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겨울의 변모

in #kr5 years ago

겨울의 변모@jjy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스키 시즌이 돌아왔다.
정작 눈이 오지 않아 스키장에서는 제설기를 동원해 밤새도록
눈꽃을 만든다.

주변 산에 있는 나무에 눈꽃이 신비롭다. 밤이면 불을 밝힌
스키장은 낮보다 휘황하다. 야간 스키를 타는 모습에 바라보는
내 마음까지 경쾌해진다.

스키어들이 연출하는 원색의 질주가 이어지고 리프트카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손을 흔드는 아이들은 지도교사의 말을
듣는지 마는지 아이들의 눈은 벌써 스키장에 가 있다.

무거운 장비에 무거운 신발을 신고 어색하게 뒤뚱 거리면서도
웃고 떠드는 모습에서 겨울을 실감한다. 이제는 겨울이면 스키장
한 두 번은 다녀와야 어디 가서도 할 말을 한다고 하는 세상이다.

지금은 스키나 스노보드가 유행이지만 예전 겨울의 풍경은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겨울이면 아버지가 논에 물을 가두고
며칠 지나지 않아 저절로 얼음판이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썰매를 타고 팽이를 돌리기도 하면서 추운 것도 잊고
하루 종일 놀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어 집으로 가면서 그만
놀고 들어와 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에 아이들도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시골에도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이 생겼다.
논이 아니라 개울을 막아 넓은 얼음판이 생겼고 아이들과 방학을
맞아 집으로 온 학생들이 스케이트를 타면 모두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아이는 그 때까지 잘 타던 썰매를 들고 심드렁해서
개울둑을 터벅터벅 걸었다.

그러다 다행이도 집에서 스케이트를 사 주면 다음날부터 몇 번을
얼음판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번쩍이는 스케이트를 타게 되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설날까지 비료포대를 타기도 하며 그럭저럭
놀다 설날부터 연을 날리기 시작하며 스케이트 타고 싶은 욕심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벌써 겨울이 가려는지 차창 밖으로 보이는 따뜻한 햇살이 겨울
숲을 쓰다듬고 북한강은 가장자리에만 얼음을 붙이고 있었다.

하얀 겨울이 알록달록 스키복으로 물드는데 높직한 나무에서
까치가 운다. 무슨 소식을 전해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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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혹시 스키를 타신 이야기가 전개되는 줄 알고 깜짝 놀랬습니다.ㅋ

저는젊었을 적엔 운동이라곤 한 가지도 못했답니다.
지금도 자전거 타는 사람이 부러울 정도이고
스키 같은 건 엄두도 못내고
바라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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