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플뮤직 | 핸들 잡고 플레이 Ep. 014

in #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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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 e x   H i l l
You will see (Chunkee Remix)



4월 말 5월 초 연휴를 이용해서 한국에 다녀왔다.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다. 공항에서 나올 때부터의 그 청명함이란. 물론 최근 미세 먼지 때문에 말 많았지만, 다행히 내가 들어갔을 때는 살살 봄비도 내리고 날씨 좋고.

간만에 매끈한 아스팔트 위를 달리니 silky driving 이란 게 이런 거지라며 혼자 오바했더니 촌티 좀 그만 내라고.. 베트남 오래 있더니 촌놈 다 됐다고...

갑자기 들이부어서 도로를 대환장 파티로 만드는 동남아의 스콜이 아니라 사뿐사뿐 내리는 우리나라의 봄비를 차 안에서 맞자니 소리가 너무 좋다. 통통 튀는 빗소리 싫어하는 사람 별로 없겠지. 괜히 또 분위기 맞춘다고 잔잔한 일렉트로닉을 들었더니 오랜만에 꽂혀서 요즘 하염없이 플레이하고 있다.

Alex Hill - You will see (Chunkee Remix)

Alex Hill 은 러시아 디제이로 자세한 정보는 잘 모른다. -.-
재작년쯤에 여러 forum 에서 조금씩 언급되길래 찾아봤다가 이 곡에 꽂혀 음악만 자주 들었다. 개인적으로 통통 튀는 음색들에 묘하게 끌리고는 하는데, 이 곡도 음악 저 뒤편에서 작게 토도동- 하는 소리를 좋아한다. 괜히 연관 지어서 비 오는 날 종종 찾아 듣기도 하고.

오랜만에 운전하며 들었기에 더 감명 깊었을 수도 있겠지만, 비 오는 날 운전하며 들으니 기가 막히게 좋더라.



T a s t e x p e r i e n c e
Alamanãna (Geert Huinink Remix)

비로 라임 타서 고르면 Alamanãna 도 기가 막히다.
이 곡에는 사연이 있는데, 대딩 시절 내가 일렉 듣고 있으면 개무시하던 친구 놈 하나가 있었다.

뭐 듣냐.
일렉이다.
이런 걸 뭐라 그러냐.
노궁금이면서 묻지 마라.
관심을 가져도 GR 이네?
Trance 라고.
응 됐다.

뭐 대충 이런 싸가지 없는 색히였는데, 하루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동아리방에서 저놈이랑 밖을 바라보다 평소처럼 그냥 강의를 재꼈다. 평소 강의 자주 재끼는 놈들은 항상 그러면서 괜히 핑계거리가 생기면 정당성을 강하게 부여한다. 나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왜 그랬을까나. 오래돼서 무슨 심리였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암튼 강의는 스킵 했으나 딱히 뭘 할 게 있어서 안 간 건 아닌지라 친구 놈은 곧 잠이나 잔다며 소파에 드러눕고 나는 싸구려지만 나름 음질 괜찮던 오디오 셋으로 음악을 틀었다. 보통 내가 일렉 음악 틀어 놓으면 정신병 걸릴 것 같다며 경기를 일으키던 놈이 이 날 만큼은 차분히 누워서 아 음악 좋네. 이러네.

좋냐?ㅋㅋㅋ
이건 괜찮네.

Tastexperience - Alamanãna (Geert Huinink Remix )

차분한 템포에 기타 리프도 적절하게 애절한데다 비 오는 날 처마 밑에 엎어져 있는 고무 대야나 플라스틱 바가지 따위에 물이 떨어지는 소리 비슷하게 퍼커션 소리들이 흘러나와 듣기 참 좋다.


어디서 봤던 건 있어서 면허증 이제 막 받아 쥔 코 찔찔이 시절에는 괜히 비 오는 날이면 밤에 집에서 몰래 기어나가 차에서 이 곡을 틀어놓고는 젖힌 의자 위에 누워서 꼴깝 떨기도 했었다.

왜 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기름값이 없었다.



Geert Huinink

발음하기 힘든 이 분은 네덜란드 출신의 일렉트로닉 음악 프로듀서 겸 클래식 작곡가다.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는 당대 No. 1 이었던 DJ Tiesto 와 협업을 많이 해 블랙홀 레이블에 함께 있었다. Trance 음악계에서는 클래식으로 추앙받는 Photon Project - Enlightenment 와 illumination 이 이 분의 작품이며, Andain - Beautiful Things 같은 곡도 Mixing 하셨다.

지금도 이 사람 음악 들으면 기막히게 좋다며 감탄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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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ellin Tune | Above and Beyond. Porchester Hall.
클래식의 조건 그리고 진화 -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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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녀가셨군요~
좋은시간 보내셨길 바래요~ ^^

이런저런 건강 검진에 와잎느님 산부인과에.. 병원만 엄청 돌다 왔네요.ㅎㅎㅎㅎ 오고가는 차 안이랑 부모님 계시는 집은 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 좋았고요. 좋은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 역시 우리나라 좋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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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으로 둘다 들어봤는데.. 제가 심장이 약한가 쿵캉쿵강 뛰는데요.ㅎㅎ

음! 제대로 들으신 것 같아요!!!ㅋㅋㅋ

한국 왔다가셨군요!! 지금도 날씨 엄청 좋아요^^ 파란하늘에 ~

크. 또 가고 싶어요.
한여름만 빼면 우리나라는 기후가 너무너무너무 좋은 거 같아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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