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낙타와 여자

in #kr5 years ago (edited)

낙타와 여자@jjy

사막을 횡단하는 카라반에게 낙타는 절대적이었다.
언제나 함께 먹고 자고 목숨을 건 위험을 감내하면서 먼 거리를
이동하고 했다.

사막의 낮은 불처럼 뜨거웠고 밤은 그 반대로 몹시 추웠다.
카라반들은 대대로 이어오는 방법대로 텐트를 치고 사막에서 잠을
잤다. 사람들은 텐트 내부에서 잠을 자고 밖에서 낙타를 재웠다.

그 날은 다른 날보다 몹시 추웠던 것 같다.
텐트 안에서 자는 주인도 추워서 몸을 웅크리고 떨며 잠을 설치고
있는데 순하고 말 잘 듣는 착한 낙타가 계속 칭얼거리고 있었다.

주인이 낙타에게 물었다.
낙타가 닭의 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말을 했다.
코가 너무 시려서 떨어져 나갈 것 같아요.
다른 건 괜찮지만 코가 없으면 어떻게 해요.

주인이 듣기에 그도 그럴싸했다.

낙타의 코만 따로 들어오게 할 수가 없어 머리를 들여주었다.
조금 후에 또 낙타가 울었다.
앞발이 떨어져나갈 것 같아요.

잠시 후엔 뒷다리가 그리고 조금 지나서 꼬리가 춥다면서 섧게
우는 바람에 결국 주인은 밖에서 떨며 자고 낙타가 텐트에서
편안하게 잠을 잤다.


샤워기의 물소리와 헤어드라이어 소음으로 라커룸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나도 그들 속에서 부지런히 소음을 만들고 있다.

부지런히 비누거품을 일으키고 물방울을 여기저기 튀기면서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의 물을 대충 털고 온몸의 물기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제거한다.

얼굴에 기초화장품을 바르고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기 전에
헤어드라이어를 잽싸게 낚아챈다.

스위치를 올리자 곧바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것으로 응답한다.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손을 넣어 부지런히 물기를 날리고 있는데
누가 옆으로 비기고 들어온다.

자기야!! 옆으로 쪼~~끔만 아잉

키는 훤칠하고 덩치도 빵빵한 여자가 어울리지 않는 애교까지
동원하는데 어쩌는 수가 없다.

그런데 헤어드라이어 선이 엉키어 불편해서 스위치를 끊고 다시
풀었다. 그런데 또 뭔가 어색하다. 이번엔 팔꿈치가 자꾸 걸린다.
결국 나는 점점 밀려 쓰레기통 옆으로 이동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나는 더 불편해 진다.
쓰레기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계속 나를 스치면서 서로 불편한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하는 수 없이 나는 덜 마른 머리를 그냥 묶고 그 자리를 빠져나오고
말았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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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소설을 기획하고 계신가요.

소설까지는 아니고
오늘 있었던 얘기였습니다.

뚱땡이 낙타네 .. 잉 ~~~ 나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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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주인님이 인정도 많고
낙타를 아끼는 마음이 컷나봅니다.

앗,,, 낙타... ㅎㅎㅎㅎㅎ

대략난감이라는 말이 떠올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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