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혈 지국 [吐血之局] - 생사를 건 바둑대결#1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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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전도사 박원장입니다.

일전에 바둑장애인 포스팅에 많은 응원감사드립니다.
미약하지만 댓글을 달아주신 모든분들에게 풀보팅으로 보답하였답니다 ^^;


오늘은 바둑이야기 입니다.
일전에 일본 역사 포스팅에서 일본 바둑이 1800년대 최강의 자리를 군림했던 이유를 기억하시나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일본 전역이 막부의 초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인해 통일되고 전쟁이 필요 없어지자 무사들의 호승심을 달래고자 시도한 것 중 하나가 바둑인 것이지요
361칸에 바둑판에서 처절한 승부는 그들에게는 문화적이고 놀이문화로써의 바둑이 아닌 하나의 전쟁 같았던 것이지요.
(https://steemit.com/kr/@mooyeobpark/36yatq - 직업 바둑의 시작)

그리하여 매년 ‘어전 시합’이라는 왕앞에서 바둑을 두는 시합이 벌어졌고 다른 한 편에서는 ‘명인’이라는 타이틀을 쟁탈하기 위한 치열한 결투가 벌어집니다.
특히 이 명인은 사활을 건 더욱 치열한 승부로 진행되었는데 명인을 인정하는 방식에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로는 관명(官命) - 1대혼인보에 대한 이야기가 좋은 예 입니다.
둘째로는 공동 추천 - 명인의 자리를 서로 타협하여 추천해서 올라가는 방법입니다.
세 번째는 쟁기(爭碁) - 타협도 아니 될 때엔 쟁기(승부 바둑)에 기댔다.
서로 실력을 인정할 경우에는 정치적으로 명인을 정하기도 하였지만 서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피 터지는 대국이 벌어지는데 이를 쟁기(爭棋)라고 불렀답니다.

쟁기가 벌어질 때마다 각 4대 가문은 꽁꽁 숨겨왔던 신수나 비수를 가지고 와서 대국을 하였지요
오늘 소개할 내용은 명인 쟁탈전 중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쟁기인 바둑입니다.


1835년 7월 19일 일본 도쿠가와 바쿠후(德川幕府)의 지방 영주 마쓰다이라 스오노카미(松平 周防守) 앞에서 성대한 대국이 열리게 됩니다.

명인 혼인보(本因坊) 조와(丈和), 선(先) 7단 아카보시 인테쓰(赤星因徹)의 대국 그 이외에도 대국이 있었지만 이날의 대국은 단연코 그들 둘에게 많은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이 둘의 대국이 성사되기까지는 많은 사연이 있었으니..

명인 쟁탈전 중에서 가장 길고 치열했던 싸움은 두 사람의 야심가였는데,
한 명은 12대 혼인보인 혼인보 조와, 11대 이노우네가에 겐낭인세키 이 두 사람이었습니다.
그 둘은 어릴 적부터 이미 기재가 출중하여 서로 명인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사이였습니다.

(겐낭인세키는 혼인보 슈사쿠에도 등장하는 이적의 수의 주인공입니다.
https://steemit.com/kr/@mooyeobpark/6swgjf - 흑번필승 시대를 초월한 고수 혼인보 슈사쿠)

어느 날 조와는 인세키에게 제안을 하나 하게 됩니다.

“나의 명인 자리를 찬성해준다면 6년 후 은퇴하고 자네에게 명인의 자리를 물려주지”

인세키는 합의를 하고 그 일의 누설을 막기 위해 서로 친아들을 볼모로 교환하고 6년 후 인 키가 명인이 되면 겐 낭이 혼인보가에 금화 600냥을 준다는 약속까지 하게 된 것이지요
인세 키가 조와의 실력을 인정하자 합의하에 조와는 명인에 자리에 오릅니다.
하지만 조와는 6년 후 약속을 지키는 대신 자신의 아들을 희생시키고 명인의 자리를 지키게 되고 인세키는 조와의 정치적 술수에 의해 명인의 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여 호시탐탐 명인의 자리를 노리게 됩니다.

인세키는 8단(준명인)에 오르기까지 조와와 63번의 대국 중 34승 28패 7 빅을 거두고 있었는데 조와는 명인의 권한으로 대국을 계속 피하였고 대국을 중단하는 것 또한 명인의 자유였기에 인세키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조와와의 쟁기를 추진하게 됩니다.
(8단인 준명인에 올라가야 9단인 명인에 도전할 자격이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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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1835년 7월 19일 일본 도쿠가와 바쿠후(德川幕府)의 지방 영주 마쓰다이라 스오노카미(松平 周防守) 앞에서 성대한 대국이 열리게 됩니다.
명인 혼인보(本因坊) 조와(丈和), 선(先) 7단 아카보시 인테쓰(赤星因徹)의 대국이지요

바둑기사들 간의 대국은 명인의 권한으로 피할 수 있지만 지방의 영주나 장군들의 초청대국은 거절하기 힘든 점을 이용하여 인세키가 작전을 짜게 된 것이지요.
인테쓰는 인세키가 아끼는 수제자로 25세에 7단에 승단하였는데 인세키와의 시험 대국에서 자신과 둔 5판을 모두 이기자 그 실력을 인정하여 조와와의 대국을 시키게 된 것입니다.

조와는 이대국을 지면 명인의 명예에 흠집이 생기고, 인세키가 쟁기를 신청할 때 거부할 명분이 없어지며 인테쓰는 스승의 평생의 염원을 알기에 질 수 없는 한판이 시작되게 된 것이지요

자 그리하여 그 유명한 토혈 지국 [吐血之局]이 시작되게 되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끊는 재미를 한번 추구해보았어요...다음시간에 완결까지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후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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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짱짱맨 x 마나마인! 색연필과학만화
https://steemit.com/kr/@mmcartoon-kr/4cmrbc
존버앤캘리에 이은 웹툰입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을꺼 같아요^^ 글작가님이 무려 스탠포드 물리학박사라고......

감사합니다 ㅎㅎ
꼭 보도록 할게요

저는 어렸을 때 바둑 프로 기사를 꿈꿨습니다.(정확히는 바둑학원 원장님과 저희 부모님의 꿈이었지만) 어릴 때 제게 바둑의 기억은 너무 힘들고 어려운 것이었는데 이 글을 보니 바둑이 다시 그리워지네요. 너무 재밌는 글입니다. 글 너무 잘 읽었어요. 다음 글도 기대돼요. 앞으로 자주 올게요!

바둑에 뛰어난 재능이 있으셨군요? 학원원장님께서 추천해주실정도라면 ^^:
바둑을 모르는사람도 바둑을 두실줄 아는사람도 즐길만하게 글을 올리고 있답니다.
언제든지 자주 놀러오세요 ^^

약속도 어기고 아들을 희생해서 지킨 자리라니....
그정도 가치가 있었던 걸까요

뭐..권력욕이 강한사람이기에 그렇게 판단한것 같아요
당시에는 일본내 바둑계에 최고의 자리니까요 ^^;

원장님의 글을 하나씩 읽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 바둑 배우다 그만두고 가끔씩 생각이 날 때 인터넷으로 두고 있습니다. 요즘엔 그마저도 바빠 거의 두지 못했는데 원장님 글을 읽으니 바둑돌의 감촉이 그리워지네요.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D

중학교때까지 배우셨으면 상당한 수준이시겠어요 ^^
바둑이야기를 적다보면 저도 바둑이 두고 싶을때가 많이 생깁니다.
바둑일을 하지만 자주 두지는 못하고 있네요;;

박원장님 너무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ㅠㅠ 잘지내고 계시는지요?

아고...제가 자주 들려야했는데 일하느라 정신이 없다보니 글올리기도 벅차서 소통을 잘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

끊는 거 재미들리더군요...ㅋㅋ
흥미진진한데,, 똭 거기서 끊어버리시네요...ㅎㅎ
어여 올려주세요...

여유있게 올리려고 했는데 sadmt님이 기다리시는거 같아서
어제 술한잔하고 새벽까지 적다가 이제서야 올렸네요 ㅎㅎ

아, 소설 하나 써야겠네요. 여기 글 잘 쓰시는 분들과 함게 공동작업을...

음..나중에 일본편과 국내편 인물들이 완성되면 잘쓰시는분들과 함께 전자책을 한번 해보는건 어떨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파..팔릴까요?)

여기를 포함해서, 요즘 SNS 많잔아요. 만일 책을 내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모든 곳에 일단 글을 뿌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할 것은, 바둑두는 사람은 나이가 좀 들은 사람들이라, SNS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거예요. 이걸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관건일것 같네요.

조언감사드립니다~! ^^
이전에 어린이바둑교재를 써본적이 있어서
나중에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중이랍니다
나중에 도움을 부탁드릴지도 모르겠어요!

1800년대에 일본이 바둑계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것이 무사들의 호승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 때문이었다니, 오~~~ 놀라운 사실이군요

무사들이 무사수행을 다니듯이 당시에 기사들은 각지역을 떠돌면서 바둑수행을 하기도 하였답니다 ^^

다른거 하다가 2편 나온거 보고 1편보로 왔는데 다행이네요.
흥미진진할때 끝나다니 ㅎㅎㅎㅎ 이제 2편보러 가겠습니다.

앗... ㅋㅋ 제 작전이 실패한분이 있었군요

아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지켜고싶었던 명인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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