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스마트폰 케이스와 클라우드펀딩의 그늘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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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이라는 지리적 정체성은 확실하지만 대체 무얼 하기 위한 상호인지 알기 어려운 가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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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쇼핑의 삶은 비교적 단출한(?) 편이지만 묘하게 이곳에서는 아무 쓸모없는 물건을 사곤하는데 어느날 정말 재미난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스마트폰 케이스입니다. 정체가 의심스러운 두개의 돗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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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펼쳐집니다. 이것은 V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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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이 3차원으로 사물을 보여주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오른쪽과 왼쪽에 다른 각도로 본 사물을 보여주면 되거든요. VR 기술은 스마트폰과 함께 소형 디스플레이와 센서가 발전하면서 크게 주목을 받았죠.

여러 회사들이 투자를 유치하며 거품을 만들 때 구글은 골판지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구글도 좀 더 고급진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요.

유럽의 다이소라 불리는 코펜하겐 플라잉 타이거에서 스마트폰 케이스와 VR을 합친 이 장난감을 봤을때 안살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급히 시험해 봤지만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았습니다. 렌즈의 중심이 화면의 중심과 맞아야 하는데 표준 VR과는 맞지 않아서 입니다. 그래서 VR 기기 개발자는 이 거리를 조정할 QR 코드를 넣어주는데 이 제품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VR관련 QR 코드를 확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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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 찾아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장 근접하게 조종할 수 있습니다. 이제 구글의 VR과 크게 다르지 않는 성능을 어디서든 즐길 수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두툼해서 케이스 역할도 충실하구요.

신기한 물건을 좋아하는 저에겐 최고의 장난감 입니다. 이제 어디서나 VR영상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QR 코드를 찾다가 비슷한 제품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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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입니다.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구조와 아이디어는 같습니다. 아직 출시하지 못한 점만 빼구요. 좋은 아이디어 라서인지 가격은 40불대로 제법 비쌉니다.

검색을 통해 제가 가진 것과 비슷한 제품이 중국 사이트를 중심으로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사이트에 등록된 시간으로 보면 모두 저 킥스타터의 아이디어 이후입니다. 짐작되는 속사정은 아마 저렴하게 만들어줄 공장을 찾던 발명가가 적당한 회사를 찾을 때 쯤 설계도를 본 중국 회사들이 저렴하게 먼저 생산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D 프린터와 저렴한 다목적 컴퓨터 덕분에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클라우드 펀딩의 어두운 면을 보는 듯합니다.

이 제품만 하더라도 초점을 조정할 QR 코드조차 설명서에 없는 것을 보면 만든 사람도 파는 사람도 VR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어 보이니 말이죠. 아마도 누군가 저렴하게 대량으로 ‘플라잉타이거’사에 공급하기로 했나봅니다.

저는 이 제품을 판교현대백화점 매장에서 구입했습니다. 며칠 전에 방문했을도 한켠에 팔고 있었습니다. 많이 팔리지 않았는지 제가 살때 보다 더 저렴합니다.

지금은 3,000원 입니다.

그 가격 어디에도 처음 아이디어를 생각한 사람의 땀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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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신기하네요
갖고싶어요

다음에 또 방문하게되면 하나 더 사둘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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