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 장례식 뒤
손이달라 나누웠고
손이달라 따로접대
남긴것도 내것이요
다른손도 내손인듯
이런것이 탐욕이요
빈껍데기 왜나눴나
님떠나니 새가날고
정도잊고 물만보네
작은새가 날아가면
덩그러니 빈둥지는
어찌할고 안타깝다
이산저산 하늘아래
비구름만 몰려든다.
2018.10. 장례식뒤
[아들의 일기]
얼마전 외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육남매 다복하게 키운 덕에 손님들이 정말 많이 오셨었다. 손자 손녀들은 슬퍼할 틈도 없이 손님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장례식이 모두 끝나고 화장터에서 외할머니를 보내드리고 나서야 뒤늦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작고 작은 섬마을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외할머니의 집은 이제 빈집이 되어 덩그러니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