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 오토파일럿 사용후기(2)-최종편

in #kr5 years ago (edited)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 오토파일럿 사용후기(1)에 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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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탑승한 차는 SUV인 테슬라의 모델X입니다.(가운데 검은색차) 첫 만남부터 강렬했습니다. 차키의 'summon'(소환) 버튼을 누르면 주차된 차가 앞으로 나옵니다. 차들이 빽빽히 들어선 주차칸보다는 더 타기 좋은 위치로 차가 나오는 것이죠.

제목을 '오토파일럿 사용후기'라고 썼지만 실제론 30여분 시승하며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한 시간은 2분여 정도입니다.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시승 전에 사고 시 보험처리, 책임부담 등의 내용을 읽고 동의를 합니다. 그 내용에 의하면 '시승인이 본인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고 합니다.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다 사고가 날 경우 보험처리는 어떻게 되지요?"라고 묻자, 원칙적으로 본인책임이란 답변이 왔습니다. 한 마디로 시승자가 부담을 져야하는 것이죠. 제가 동의한 문서의 사진을 하나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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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탄 차의 가격은 1억 8940만원입니다.(전기차 보조금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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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파일럿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다른 이유는 도로 사정입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아직 한국 도로의 표지판과 신호등을 읽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셈이죠. 이날 제 타임 이후에도 시승이 예약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청담동 테슬라 매장 인근의 도심 도로를 주행해야 하는 저로서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실험할 만한 자동차 전용도로나 한적한 지방도로를 다녀볼 수 없었습니다. 시승할 때 미리 당일 예약상황을 확인해 다음 타임까지 여유가 나면 워커힐 쪽의 한적한 지방도로까지 시승이 가능하고, 그 지역에선 오토파일럿 기능을 제대로 사용해볼 수 있단 직원분의 안내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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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탑승하자마자 대개 운전자가 처음 하는 일은 좌석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자동으로 조정하는 차들도 있는데요. 테슬라는 자동 조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좌석을 조정하며 놀랐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직관적인 디자인의 조정버튼 떄문입니다. 좌석 옆에 좌석과 똑같은 모양의 버튼이 있고, 이를 앞뒤로 살짝 잡아 당기면 그대로 의자가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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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탑승할 때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가운데 커다란 태블릿 PC가 눈에 띄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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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흔들린 사진인데요. 운전대 왼쪽에 있는 깜박이 아래에 있는 가운데 레버가 오토파일럿을 조작하는 장치입니다. 이 레버를 안쪽으로 두 번 튕기면 오토파일럿이 작동됩니다. 작동된 뒤에 속도를 올리려면 위로, 늦추려면 아래로 튕기면 조절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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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차를 주행하며 느낄 수 있었던 기술력은 오토파일럿에 사용되는 각종 카메라와 센서들이 평소 주행에도 활용된다는 점입니다. 주행 중에는 폰카를 찍을 수 없으니, 차에서 내리기 전에 찍은 운전대 뒤 계기판의 모습인데요. 계기판에 자신이 주행하는 차 주변에 다른 차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가 표시됩니다. 오른쪽 왼쪽 차선 앞뒤에 어느 정도 거리에 다른 차들이 있는지를 운전자가 계기판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차선을 바꿀 때 매우 유용한 기술인데요. 전 그래도 아직 기술을 못 믿는지라 차선 바꿀 땐 여전히 백미러를 봤습니다.

이젠 드뎌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해 본 경험을 말씀드릴게요. 기회를 엿보다 신호등과 신호등 사이가 나름 긴 도로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봤습니다. 그런데, 켜자마자 차가 속도를 내는 겁니다. 당황한 나머지 약간 얼었는데, 옆에 탄 테슬라 직원이 레버를 아래로 몇차례 튕기면서 속도를 내려줬습니다. 왜 이러냐고 물어보니, 자동차가 도로의 제한속도 데이터를 참고해 자율주행 속도를 결정하다보니, 처음 작동할 때 속도가 좀 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그리 납득이 가는 설명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약간 더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고서 주행을 했는데요.

켜자마자 30초만에 위기가 왔습니다. 왼쪽 차선 앞의 버스는 차선을 살짝 넘나들며 불안한 주행을 하고 있었고, 오른쪽 차선에는 갑자기 맨홀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매우 긴장하며 운전대를 꽉 잡았는데요. 다행히 공사현장을 무사히 지났고, 왼쪽 앞의 버스와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주행을 하더군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끄는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브레이크를 밟거나, 운전대를 약간이라도 조정하면 바로 오토파일럿 기능이 꺼집니다.

참고로 오토파일럿 기능은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경보움이 울린다고 합니다. 저는 운전대를 놓지 않아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요. 운전대에서 손의 압력이 느껴지지 않으면 경보음을 울리는 방식인데요. 그래서 유튜브에는 운전대에 압력이 가해지는 장치를 해놓은 뒤 손을 놓고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는 영상들이 꽤 올라와 있습니다. 그러면서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는 사람들도 있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그런 행태들을 가리켜 "유튜브에 꽤나 미친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안전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유인하고 통제할 것인지도 안전성에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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