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의 협상] 닥치고 깍아주세요

in #kr5 years ago

시골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친구는, 주유소 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생긴데다, 홍보용으로 생수든 티슈 든, 뭐든 하나 줘야 해, 실제 얼마 남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가끔씩 여름 휴가 차, 놀러 가면, 먹여주고 재워주고, 차에 기름까지 가득 채워 주는 멋진 놈이지만, 내 차는 LPG 라는 거…. ㅠ ㅠ


(제 친구와 친구가 되시고, 그 친구 집에 놀러 가시면 공짜)

유류세 인하 소식이 있지만, 여전히 주유소 기름값은 비싸다.
인상되면 빠르게, 인하되면, 재고 다 털고 난 후부터 라는 이상한 논리로 소비자만 우롱 당하는 기분이 든다.

암튼,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꽉 잡고 있는 국내 석유 시장은, 외국 기업이 들어오지 못한다.
15년전쯤인가, 외국 기업의 석유(국내 기업의 석유 보다 저렴)를 들여와 잠깐 판매를 한 적이 있었는데, 국내 기업들의 방어(?)아닌 방어로, 공해상에 배만 띄운 채 정박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결국 공급에 차질이 생겨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 주유소들은 상호를 바꾸거나, 사라졌다.

결국, 몇 개의 대기업들이 국내시장을 지켜(?)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부르는 대로, 파는대로 사 써야 하고…
(일전에 정유사들의 가격 담합 사건도 있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연락이 온다. 가격 조건을 이야기 하자며…
올해는 “유류세 인하”
“유류세 인하라는데, 제품 단가도 낮아져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젠, 납품단가 인하하라고 직접 적으로 통보하지 못한다. 법이 바뀌어서 그런 건지, 납품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받는 기업의 부당거래가 없었는지를 국가 차원에서 조사하기 시작해서 그런 건지, 암튼, 공식적으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뒤집어서 생각 해보면, 그동안 하청, 납품 업체들을 얼마나 괴롭혔으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그렇다고, 칼로 무 자르듯 사라졌을까?

기름값 떨어 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니, 좋은 빌미가 된다.
그들은 그들에게 유리한 것만 본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보며, 자기 할말만 한다.

반대로, 기름값 올랐을 땐, 오른 만큼 더 주고 사느냐?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수입해오는 제품일 경우, 환율이 오르면, 회사 사정 안 좋다고 깍아 달라, 환율이 떨어지면, 떨어졌으니 깍아 달라는 식이다.
원가 절감…취지는 좋지만, 말뿐인 협력업체와의 상생은 결국 힘 쎈 자의 독식과 최종 소비자의 손해만 남길 뿐. 중소기업 쥐어 짠 결과가 그렇게 이어진다.

“에휴…유류세 인하…좋죠…저희 회사도 원유를 공급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그래야죠. 오를 땐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유류세 인하했으니, 가격 조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중간 관리자의 말에 그렇게 답했다.
옆에 있던 그 중간 관리자의 상사가 내 말을 거들고 나섰다
“석유로 만드는 제품이 어디 한 둘이야? 이 회사가 원유 공급하는 회사도 아니고…석유가격은 떨어 졌을지 몰라도, 다른 원료 가격은 꾸준히 오르는 건 몰라? 비 석유 원료들이며, 인건비며, 운송비며, 안 오르는 게 없다고 하는데, 다짜고짜 그러면 되나… 같은 중소기업끼리 어려울 때 서로 도와야지….”


(우리 편이냐...넣어 둬...)

그래도 상식적인 생각을 실천하며 사는 사람이 많아서 다행이다.

내가 하면 로멘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 걸 알지만, 위에서 지시를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자리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한편으로는 이해는 한다. 이해는 하지만, 그런 사람과의 대화 후엔, 언제나 힘이 빠진다.
뭐, 아무튼 회의는 잘 끝났고, 뜻밖의 아군덕에 더 이상 말은 나올 것 같진 않지만, 또 다른 회사의 동일한 질문들은 연말이면 어김없이 반복된다.

“그건 당신네들 사정이고, 닥치고 그냥 깍아주세요”

멋진 손글씨 만들어주신 @sunshineyaya7 님 감사합니다.

Sort: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짱짱맨의 보팅현황은 보팅 자동화 서비스 스티머를 통해서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https://steemer.app/jjm

감사합니다. ^^

지금 많~이 내린것같은데 아닌가요?

아...그렇군요... 저도 확인 해봐야겠습니다.
LPG도 많이 내렸으면....하는 바람이네요.. ㅠ ㅠ

차가 없으니 기름값에 둔감하게 되는데.. 그래도 한번씩 1700원이라는 가격이 써있는 걸 보면.. 차 안사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ㅋ
코인 가격이 이렇게 오를 때는 훅 오르고 내릴 때는 잘 안내려가야하는데.ㅋㅋㅋㅋ

3회차 보팅남깁니다. 편안한 시간되세요:]

쟈니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
한해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시간되실 때 또 오셔서 포스팅 써주세요~~~~

쟈니님~~~ 건강하시죠?
지난 한해 고생 많으셨어요. 스팀잇에서 쟈니님을 알게되어 저는 너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이 세상에 이렇게 바른 멋진 어른이 계시구나. 라는 생각에 덕분에 많이 훈훈했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행복하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 다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Hello @jhani! This is a friendly reminder that you have 3000 Partiko Points unclaimed in your Partiko account!

Partiko is a fast and beautiful mobile app for Steem, and it’s the most popular Steem mobile app out there! Download Partiko using the link below and login using SteemConnect to claim your 3000 Partiko points! You can easily convert them into Steem token!

https://partiko.app/referral/partiko

Coin Marketplace

STEEM 0.26
TRX 0.11
JST 0.032
BTC 63754.85
ETH 3055.95
USDT 1.00
SBD 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