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웹툰 07> 병장 작가님의 "소년이여"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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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lezhin.com/ko/comic/dearboy

저로서는 최근에 동료로 부터 추천 받아 읽은 웹툰들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제가 스팀잇에서 연재 하는 웹툰 리뷰에서 재미웹툰과 의미웹툰으로 큰 분류 했습니다. 그러나 뛰어난 작품일 수록
양 쪽 모두에 속하는 경우가 많지요.

<송곳> 이 한국 만화사 전체나 혹은 한국 문학사에서 보더라도 의미 깊은 작품이지만 동시에 <송곳>을 읽는 재미도 만만치 않습니다. (네, 물론 <송곳>의 재미는 어느 정도 이상의 고통스러운 재미이긴 합니다.)

병장작가의 작품 <소년이여>는 분명 매우 재미있는 웹툰입니다. 첫 화를 열면 마지막화까지 단숨에 읽게되는 모두들 동의하시는 바로 그 만화의 매력이 뚜렷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소년이여>는 여러가지 생각할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웹툰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소년이여>는 학원폭력물 혹은 일진물이 다루는 널리 알려진 그 소재를 익숙한 방식으로 다룹니다. 만약 이 작품의 줄거리만 요약해서 본다면 이 작품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 소년이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끝에 자살을 시도하고 식물인간 상태가 됩니다. 이 소년의 형은 무술로 단련이 되었으면서 타고난 격투가였기에 동생을 괴롭힌 불량학생들에게 하나하나 처절하게 복수해갑니다.

그러나 이 평범한 이야기를 매우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이 작품은 처음 부터 폭력과 사회에 대해 나름대로의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 질문과 나름의 대답의 시선이 상식의 도덕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폭력에 대해 폭력으로 맞서지 않으면 악한 폭력이 더욱 날뛰게 될 뿐이다와 비슷한 대답이 이 웹툰에서는 상당히 심각한 표정으로 제시됩니다.

물론 '이에는 이'류의 폭력관은 우스꽝스런 농담이 될 수 있을만큼 쉽게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더티 해리> 또는 수 많은 무협물의 복수들 <영웅본색>과 많은 홍콩 액션물들 그리고 <테이큰> 같은 영화들은 어느 정도는 폭력에 대한 성찰과 폭력의 정당화 사이에서 줄타기를 합니다. 이 미묘한 입장의 줄타기가 상당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와 함께 전달이 되면 작품은 단순한 폭력물을 넘어서 상당한 생각의 동기를 주기도 합니다.

<소년이여>는 폭력에 대한 입장과 폭력을 묘사하는 쾌감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 작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작은 적들을 물리치며 마지막 보스를 향해 나아간다는 전개는 무협물이나 일본의 배틀물 강가를 영향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진과 그 피해자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프리드로우>나 <외모지상주의> 등 같은 학원폭력물들과 비교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학원일진물이 학원폭력에 대한 성찰은 없이 그저 폭력을 다루기 쉬운 설정으로 학교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동안 비판이 많이 있어왔습니다. <소년이여>의 경우는 완전히 이 비판으로 부터 자유롭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무겁고 진지한 성찰의 모습이 보입니다.

<소년이여>가 학원폭력을 다루는 방식은 무술고수의 등장과 격투장면의 미화 같은 요소가 많이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어두움을 나름의 방식으로 정면으로 바라보려는 시선이 돗보이기도 합니다. 이런점에서 <소년이여>는 같은 장점과 문제점을 가진 일본만화 <홀리랜드>와도 또 비교하기 좋은 작품입니다. <홀리랜드>도 폭력과 소년의 성장 같은 문제를 다루고 격투기술의 아름다움을 다루고 있습니다. <소년이여> 쪽이 문제의식을 진지하게 다루는 점이나 격투기술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쪽에서 모두 뒤지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웹툰 연재 플랫폼의 느슨한 통제가 나은 자유가 더 좋은 결과를 나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소년이여>는 레진 코믹스의 연재작품인데 레진 코믹스에 얼마나 잠재적인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 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지금의 레진 코믹스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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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혹시 <미생> 처럼 현실과 많이 닮아있는 웹툰 있을까요?

미생과 자주 비교된곤 하는 송곳을 조심스레 추천드려봅니다. 미생 보다 훨씬 무거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현실이 먀우 리얼하게 묘사되어있습니다.

한번 봐야겠네요! 추천 감사합니다!ㅎㅎ

제가 레진에서 돈내고 본 몇 안되는 작품입니다. 속도 후련하고 ~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지금의 레진은 참...좋은 작품이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최근에 학교폭력을 다룬 웹툰중에 다음에서 연재완결된 TEN이라는 작품도 훌륭합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추천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스티잇과 또 오프에서 꾸준히 교류해요.

Hello @lupinthe3rd, thank you for sharing this creative work! We just stopped by to say that you've been upvoted by the @creativecrypto magazine. The Creative Crypto is all about art on the blockchain and learning from creatives like you. Looking forward to crossing paths again soon. Steem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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