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쥐뿔도 모르면서

in #kr6 years ago

쥐뿔도 모르면서 @jjy

쥐뿔도 없는 주제에,
쥐뿔도 모르는 게...

과연 쥐뿔 본 사람은 있을까요?
그런데 쥐에 뿔이 있기는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없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뿔이 없는 쥐를 보고
"쥐뿔도 없다",
"쥐뿔도 모른다"고 할까요?


옛날 어떤 마을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한가할 때면 윗방에서 새끼를 꼬았는데,
그 때 생쥐 한 마리가 눈앞에서 알짱거렸다.
처음엔 귀찮기도 하고 신경이 쓰여 잡으려고 했지만 놓치고 말았다.
그런데 그 쥐가 계속 나타나서 약을 올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계속 나타나서 빗자루라도 집어 들면 쏜살같이 사라졌다.

그는 조그만 쥐가 자꾸 보니 불쌍하기도 하고 안 됐기도 해서
자기가 먹던 밥알을 주었다.
그러자 쥐는 그 남자를 무서워하기는커녕 졸졸 따라다녔다.
그 때마다 그 남자는 무엇인가 먹을 것을 주게 되었고 하다못해
손톱발톱을 깎거나 귀를 후벼도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물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자가 이웃마을에 다녀오니 자기와 똑같이 생긴 남자가
안방에서 아내와 정답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네 이 놈, 너는 누군데 내 방에 와 있는 것이냐?”
그러자 그 남자도 같이 고함을 지르는 것이 아닌가?
“그러는 너야 말로 웬 놈이냐?”

집안 식구가 모두 나왔으나 도대체 누가 진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자식은 물론 평생을 함께 살아온 부인까지도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둘은 똑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식구가 모인 자리에서 집안 사정에 대해 묻고,
정확하게 답을 하는 사람을 진짜로 인정하기로 했다.
부인 이름, 아버지 제사 날, 아들 생일 등등…
둘 다 막힘이 없이 대답을 했다.

그러자 부인이 부엌의 그릇 수를 물어 보았다.
아무리 주인이라도 옛날의 남편들은 부엌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살았다. 부엌 살림살이는 물론 그릇이 몇
개인지 어찌 알겠는가?

진짜 주인은 대답하지 못했으나 가짜는 그릇과 수저의 수까지
정확하게 맞추었다. 결국 진짜 주인은 식구들에게 죽도록 뭇매를
맞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고 가짜가 주인이 되었다.

자신의 집에서 쫓겨난 그는 이곳저곳 떠도는 신세가 되어 어느
절에 가게 되었다.
노승에게 자신의 처량한 처지를 하소연하자 듣고 있던 노승은
이렇게 말했다.

“그 가짜는 당신이 먹거리를 준 생쥐라오.
그 놈은 당신 집에서 살면서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했고,
부엌에서 밥을 훔쳐 먹느라 부엌살림까지 알고 있었던 것이오.”
그는 화가 나서 당장 그 생쥐를 때려죽이겠다고 했다.

“어림없는 말이오.
그 놈은 당신이 주는 밥을 얻어먹고 손톱발톱에 귀지를 먹으면서
당신의 정기를 모두 섭취해서 영물이 되어 그렇게 쉽게 죽일 수는
없을 것이요.”
“여기 내가 기른 고양이를 줄 테니 데리고 가서 여차저차 하시오.”

그는 노승에게 얻은 고양이를 몰래 숨기고 집으로 갔다.
대청에는 그 쥐가 자신의 부인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가
소리를 질렀다.

“저 놈이 그렇게 혼쭐이 나고도 또 왔단 말이냐?”
이 말을 듣고 식구들이 모두 나왔다.

“이 못된 놈 네가 누구인지 밝혀주마.”
하며 고양이를 풀어놓았다.
가짜는 고양이를 보자 혼비백산하여 피하려 했지만
고양이가 덤벼들어 목을 물자 다시 생쥐로 변해서
찍찍거렸다.

그 날 밤 술상을 받은 남편이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여보, 당신은 나와 그만큼 살았으면서
내 뿔과 쥐뿔도 구별 못한단 말이오?”

아내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으나 모든 일을 잊고 서로 아끼고
잘 살았다고 한다.

위 이야기에서 뿔은 남자의 상징을 가리킨답니다.
그러나 아무리 속담이라도
남자의 상징을 입에 담기는 난처한 일이라 뿔이라고 바꾸어서
“쥐뿔도 모른다.”란 속담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속담의 의미는
“평생을 함께 산 배우자의 몸에 대해서도 모르는 주제에
뭐가 잘 났다고 아는 척 하느냐?
즉, 당연히 알아야 할 것도 모르는 주제에
공연히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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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속담엔 다 뜻이 있군요...그동안 모르고 썼는데 이제는 좀 알고 써야 겠네요...글 재미있게 봤습니다^^

속담엔 여러가지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몇 가지만 알아도 살면서 큰 실수는 면할 것 같아요.

어릴적 배추도사 무도사에서 나왔던 이야기네요^^ 추억이 새록새록 ㅎㅎ
어린이 프로라서 남자의 상징에 대한 언급은 없었는데 하나 배워갑니다^^

배추도사 무도사에 이런 이야기도 나왔네요.
아마 아이들을 생각해서 곤란한 말을 뺐나봅니다.

늘 쓰는 말이면서도 깊은 뜻은 몰랐습니다. 이제 제대로 알고 갑니다^^

한 번쯤은 새겨 볼만한 말이지요.

쥐뿔이 개뿔로 불리기도하더군요.
개뿔도 모르면서
개 풀뜯어먹는 소리 이건또 뭘까요 ㅎ

맞아요.
개뿔이라는 말도 가끔 들었어요.
요즘엔 잘 안 쓰는 말이지만

너무 깊은 뜻이 담겨 있어서 놀랐어요~
앞으로는 잘 알고 사용해야겠어요^^
공연히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지요~!!

살다보면 나서게 되기도 하고
또 일부러 모른 척하기도 하지요.

그런뜻이었다니.....
첨알았어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아는척하러 가야지....

자주 쓰는 말이지만
뜻을 알고 쓰는 일은 드물지요.
부지런히 아는척 하세요.
재미 있을것 같아요.ㅎㅎ

아하, 그런 사연이군요^^

별 생각 없이 사용하는 말이었는데
자세히 알고보니 오히려
함부로 사용하기는 난처한 면도 있습니다.

속담의 유래에 이러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군요..
덕분에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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