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ke UP] 책, 많이 읽는 것이 좋을까?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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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3년 안에 1,000권의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는 책을 읽었다.

그 내용에 감명을 받아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프레드시트에 읽은 책의 제목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두 달 동안 40권의 책을 읽었다.

60권 읽었어야 했는데 목표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을 찾기 시작했다.

읽는데 오래 걸리는 두꺼운 책이나 인문학, 소설은 건드리지 않았다.

다시 한달이 지나 70권의 책을 읽었다.

스프레드시트에 길게 나열된 제목들을 보면서 뿌듯했다.

회사 사람들도 매일 책을 들고 다니는 나를 보면서 대단하다고 엄지를 척 들곤 했다.


하루는 동기들과 밥을 먹으며 “3년 안에 1,000권의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 요즘 책 많이 읽더라. 나도 너 보고 책 좀 읽으려고 하나 빌렸다.” 면서 책을 보여주는데 ‘불곰의 주식투자 불패공식’이었다.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 책 괜찮지. 재밌어.” 했다.

“무슨 내용이냐?” 묻기에 좋은 내용이 뭐가 있었나 생각했다.

딱히 기억나는게 없었다.

그냥 재밌게 읽었다는 느낌만 남아있었다.

“그냥 종목 찾는 사례들 나왔던 거 같은데…” 얼버무렸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스프레드시트를 봤다.

제목을 하나하나 보면서 어떤 내용이 있었나 떠올렸다.

딱히 기억나는게 없었다.

분명 읽을 때는 좋은 책이라고 느꼈는데?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기억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지금 내 읽기 방법이 제대로 된 방법일까?

의심이 들었다.


1년이 지났다.

올해 4월, 신정철 작가님이 운영하는 성장판에 참여하고 실마리를 잡았다.

책은 작가와 독자가 대화하는 장소다.

내 생각을 메모하며 천천히 대화한다는 느낌으로.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이 이렇게 많구나 느꼈고,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작년엔 1시간이면 책 한권 읽었는데 이제는 8시간이 걸린다.

더디게 나가는 진도에 시간이 아깝다 거나 조급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빨리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급하게 보냈던 시간이 아까웠다.


다시 3개월이 지났다.

지금은 독서량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독서 방법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하는 가다.

한 권에 2시간씩 1,000권을 읽는다면 2,000시간이 든다.

2시간 동안 책 한 권을 읽고, 1,998시간을 그 내용대로 실천한다면 어떨까?

단 한권을 읽어도 내 삶에 온전히 적용할 수 있다면 1,000권을 읽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물론 필자의 의견일 뿐이다. 정답은 모른다.

다만 이런 삶에 매력을 느꼈고 이렇게 살아보니 좋았다.

그래서 소개하고 싶었다.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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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도 없이 그저 시간 때우기식 읽기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거군요.
저도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조금씩 변하기는 하데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동영상이 발달되기 전의 미디어 환경이 적용된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정보를 책에 응축해서 제공하던 시절이었죠.
지금은 인터넷, 영화, 비디오, 유튜브 동영상, 심지어는 우리가 매일 하는 SNS와 같은 곳에서도 수많은, 혹은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를 많이 습득하는 것보다는 몇 개의 정보를 습득하더라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 더 요긴해진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보는 어디에나 있으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
공감합니다.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 엄마가 저한테 했던말이 생각이 나네요,,ㅋㅋ넌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데 변하는게 없니..ㅋㅋ여담입니다

앗..! 저도 들어본 말인데요,, ㅎㅎ
다들 비슷한가 봐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2년동안 1400여권 가까이 읽어봤는데 그 안에서 기억에 남는 책은 정말 몇 권 안됩니다. 책은 그냥 만남인거 같습니다. 누가 이 책 좋더라 해서 읽어본들 그 책이 꼭 자신에게 좋은 책이 되리라는 법 없고 말이죠. 책을 읽으면 인생이 변한다는게 가장 큰 계기였는데...글쎄요...책이 인생을 바꿔주지는 않더라구요 ㅎㅎ

우와..! 정말 많이 읽으셨네요. 의지가 대단하십니다.
인생을 바꿔주지는 않았지만 기분 좋은 만남은 꽤 있으셨을 것 같아요.
그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잠깐 해봤습니다.
3년 안에 1,000권 실천하신 분을 여기서 뵙다니 놀랍고 반갑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동의해요.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내 것으로 만들디 못하면 무슨 소용일까요. 정말 심심풀이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면 다독이 상관없겠지만 완벽하게 소화하겠다는 목적이 있다면 조금 더 신경써서 읽을 필요가 있겠네요. 다독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ㅎ-ㅎ 어떤 배울 점을 요구할때만요!

목적에 따라 다른 읽기 전략을 많이 쓰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정답이 없는 문제죠.
저는 다독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경향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썼는데 다들 생각이 깊으시네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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