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위한 기도

in #kr6 years ago

일주일에 두세 번은 약수터엘 갑니다.

언덕길.jpg

아파트를 나서면서 이어지는 언덕길을 5분여 오르면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다리.jpg

다리를 건너면
훤칠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오른편에 서있는데
거기부터 오솔길이 산자락까지 이어지고
숨이 찰 즈음 작은 사찰 하나가 보입니다.
그 맞은 편이 약수터지요.

오솔길 중 대략 5~6미터가량 축대가 쌓여 있는데
오늘, 이곳에 발길이 멈췄습니다.

이곳엔 넓은 농지가 펼쳐져있고

들판.jpg

산자락엔 야생화가 흐드러진 공터가 지천인데

축대꽃1.jpg

이녀석들은 어쩌자고 위태한 모습으로 축대의 시멘트 사이에 자리를 잡은 걸까요?

축대꽃2.jpg

가파른 돌틈 사이에서 뿌리내릴 공간은 어떻게 찾은 걸까요?

혹, 사랑하는 누군가가 선택한 삶이 이런 모습이라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저 넓은 농지나 공터를 가리킬지
아님
힘내라고 격려할지...

애처러워 보이는 축대 틈새의 꽃들이
너른 들판의 초목들만큼 행복하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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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식물에게도 감정을 부여해서 느낌을 적으시는거 보니 감성적이시네요~~

그런가요?
암튼 쪼그려 앉아 풀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행복입니다.
말없이 말하는 걸 귀아닌 전신으로 들으면서...

약수터 가는 길이 늘 새롭겠어요. 계절마다 옷을 갈아 입는 나무도 꽃도 있으니요.

제 글의 거반이 이길 위에서 쓰여진답니다.^^

야생화는 쪼그리고 앉아 마주보며
대화를 해야 한답니다.

100% 공감입니다.
코를 맞대고 앉으면 녀석들이 말을 걸어오지요.
dodoim님의 글처럼 담백한 대화가 길어지곤 하지요.^^

힘들게 꽃을 피웠으니 분명 행복할겁니다~~ ^^

정말 바랩니다.^^

시멘트사이에 꽃이 피웠네요!!! 생명의 힘이니 응원해야겠지요 ㅎㅎ
hansangyou님도 언제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

약수터에서 떠가는 물이 편의점에서 사 마시는 에비앙보다 더 깨끗하겠죠^^

에비앙을 못마셔봐서ㅠ
하지만 약수터에서 한 잔 마시는 물은 가슴 시립니다.
좀 과장이지만 장수할 것 같아요.ㅎㅎㅎ

감사합니다
약수터 가시는 길 축대에 자리 잡은 노란 꽃들을 보며 생의 끈질김 그리고 존재의 기쁨을 느낍니다 존재하는 자 모두 고결하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시원한 약수 드시며 상쾌한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샘!

약수만큼 시원한 음악 감사합니다.^^

돌틈에서 피어나는 꽃에서 강한 생명력을 배우게 되네요 (찡긋)
ㅎㅎㅎ

애처럽지요.

팔자가 그런 영혼이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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