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신데렐라

in #kr6 years ago

모든 것은 쓸 수록 선명해진다.

  1. 같이 모였던 사람들은 100년이 지나도 모임 후기 안 쓸 사람들이라... 제가 씁니다.

  2. 목요일 퇴근 후 판교에서 강남으로. 원래 광화문과 강남 둘 중에서 고민했는데, 광화문은 멀다 - 고 생각했는데 지금 네이버 지도로 보니 집까지는 둘 다 한시간 걸린다. 다음부터는 @leesol님을 위해 광화문에서 봐야겠다. 판교 - 광화문이 좀 걸리긴 하지만...

  3. 혼자 강남역 브릭오븐에 앉아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KakaoTalk_20180603_223823038.jpg
    KakaoTalk_20180603_223823456.jpg

  4. 분위기는 되게 시끌시끌했다. 우리가 이 구역에서 제일 시끄러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시간이 지나자 @leesongyi 님이 들어오셨다. 자전거웨어를 입고 올 거라 추레하실 거라고 하셨는데 빛이 났다. 거짓말을 잘 하시는 분이셨다. 속으로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도 맞장구를 잘 쳐 주시는 걸 보며 거짓말을 잘 한다는 가설이 증명됐다고 생각했다.

    KakaoTalk_20180603_223821034.jpg

  5. 다른 분이 오기 전에 뉴욕커와 갓파더 반반 피자를 시켰다. 맥주도. 파스타를 시키려던 나를 송이님이 제지했다. 그때 내가 많이 신났었나 보다.

  6. @leesol님과 @s292153s님도 곧 오셨다. 기린님의 사진은 여성 밋업 사진에서 뵌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뵌 건 처음이었다. 쓰는 말만큼이나 상냥한 분이셨다. 솔님은 육아맘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귀티가 흘렀다.

    KakaoTalk_20180603_223825582.jpg
    이 분들은 오셔서 서로 선물을 나눴다. 나에게 판다 쿠키와 곰돌이 쿠키를 주셨다. 기린님은 내게 플라스틱 상자에 든 쿠키를 주셨다. 나는 받기만 하고 가져간 선물이 없어서 쩔쩔맸고, 스팀잇의 아이돌 기린님을 보며 말을 더듬었다. 송이님과 솔님은 '기린님을 만나서 너무 기뻐요'라는 내게 일본인처럼 겉껍질 마음을 말한다고 뭐라고 했다. 내가 말하는 것은 대부분 진실이다.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하여튼 숨이 턱턱 막히는 대화는 오랜만이었다.

  7. 피자가 나왔다.

    KakaoTalk_20180603_223826548.jpg
    미국식 피자라 도우가 맛있었고 토핑은 짭잘했다. 괜찮았다. 사람들 접시에 피자를 덜어주는 데, 솔님이 손가락으로 피자 개수를 하나씩 셌다. 한 사람당 3개씩 먹으면 된다고 했다. 여동생과 남동생이랑 밥을 먹을 때랑 똑같았다. 네 개를 먹었다간 브릭오븐 메뉴에 르캉 피자가 추가될 것 같았다. 숫자를 헤아리던 솔님의 눈은 알 카포네처럼 냉혹했다.

  8. 스팀잇 사람이 할 만한 이야기를 3시간동안 했다. 여러분의 정신건강과 나를 위해 자세한 대화는 밝히지 않겠다. 즐거웠단 것만 기록해 두었다. 다음부터는 매일 일기를 쓰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사람들과 한 대화를 자꾸 잊어버린다.


    KakaoTalk_20180603_223827411.jpg

    가게가 텅텅 빌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승리감에 도취되어 길을 나섰다.

  9. 이야기가 부족해 강남역의 작은 바에 갔다. 르캉은 길치 본능을 어김없이 발휘해 5분정도 해멨다.

    KakaoTalk_20180603_223827902.jpg

  10. 자릿세 1인 5000원 + 칵테일 한 잔에 6000원씩 하는 괜찮은 바다. 다른 테이블 사람과 3분 넘게 이야기 금지라는 조항이 돋보이는 곳이다. 여기서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1. 다들 11시면 신데렐라처럼 사라졌다. 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둥지로 돌아갔다.

    2. 다음번에 만나면 한 이야기를 좀 더 잘 기록해야겠다.

    3. 오리너구리.




Sort:  

쓸수록 선명해진다. 기억에 남는 구절이네요.
생각을 정리하는데는 쓰는게 최고죠^^

오늘도 밤새 씁니다. 쓸수록 선명해 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잘 만나고 오셨나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지젤님의 블랙라벨 후기도 재미있는 게 많더라구요!!! 잘 읽고 있어요~

ㅎㅎ 잘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블랙라벨 아니고 블랙라펠입니다!!펠!! ㅋㅋㅋ

펠 펠!!! 블랙라펠!!!!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여튼 잘 봐주시고 계시다니 너무 좋네요~

멋진 분들을 만나고 이렇게 멋진 일기를 써주시다!! 오늘 멋짐 대폭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 폭발이에요 진짜??? 저 이런 말 들으면 진짜 멋진줄 안단말이에요 ㅋㅋㅋㅋ

우리가 이 구역에서 제일 시끄러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숫자를 헤아리던 솔님의 눈은 알 카포네처럼 냉혹했다.

ㅎㅎㅎㅎㅎ
글을 참 재미지게 쓰십니다~~~^^

감사합니다. 다음번엔 더 자연스럽게 써보겠습니다!

10.신데렐라 세 분과 함께했던 즐거운 시간.^^
덕분에 르캉은 평소보다 집에 일찍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다고 르캉이 왕...왕자는 아니죠?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신데렐라 발싸개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블리님도 을왕리에서 완전 신데렐라였는데! 넘 빨리들어가셨잖아요. 이 땐 집에 일찍 들어가서 다행.

와...좋은 분들 만나고오셨군요..왠지 송이님 만나면 캉골을 찾아봐야할것 같은..ㅋㅋㅋ

캉...골...은 찾지 못했습니다

뜬금없지만 해방촌 보니스피자 맛있음

다음번에 가봐야겠군여

오우 즐거운 만남이셨겠군요~

즐거웠었어요... 복근이 찢어질 지경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동 안해도 되구 댕꿀~

스티밋의 아이돌.

제가 무슨 결례라도 ㅠ ㅠ

제 안의 트와이스입니다.

산타들의 모임인가요....
루돌프 잘 할 자신 있는데...

아이구 주희팍님이 무슨 루돌프에요 제가 루돌프지! 주희팍님은 착한 아이니까 자고 있다가 선물만 받으면 돼요 ㅋㅋㅋㅋㅋ

Coin Marketplace

STEEM 0.27
TRX 0.11
JST 0.032
BTC 64579.45
ETH 3101.05
USDT 1.00
SBD 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