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처럼

in #kr6 years ago (edited)

오늘도 아무 생각이 없다. 딱 글 쓰려고 들어오는 순간.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회피해 보려고 제목을 정했다.

나는 어느 날 시장에 갔다. 모자를 사기 위해 어쩌다 간 적이 있지만. 그날 뭘 사러 간 건지 기억나지 않는다.
거기에 너무 많은 물건들이 있어서 나는 갑자기 겁먹은 고양이처럼 눈을 크게 뜨고 멀어지듯 계속 걸어갔다.

전화가 왔다. "어 나 시장인데 아직도 못 골랐어." ( '고를 수가 없어 너무 많아.')

오늘은 우산을 들고나갔다. 줄이 달려있어서 손목에 차고 가니 손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카메라를 메고 나가는 날에 함부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서 불편했었는데 점점 그냥 나가는 날이 늘어나고 있는 거 같다.

카메라를 들고 다닐 땐 특별한 것을 찍으려고 하다 보면 피곤해지져버리곤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면 잊어버린다.

그게 없으니까 나는 마치 자유를 얻은 것 마냥 특별히 무얼 발견하려고 하지 않아도 시야란 것이 넓어지고 연속 적이어서 특별하진 않아도 내가 본 것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단 생각이 들었다.

옷 가게를 지날 때 그다지 세련되진 않았지만 편안해 보이는 옷이 걸려있단 느낌을 받았다.

오늘은 어떤 남자와 여자를 보았는데 눈에 띄지 않는 평함 그 자체였지만 기억이 난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어떤 아주머니가 고양이에게 먹이를 손으로 먹여주는 것 같은 모습 기둥인가 벽에 가려져 조금 보였지만 가던 길을 계속 갔다.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낯선 사람이 불쑥 나타는 것처럼 불편한 일은 없어서 그냥 지나갔다.

집에 돌아왔을 때 그 생각이 떠올랐다. 공들이고 있는 그 존재 뒤통수 밖에 안 보였지만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고 또 하루를 살아가겠지.

그게 몇 년도 인지 모르겠다.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뉴스에서 뭐 저런 게 나오지. 방송 사고인가. 저게 뭐지 하면서 봤던 것 같다.

어느 날부턴지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쓰나미가 몰려와서 딱 아무 생각도 안 나는 것처럼 만들어 버리곤 했다. 그게 실제 벌어진 일이란 것 알고 눈만 껌뻑거리면서 믿을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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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쓰나미가 나도 모르게 지나갈 때가 있지요~
멍하니 돌아보면 머가지나갔지..할때말이예요~

ㅋㅋ 오늘은 그렇게 냥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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