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만 더 농사 지으련다. 아버지의 선언

in #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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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찾은 고향집.
형제들이 다 모여 부모님께 세배를 드린 후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다.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진척될 무렵

아버지께서

앞으로 3년만 더 농사 지으련다. 3년만 더 지으면 여든이다.

갑작스러운 이 말씀에 큰 형님은

아버지, 이제 농사를 줄이셔야죠.

재작년, 작년 농사를 지으면서 건강하시던 아버지의 몸은 눈에 띄게 수척해지신 모습이었기에, 자녀들의 당연한 걱정이었다.

그나마 올 겨울에는 메주를 지난 해 보다 반 정도를 줄이셨다.

작년에는 메주가 남아서 누구에게 파나 하고 염려했었는데, 올해는 바로 100% 예약이 되어 발송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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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걱정에 아버지는 웃으시면서

시골에서 농사짓던 사람이 일을 쉬게 되면 더 아프게 되더라. 쉬엄쉬엄 농사 지으련다.

아버지의 의지가 강하시니 자녀들은 더 뭐라고 말씀을 못드리지만, 평생 부지런히 일만 해 오신 걸 생각할 때, 올해도 힘에 부치도록 농사일을 하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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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을 위해 도시로 나왔지만, 다시금 고향으로 내려오신 부모님. 직접 수레를 끌고 다니시면서 농사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건강이 염려되기도 한다.

삼년만 더 농사를 지으면 여든이시라니?.. 고향을 다녀오면서 부모님과 함께 할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큰 형님이 농사 시작하기 전에 가족여행을 계획하셨다며, 시간을 비워놓으라는 문자가 왔다.

어쩌면 이번 여행이 가족들에게, 아니 나 자신에게 뭔가 큰 의미와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함께 하는 가족들에게 좋은 추억이 남기는 여행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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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계시다는것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돌아가신 다음에 울고불고 제사상 차려봐야 아무소용없지요. 살아계실때 한번 더 찾아뵙고 한번 더 맛있는 것 같이 드시는 것이 효를 행하는일이지요.

살아계실 때 더 많이 대화하고, 찾아뵙는 것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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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드립니다.

아버님이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가족여행도 즐거운 여행이 되시기를 바라고요^^

감사합니다. 뭔가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

부모님한테는 잘해야되는데...
그게 왜이리 힘든지

의지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저희 할아버지께서도 20년동안 한결같이 이야기 하세요..

내가 농사 오래짓겠나? 한 3년만 더 하자..

이렇게 항상 이야기하시는데.. 정작 일이 없으면 끙끙대시고 일철이 되면 날아다니신답니다..

말려도 안들으시던데.. 건강하시기만을 바라고있어요...
아버님 무리하지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감사합니다. 농사 지으시는 분들이 농사에 대해서 다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할아버님도 건강하시기를 바랄께요~^^

아직도 농사를 지으실 만큼 건강하신가 봅니다.
68세에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네~ 농사 지을만 하다고 하시는데,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부모님이 계신 자리는 큰 나무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사 힘들죠...아버지께서 참 대단하신거 같습니다

가끔씩 농사일을 도와드리기는 하는데, 농사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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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는게 싫네요.. 저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나이가 들고 있으니..

나이가 든다는 것이 정말로 실감나는 이번 명절이었습니다. ^^;;

글에서 아버님의 존재가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우직하게 가족의 버팀목이 되어 오셨던 아버님이
어느 순간 세월을 이기시지 못하는 모습을 자식이 깨닳게 될 때
가슴속에 온갖 아쉬움들이 죄송한 맘으로 다가 오는 듯 합니다.

그 동안 건강하게 든든하게 지내오신 아버지이신데, 3년이면 여든이라는 말씀이 마음을 크게 울리는 것 같아요. 남은 시간이 정말 소중한 순간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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