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봄 마중

in #kr5 years ago

봄 마중@jjy

며칠을 두고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윤슬로 가득하던 냇물도 하늘을 닮아 흐린 얼굴이다.
그래도 버들강아지는 배시시 웃고 양지바른 곳에는 조금씩
파란 싹이 올라온다.

계절처럼 약속을 잘 지키는 친구도 드문 것 같다.
작년보다 빨리 찾아온 봄이 미세먼지 때문에 수시로 날아드는
안전문자는 외출을 자제하라고 경고를 해서 봄맞이 하고 싶은
발길을 묶어두지만 눈까지 가두는 데는 실패하는 것 같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버들가지는 벌써 다른 나무들과는
다르다. 길게 곱슬곱슬한 가지마다 아른거리는 빛이 아무래도
곧 무슨 일을 낼 것만 같다

작년에는 3월 중순에 개동백 꽃을 보았는데 올 해는 예년보다
봄이 빠르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 걱정을 하면서도 꽃을 보면
무조건 반갑다. 빨리 찾아온 봄에 산골에 숨어 혼자 꽃을 피우고
있지나 않을까 조바심도 난다.

나는 다른 건 몰라도 꽃마중은 하고 사는데 그마저 놓친다면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싶다. 온 천지에 색색의 꽃이 흐드러진
다음에 겨우 아는 체 하는 걸 가지고 인사라고 할 수는 없겠지.
남모르게 피는 꽃을 알아보고 반겨주는 일이 봄을 제대로 누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벌이 날아다니는 걸 보면 꽃이 먼저 피었을 텐데 잠시라도
양지 바른 산길을 찾아 꽃을 만나면 어떻게 겨울을 견디며 살았
는지 그간 속속들이 쟁여 둔 얘기를 나누고 싶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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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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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꽃은 언제봐도 기분좋아지죠!! ㅎㅎ
좋은날되셔요~~^^

벌써 꽃소식이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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