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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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jjy

한 젊은이가 예루살렘을 향하여 길을 가고 있었다.
처음 길을 나설 때에는 그 여정이 어느 정도 어려울지 상상을 하지
못했다. 집을 떠난다는 설렘과 미지의 세계 그것도 성도 예루살렘을
직접 가 본다는 기대에 부풀어 기쁜 마음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며칠을 두고 걸어도 예루살렘은 보이지 않았고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발은 부르터 물집이 터졌다. 한참을 가야 겨우 나오는
마을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빵과 물을 얻어 허기를 메우고 구걸
하다시피 해서 잠자리를 구해 새우잠을 잤다.

아침이면 또 예루살렘을 향하여 길을 걸었다.
햇볕은 남은 풀포기를 다 태울 듯 내리 쬐고 혀는 침 한 방울 남지
않고 바짝 마르는 것 같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예루살렘 구경도 못
해보고 길에서 죽을 것만 같았다.

더는 한 걸음도 걸을 수 없어 그대로 주저앉았는데 멀리서 먼지가
일어났다. 자세히 보니 마차가 오는 게 보였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구세주를 만난 기쁨으로 얼른 일어나 마차를 향해 달려갔다. 무작정
태워 달라고 사정을 하려다 잠시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 보았다. 혹시
거절 할지 모르니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다.

반시간이면 도착합니다.

눈앞이 훤해졌다. 그리고 마차를 모는 사람의 얼굴도 아주 인자하게
보였다. 태워달라는 말에 선뜻 태워주었다.

지친 나그네에게 흔들리는 마차는 낙원이었다. 그렇게 편안하게 앉아
있는데 점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반시간은커녕 두어 시간도 지난 것
같은데 예루살렘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놀라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예루살렘과 정 반대 방향으로 갑니다.
예루살렘에 가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지
나에게 예루살렘으로 가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가끔 주어진 고통을 피하고 싶어 방법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목표를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하던 말이 있습니다.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아무래도 좋다고 하던 의식이 팽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목표에 부합하는 과정이 있어 결과를 빛나게 합니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목표했던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 젊은이가 아버지의 말씀을 기억하고 조금만 더 고통을
참고 견뎠다면 목표했던 예루살렘에 도착하지 않았을까요?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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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코박봇 입니다.
보팅하고 갑니다 :)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맞아요, 잘 가고 있는지 가끔 돌아봐야 해요.

그런 여유
반드시 필요합니다.

화창하고 아름다운 봄날
편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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