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몬의 힘-순간을 영원으로(#62)

in #kr6 years ago

토끼 페르몬.jpg
한 열흘 전쯤에 제가 외로움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집에 토끼가 한 마리 남았는데도 외로워하지 않고 잘 지내는 거 같다고. 그 생명력이 놀랍다고.

근데요. 며칠 전부터 집 둘레에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전혀 못 보던, 우리 토끼하고는 빛깔도 몸집도 다른 토끼가. 우리 토끼는 희거나 회색이었지요. 근데 이 놈은 갈색입니다. 몸집은 조금 작고. 처음에는 내가 잘못 보았나 싶을 만큼 뜻밖이었습니다. 몸놀림으로 보아 산토끼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나와 마주치가 잽싸게 풀숲으로 사라졌습니다. 내가 꿈을 꾸는 건가?

그러더니 하루는 그 놈이 아예 우리 집 마당과 토끼장 앞을 얼쩡거립니다. 야생의 토끼라면 상상할 수 없는 반경입니다. 아무래도 페르몬의 영향이 아닐까 싶네요. 이 이야기를 아내한테 했더니 아내가 몇 시간 뒤, 이 놈을 어렵지 않게 토끼장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 참에 페르몬에 대해 공부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페르몬은 ‘동종의 다른 개체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화학물질’이라고 정의하네요. 곤충에서는 연구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척추동물 가운데는 쥐나 개 또는 고양이에게 곧잘 나타납니다.

개는 암컷이 발정나면 수컷들 몸짓이 장난이 아닙니다. 묶인 줄을 결사적으로 풀고 짝짓기를 하려고 울부짖으며 날뛰곤 합니다. 고양이도 독특한 울음과 더불어 이성한테 신호를 보냅니다.

못 보던 토끼가 나타난 것도 역시나 페르몬 영향이 아닌가 저 혼자 추측해봅니다. 사실 이를 과학으로 증명하는 건 학자들 몫이라 봅니다. 저는 다만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인문학적인 통찰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제 상상은 이렇습니다. 페르몬은 과학으로 밝혀낸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작용을 하고, 훨씬 다양하게 분비된다고. 단지 극히 적은 양이기에 과학으로 증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뿐이라고.

토끼가 이렇게 짝을 찾아오는 걸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죽음조차 불사하는 행동이거든요. 비록 토끼가 걸음이 빠르다 하지만 야생에서는 천적이 널렸습니다. 요즘은 야생의 산토끼가 거의 사라졌거든요. 이 토끼도 누군가 기르던 집토끼 여러 마리 가운데 탈출하여, 유일하게 살아남은 놈이지 싶습니다.

사람 페르몬 역시 아직은 만족할 만한 연구결과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곤충, 개, 고양이가 각각 페르몬을 풍기는 모습이 다르듯이 어쩌면 사람은 사람 나름 독특한 페르몬을 다양하게 풍기지 싶습니다. 이성에 대한 끌림, 영역 표시, 서열 과시...

몸 밖에서 뿌리는 향수가 몸에서 나오는 페르몬을 헷갈리게 하는 시대. 다른 건 몰라도 사랑의 묘약으로써 페르몬은 갈수록 그 가치가 귀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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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너무 덥습니다......덥다 ㅠ

더워요. 더워 ㅠ

So sweet 🐇🐇🐇🐇🐇🐰 ...i like it your photography... I always follow you.

Thank you so much my friend love you

This game is very fun. https://reurl.cc/9EGMj

그 각각 다른 남자들이 운동하고 벗은 넌닝의 냄새를 맡게 하고 그 냄새 선호도를 체크한 뒤 실제 소개팅을 주선했을 때의 호감도가 그 선호도와 비례한다는 것은 매우 유명한 연구 결과죠

뭔가 토끼니까 엄청 짧을 거 같긴 하지만(19금) 그 짧은 순간을 위해 목숨 걸고 왔네요...ㅋㅋ

예, 저도 그 이야기는 여러번 들은 거 같아요.
다만 그 실험이 100%가 아니라 과학으로 정립까지는 안 되나봐요.
과학의 정의도 달라지면 좋겠어요.

아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아니었군요 ㅎㅎ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당

패로몬과 종족번식 본능이 아닐까요
몇달뒤 토끼의 번식력에 놀란 포스팅 기대합니닿ㅎㅎ

토끼의 번식력 ㅠㅠ
날이 너무 더워서
저 놈들도 알아서 하겠지요 ㅋ

그렇지 않아도, 이성을 기분 좋게 느끼게 하는 향은, 유전적 다양성을 위한 것이라 합니다. 사람 코에 이를 감지하는 기관이 있다 합니다.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이 감각이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해요. 각종 인위적인 향때문에 말이죠. 이게 문제가 되는게, 결국 유전적 다양성을 해치기 때문이라 하더군요.

맞아요.
감각의 혼란...
자연스러움이 부자연에 휩쓸리는...

종족 번식을 위해 궁합이 맞는 향기를 서로에게 풍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이 되는 것이죠.

페르몬 가족?^^

저는 어릴적 특정한 향기가 나는 걸 맡아본적이 있는데 가끔 그런 향기를 맡았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옆에 친구들은 그런 냄새 모르겠다고 하는걸로 봐선 특정한 향기에 민감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확실히 되는 집인것 같습니다. 토끼도 막 불려지고...^^

사람마다 차이가 많으리라 봅니다.
사실 토끼를 그만 키우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네요 ^^

자연의 신비 중 하나군요. 허투루 만들어진게 없네요, 정말!

그러게요.
짐승들한테 배우는 게 많습니다.ㅎ

어느 땐가 농장가는길에 토끼 한마리가 도망쳐가는 걸 본적이 있습니다 신기해서 말했더니 많다고 하네요^^
어릴 적에도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말이죠.

굴을 잘 파니까 도망을 잘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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