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는 있는데 왜 선남은 없는가?-순간을 영원으로(#49)

in #kr6 years ago

선남탕.jpg
폭염, 그야말로 살인적인 더위입니다. 우리 집 가까이에 맑은 계곡이 있습니다. 한낮 무더위를 도저히 참을 수 없으면 그 곳으로 갑니다. 자그마한 물웅덩이가 여러 개 있거든요. 목욕하기 딱 좋습니다. 물이 너무 차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긴 하지만요.

이곳에서는 ‘깨 벗고’ 목욕해야 제 맛입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해수욕장이나 큰 계곡에서는 지켜야할 도덕과 법이 있듯이 자연에서 자연의 이치라는 게 있습니다. 뭔가를 걸치는 게 부자연스러운 거지요. 자연 깊은 곳에서는 그저 자연과 하나가 됩니다.

슬그머니 선녀가 떠오릅니다. 설화인 ‘나무꾼과 선녀’에 나오잖아요. 선녀가 날개 옷을 벗고 계곡 웅덩이에서 목욕을 하던 모습을 지켜보던 나무꾼이 그 옷을 훔칩니다. 선녀는 어쩔 수 없이 하늘나라로 올라가지 못하고 나무꾼과 살게 되지요.

저는 이런 설정이 못내 아쉽습니다. 왜 선녀는 있고 선남은 없는가? 선녀란 하늘나라에 사는 여성. 그렇다면 하늘나라에는 옥황상제만 남자고, 나머지는 다 선녀인가? 그럼 너무 불공평하고 재미가 없는 게 아닌가?

선녀가 100이면 선남도 100이어야 맞지 않을까요? 어쩌면 보다 많은 낭만을 즐길 기회를 설화들이 앗아간 것은 아닐까. 보다 달달한 낭만 설화가 더 많이 나오길....무더위조차 낭만이 될 수 있도록. 삶 곳곳에 낭만이 있다면 어려움도 쉽게 이겨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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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라에 선남까지 있었으면
아마 인간세상에 내려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자기네끼리 알콩달콩 하느라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럼 하늘나라 처들어가볼까요

무더위의 낭만은 자꾸만 거부하고 싶어져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거부하면 자꾸 달아난데요.
끈적끈적 낭만^^

저 계곡 정말 깨끗해 보입니다. 선녀는 오지않고 나무꾼이 목욕한다는 단점이 있군요.^^

다음엔 선녀 봇을 데리고 가야겠어요.^^

ㅎㅎㅎ 재밌습니다. 물이 많이 시원할듯 하네요. 땀이 싹 달아날것 같습니다.^^

선남 선녀 라는 말이 있는 걸로 봐서는 선남도 어딘가 숨어있지 않을까요?ㅎㅎ

아, 호주에 숨어있었군요 ㅎ

깨벗고라는 표현이 너무 재밌어요. 자꾸 얼굴이 떠올라서 글 읽으면서 정겨움을 느꼈네요. ㅎㅎㅎ

요즘은 돌 지난 아이도 수영복을 입히더라고요.
낭만 없는 세상

너무 시원하셨을 거 같네요. 어제 여러 일로 평창에 다녀왔습니다. 이제 한 달 남았는데 정말 가려니 좀 떨리네요. ^^

삶을 전면적으로 바꾼다는 게
정말 쉽지 않지요.
그 떨림이 깊은 행복으로 이어지길 빕니다.^^

선남은 들어본적 없네요. 옥황상제는 좋겠당... ㅎㅎ
근처에 이런 계곡이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ㅎㅎ 덥다..

더워요. 옥황상제때문에 더 더워요 ㅎ

오호 이러한 생각은 안해봤는데 독특하시네유 :O

그래야 덜 덥지요^^

ㅎㅎ 광화님이 선남 1호로!
계곡 물이 진짜 깨끗하네요~~~ 추억 돋읍니다

A형 남편이 1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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