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맞춤육아] 그림책리뷰 - 고함쟁이 엄마

in #kr6 years ago (edited)

아이들 읽어주려 집어든 그림책에서 제가 놀라거나 감동할 때가 꽤 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에서 동물원 우리 안의 고릴라 표정을 세밀하게 그리며 "어딘가 슬퍼 보이네요"라는 내용도 그랬고, 백희나씨의 <알사탕>에서 잔소리꾼인 아빠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려고 알사탕을 먹자, "동동아 사랑해 동동아 사랑해"라는 말이 흘러나와, 아이가 설겆이하는 아빠의 뒤로 다가가 안은 모습도 그랬습니다. 두 작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으니, 다음에 따로 한명씩 써보기로 하죠.

오늘은 다른 작가의 작품. 고함쟁이 엄마라는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KakaoTalk_20181010_082744209.jpg

요런 그림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다음 장면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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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천재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표현력입니다. 일단 표현 자체도 아주 기발한데, 잘 생각해보니 아이였을 때 엄마가 떽! 소리를 지르면 정말 내 몸이 흩어졌던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어쩌면 기발한 표현이 아니라,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처음부터 이런 기발한 표현력을 보여주면, 그 다음을 풀어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 이 작품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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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도 있을 수 있으니, 전체 장면을 다 공유하진 않을게요. 신체 각 부위가 어디어디로 흩어졌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자기 스스로 각 부위를 찾으려 하지만 쉽지가 않죠. 그때 이미 엄마가 각 부위를 하나하나씩 찾아 모았고, 마지막으로 신체를 다 구성해서 "미안해 아가야"라고 사과한다는 내용입니다.

육아를 하다보면 분명 지치고 화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해줄 수 없는 것을 해달라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해달라고 울고불며 떼쓸 때가 많고, 형제나 자매 남매가 있는 경우엔 서로 때리거나 싸우는 행위가 반복될 때는 돌보는 사람도 참 힘듭니다. 물론 그럴 때마다 아이를 달래고 화제를 전환하고, 좋은 말로 주의를 줄수도 있지만, 이 마저도 상당한 감정노동이죠. 어린 아이에게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단 것은 누구나 알지만, 부모도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못 그럴 때가 있죠. 그렇지만 이 책은 부모도 잘못하면 이를 인정하고 아이에게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간단하지만 어려운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버럭하는 부모 입장에선 이 그림책의 초반부가 뜨끔할 순 있겠으나, 흩어진 아이의 신체 각 부위를 찾고 모아서 "아가야 미안해"라고 하는 부분에선 무언가 위안을 얻고, 또 아이에게 선뜻 사과할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면에서 훌륭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유타 바우어로 독일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라고 합니다. 이 <고함쟁이 엄마>라는 작품으로 2001년 독일의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2010년엔 안데르센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작가입니다. 수상 실적보다 그냥 이 작품 자체만으로 설명이 되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책 표지는 이런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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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 작가의 그림책, "엄마가 화났다"와 이야기의 흐름이 비슷하네요 ^^

추천 고맙습니다 한번 읽어볼게요^^

곰돌이가 @dj-on-steem님의 소중한 댓글에 $0.016을 보팅해서 $0.008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850번 $12.756을 보팅해서 $11.434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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