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구멍을 제대로 열고, 닫자-습관의 힘(#49)

in #kr6 years ago

땀 흘리기 땀구멍.jpg

어제도 더웠지만 오늘은 더 덥네요. 이 더위에 저는 ‘노가다’를 했습니다.
우리 마을 회관을 수리해야했거든요. 상하수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희는 시골 마을이라 주민들 울력으로 이를 해결합니다.

주민들마다 공구를 가지고 모여듭니다. 망치, 해머, 드릴, 삽, 괭이, 호미, 미장손...덥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데. 망치질, 삽질...해가 높아질수록 땀이 줄줄 납니다. 이건 뭐 한증막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니 서로 교대해가며 쉬엄쉬엄 합니다. 다행이 세 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이래저래 저희는 땀을 자주 흘립니다. 그러다보니 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땀이 왜 나는지, 어디서부터 나기 시작하는지를,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땀과 땀구멍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땀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흘리는 것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어지럽습니다. 하지만 땀이 처음 솟아날 때, 이를 가만히 느껴보세요. 이 느낌은 마치 똥오줌 쌀 때와 같은

배설의 쾌감에 가깝습니다. 더 나아가 몸과 마음이 함께 열린다고나 할까.

흔히 말하는 땀의 역할은 두 가지입니다. 체온 조절과 노폐물 내보내기. 이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합니다. 나이 들면서 땀구멍이 막히면 체온 조절도 잘 안 되고, 노폐물이 쌓여 몸 냄새도 많이 나게 됩니다. 감기에도 잘 걸립니다. 평소에 땀을 안 흘린다면 따로 시간 내어, 운동이라도 꼭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저는 땀 역할에는 이보다 훨씬 더 근본이 있다고 봅니다. 바로 일을 일답게 해준다는 점이지요.

저는 이를 '생명 땀'이라 부릅니다. 아이들이라면 '성장 땀'라고 불러도 좋겠지요.

보통 우리 몸에서 땀이 시작되는 부위는 뜻밖에도 손 발바닥입니다. 높은 곳을 올라본 적이 있나요? 감을 따려고 나무를 올라가려면 긴장됩니다. 이 때 발바닥과 손바닥에 땀이 살짝 납니다. 그래서 신발을 신고 올라가면 더 불안정합니다. 하지만 맨발이 되면 느낌부터 다릅니다. 땀이 적당히 접착제 역할을 하거든요.

이렇게 땀은 상식 이상으로 그 고유한 쓸모가 숨어있는 거지요. 그렇다면 다시 궁금합니다. 왜 땀구멍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무수히 많을까? 이건 따질 문제가 아니라 이해를 해야 할 부분입니다. 즉, 우리 몸은 그렇게 설계가 된 것입니다. 온몸 구석구석 땀을 흘리면서 살게끔.

저 나름 소중한 깨달음입니다. 여러 보기가 있겠지만 극적인 보기를 하나만 들자면 아기를 가질 때가 아닐까요. 한 사람만이 아닌 부부가 같이, 온몸으로 서로를 어루만져주면서 땀을 흘릴 때 정자와 난자는 쉽게 만납니다. 아기를 갖는다는 건 곧 온몸 구석구석을 여는 일과 같습니다. 이 때 땀구멍은 생명의 문이 됩니다. 만일 아기를 갖는 정성으로 일을 한다면 안 될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땀구멍이 열림에 따라 마음도 열립니다.

몸과 마음은 뗄 수 없는 관계잖아요. 적당히 땀 흘려 일하면 기분이 좋은 이유입니다. 성취감이 따릅니다. 더 나아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것 역시 온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떤가요? 땀 흘리는 몸짓을 대부분 잃어버렸습니다. 머리 중심으로 삽니다. 땀나는 걸 참지 못합니다. 일상에서는 조금만 더우면 냉방이 기본이요,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매달려 살아갑니다. 아이들은 하루 대부분을 책상에 매달려 커갑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도 메말라 갑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것도 병든 삶이지만 땀을 흘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를테면 더워서 입맛 없다는 건 틀린 말입니다. 적당히 땀 흘려 일하면 꿀맛입니다.

한 개인으로 보면 몸 구석구석 땀구멍을 잘 열고 닫아야 건강합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땀 흘려 일하는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이 될 때 건강한 사회라 하겠지요. 언제쯤 그런 사회가 될까요?

여름철, 땀과 땀구멍이 새삼 고마운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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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인 땀을 흘려야하는데 그냥 더워서 땀 흘리고 말았네요.
큰 일 입니다. 배만 나오고...

사실 갈수록 지구 환경변화에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맞추어 우리 몸도 진화되어야 할 텐데^^

땀을 흘리면 기분이 상괘 하고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낫지요. ~~^^

요즘에 우울증 환자가 급증 하는걸 보면 햇빛과 노동을 멀리한 결과물이지요~!!

햇볕과 노동^^

땀 흘리고 나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죠! ㅎㅎㅎㅎㅎㅎ

적당히 아름답게 ㅎㅎ

인간의 밖으로 열려있는 모든 구멍에서 나오는 것은 쾌감 이라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요...땀도 쾌감을 주는 하나죠..
그래도 불볕 더위에 노동으로 인한 땀은 에공...
고생 많이ㅡ하셨어요!
앞으로 마을 회관 보시면 뿌듯하시겠어요!

인간의 밖으로 열려있는 모든 구멍에서 나오는 것은 쾌감
좋은 말이네요.

앞으로 말도
쾌감 위주로^^

여러가지 생각이 비슷하십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개털님이야말로
땀에 대한 포스팅 하나 해보세요^^

알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저도 여름이면 땀 흘리는 걸 좋아합니다. 땀이 나서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게 아니라, 땀을 분해해주는 미생물이 없어서 악취가 난다 하더군요. 흙과 가까이 하는 아마존 원주민들은 잘 씻는 외부인들과 달리 몸 냄새가 안난다 하더군요. 땀을 잃어버리는 사회는 열린 몸을 잃어버린 사회가 아닌가 합니다.

와우, 묵직한 댓글입니다.
고맙습니다.

소중한 깨달음
나눠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지독한 지성피부라 땀이 배출이 잘 안됩니다. 여름이면 남들은 좋겠다고 하지만 끈쩍 거리는게 보통 곤역이 아닙니다^^

여름은 이래저래 쉽지 않는 계절입니다

땀의 역할. 새삼 중요하네요. 그레도 가만 있는데 줄줄 나는 땀은 미치겠어요..ㅎㅎ

땀이 잘 난다는 건
그래도 아직까지 땀구멍이 잘 작동한다는 거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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