랜드는 2026년 월드컵부터는 월드컵 단골 손님이 될 전망이다.

2026년 월드컵부터 오세아니아에 티켓 1장이 돌아가기 때문에 뉴질랜드는 ‘자동 진출’이 확실해 보인다. 지금까지 오세아니아는 0.5장의 티켓을 받은 바 있다. 0.5장의 의미는 오세아니아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더라도 본선 직행이 아닌 남미 5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뉴질랜드는 페루에 패해 고배를 마셨다.

오세아니아 축구 연맹(OFC)에는 14개 나라가 속해 있다. 뉴질랜드, 타히티, 파푸아 뉴기니, 사모아, 아메리칸 사모아, 푹 아일랜드, 피지, 통가 등이다.

뉴질랜드 외의 팀들 중에 월드컵에 진출할만한 실력을 갖춘 나라는 아직까지는 없다.

반면 뉴질랜드는 이미 월드컵에서 ‘수준 있는 팀’임을 검증 받은 바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뉴질랜드는 3무를 기록했던 것. 이탈리아와 1:1로 비기고, 슬로바키아와 1:1, 그리고 파라과이와 0:0으로 선전했다. 2010년 월드컵에서 유일한 무패팀으로 기록됐다.

뉴질랜드 축구도 역사가 깊다. 1891년 축구 협회가 창설됐을 정도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나라가 뉴질랜드다. 뉴질랜드는 1948년 FIFA에 가입했다. 그럼에도 축구는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뉴질랜드에서는 호주와 마찬가지로 럭비와 크리켓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다.

축구 아재 개그

인터넷에 올려진 축구 유머를 모아보았습니다. 요즘 젊은분들은 잘 모를 수 있는 아재 개그 스타일입니다.

넌센스 퀴즈

  1. 공을 던지면 피하는 방식의 공놀이를 잘할 것 같은 선수는?-피구(포르투갈)
  2. 국제 유가 상승은 개인지출을 높인다나?- 사비(私費)올라(아르헨티나)
  3. 아시아에서 낚시를 가장 잘하는 축구선수는? –나카타(낚았다.일본)
  4. 맥주를 가장 잘 마시는 축구선수는? –비어호프(독일)
  5. 대학을 가장 어렵게 들어간 축구선수는? -이천수(재수, 삼수...이천수)
  6. 삐에로가 될 선수는? 델피에로 (이탈리아)
  7. 냅다 파울 잘하는 선수는? 파울레타(파울냅다. 포르투갈)
  8. 이 “뽀돌이 녀석아”!-포돌스키 (독일)
  9. 만행을 잘 저지르는 선수는?-마냉 (스위스)
  10. 계란 프라이를 좋아할 것 같은 선수는?- 프라이 (스위스)
  11. 심봉사의 동생은? 심봉다 (프랑스)
  12. 행동으로 좀 보여줬으면 하는 선수는?-말루다(프랑스)
  13. “아쭈 볼 좀 차는데?”라는 말을 자주 들을 것 같은 선수는? 아추(토고)
  14. 동네 어른이라는 말을 자주 들을 것 같은 선수는? 유지 (일본)
  15. “네 이름은 뭐냐?”고 물으면 동물이름을 댈 선수는? 오소리오(멕시코)
  16. 엄마한테 헤어 린스(hair rinse) 좀 사용하라고 잔소리 들을 선수는? 가마라(파라과이)
  17. 하루 종일 감기 증세를 보이는 선수는? 콜록시니 (아르헨티나)
  18. 물건 매매에 대한 왕의 지시를 내시로부터 받을 것 같은 선수는? 팔라시오 (아르헨티나)
  19. 안녕하세요, 교황님?-포프 (Pope, 미국)
  20. 뺨을 자주 맞을 것 같은 선수는?-사데키(이란)
  21. 툭하면 작곡을 할 것 같은 선수는?-음나리(튀니지)
  22. 물에 절대 안빠지는 축구선수는? –카누(브라질)
  23. 버스 뒷자석에만 타는 선수는? –맨디에타(스페인)
  24. 맞고는 죽어도 못하는 축구 선수는?-펠레 (브라질)
  25. 러시아에서 축구하다 죽은 선수는? 시체프 (러시아)
  26. 고지서만 받으면 피하는 선수는?-네빌(너의 빌(bill). 잉글랜드)
  27. 연예인 매니저가 가장 자주 듣는 말을 매일 듣는 선수는?-네스타(이탈리아)
  28. 덴마크에서 핸들링 잘하는 선수는? 요한손 (덴마크)
  29. 손이 가장 작은 골키퍼는? 이삭손(폴란드)
  30. 무조건 모른다고 하는 선수는? 모르간 (코스타리카)

[거꾸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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