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암탉이 울어야

in #kr6 years ago (edited)

암탉이 울어야 @jjy

가까운 이웃이 생겼다.
어찌 보면 늦으신 연세에 인생 삼모작에 도전하시는 분들이
이웃에 조그만 빵집을 오픈하셨다.

이름부터 operabean 이라는 뭔가 근사하게 보인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더 기계로 꽉 찬 곳에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고 사장님께서 빵을 만드시고 여사장님께서는 판매담당이라고
하신다.

며칠을 두고 평소에 알고 지내시던 친지들이 찾아오신다.
그런데 핸드폰을 들고 나가시는 분은 언제나 여사장님이시다.
물론 사장님께서 빵을 만드시느라 바쁘신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사장님께서는 몰입도가 있으시고 집중하시는 성격으로 보이고
여사장님은 말씀도 잘 하시고 활달하신 분 같아 이사 오신지 그리
오래지 않아 주위에 친구도 많으시다.

두 분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귀촌에 성공하신 케이스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정년으로 퇴임하시고 다른 곳에서 버섯을 키우셨고 지금은
빵을 배우셔서 빵집을 오픈하셨다. 특히 무엇을 하든 두 분이 함께
하시는 모습이 뵙기에 좋다.

20180710_100403.jpg

오늘도 비가 오늘 길에 여사장님께서 부지런히 걸어가신다.
외지에서 오시는 손님 마중을 나가신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이는
풍경인데 이제는 낯설지 않다.

찾아오시는 손님들도 거의 여사장님 동창들이나 친척 친구 분들로
보이는 것으로 보아 역시 친화력 있는 분이 다르구나 하고 느낀다.

어제 수박이 한 통 생겨서 가져다 드리니 좋아하시며 커피 한 잔
하고 가라고 하시는데 급하게 오니 바쁜 게 좋다고 하시며 무언가
가게를 꾸밀 아이디어를 찾고 계시다.

아무래도 빵집이 나날이 예뻐지고 손님도 더 많아질 것 같고
잘 하면 우리 동네의 명소가 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 물론 나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여자가 활동적이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암탉도 울어야 알도 낳는다. 수탉 혼자 울어
무슨 일을 얼마나 할 수가 있을까 한다.

벌써 한 참 지난 노래 중에
지구상의 절반은 여자,
지구상의 절반은 남자... 그런 노래가 있었다.
그 지구상의 절반의 인구가 서로 마음 맞춰 하는 일에 실패는 없다.
혹여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가 있다고 해도 그건 다 보다 큰 성공을
위한 길잡이라는 생각이다.

빗소리는 여전히 나긋한데 사또는 나를 잡으러 올 기세다.
다른 암탉들도 이 시간이면 그만 울고 조용히 자고 있을 시간인데
신경이 쓰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니 못 이기는 척하고 손을 뗀다.


이미지 출처: 다음블로그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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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하기전에 망나니였는데 아내님이랑 결혼하면서 사람됐어요~^^
암탉도 욜심히 울어야하는 시대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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