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100일

in #kr6 years ago (edited)

스팀잇을 시작한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대역폭 때문에 댓글 하나 달 수 없는 초보시절, 스파 임대 받아 기뻤던 시절을 지나, 임대 스파 반납 후 스팀을 구매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고팍스 없었다면... 어쩔... 뻔했나 싶기도 하다. 업비트는 신규회원 원화입금이 불가했기에, 원화 입금이 가능한 고팍스는 내게 구세주와 같았다. 고맙고 감사한 고팍스다.

100일 동안 무엇이 변했을까 생각해봤다. 우선 대세글의 변화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세글의 대부분은 코인글이었다. 심한 경우 대세글 10위권 내의 9개는 코인글(코인 관련 글, 블록체인 관련 글, 스팀잇 관련 글을 통칭하여 '코인글'이라 하겠다.)이었다. 나머지 1개는 금손의 차지일 때가 많았다. 그때 난 스팀잇은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냥 투자자들이 모여서 투자자들끼리 보팅해주며 코인 개수 늘리는 채굴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스파별로 보팅성향을 엑셀로 정리해보기도 했다. 스파가 높은 사람은 스파가 높은 사람에게 더 많은 보팅을 한다는 내 예상대로 결과가 나왔다. 부잣집 애들은 부잣집 애들끼리 놀고, 중산층 애들은 중상층 애들끼리 놀고, 흙수저는 흙수저끼리 노는 당연한 결과였다. 투자자의 관심은 코인일 것이고, 그래서 대세글은 대부분 코인글이 차지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대세글은 좀 다르다. 변했다. 코인글 투성이던 대세글에 여러 글이 보였다. 코인글이 6개. 큰 변화였다. 큐레이터들의 보팅 성향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변하기 위해 꾸물거리는 게 보였다. 긴 하락장을 지나 상승장 잠깐 갔다가 다시 하락하는 지금의 스팀잇은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최근의 하락은 타 코인들 다 상승할 때 스팀 스달만 하락했기에 정말 중요한 시기라 생각이 든 것이다. 스팀잇에 더 많은 사람이 유입되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봤다. 다양한 글이 대세글에 오른다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유입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글 하나에 $1도 안 찍히는 기간이 한 달이 넘어갈 땐 스팀잇을 시작한 걸 후회하기도 했다. 내가 자신있는 분야라곤 서평과 소설쓰기가 전부였기에, 코알못이라 코인 글을 쓸 수도 없었고 똥손이라 그림을 잘 그리지도 못했다. 글 하나 3시간씩 정성들여 써도 $1도 찍히지 않는 걸 보며, 불행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랬다. 불행의 시작은 비교였다. 하락장임에도 잘 나가는 글들. 그 글들을 나는 따라잡을 능력이 없었다. 흉내낼 능력도 없었다. 스티미언들은 서평과 소설엔 별로 관심이 없는듯 보였다. 3시간 동안 글 써봐야 최저시급도 안 나오는 보상, 물론 그 글을 네이버나 페이스북에 썼다면 0원이겠지만, 남과 나를 비교하다보니 불행함을 느꼈고 난 결국 대세글을 안 눌러보게 됐다. 글도 적게 올리게 됐다. 하루에 2~3개씩 올리던 내가 하루 하나, 이틀에 하나, 결국 사흘에 하나 올리기도 했다. 다른 글을 써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소설쓰는 책중독자가 읽어주는 고전'을 써봤다. $1이 넘게 찍혔다. 한 달 넘게 이어지던 $1이하의 늪을 탈출할 빛이 보였다. 여기서 나는 감을 잡았다. 그리고 연재중이던 소설 <오즈의 토토> 연재를 중단했다. 어느 누구도 다음 회 왜 안 올라오냐는 사람이 없었다. 다음 회가 궁금할 만큼 재밌진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소설인듯 소설아닌 것 같은 <또르륵 또르륵 통통>을 새로 연재했다. 독자들이 좋아하기 시작했다. 스팀잇 시작한 지 100일이나 돼서야 뭔가 감을 잡기 시작했다.

스팀잇을 시작한 지 100일이 되었다. 지금의 난 스팀잇의 미래가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이라는 확정이 아닌 '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선 아직 변해야 할 것들이 보인다.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분명 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난 돈이 생길 때마다 스팀을 조금씩 사서 모으고 있다. 원화 입금이 가능한 고팍스가 참 고마운 요즘이다.


추가내용.
글을 쓰고 2시간 후에 확인해보니, 대세글 10위권 내에 코인글이 8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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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축하드려요 정말 열심히 활동하는 걸 보니 저도 반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축하 고마워요. ^^ 요즘은 처음에 비해 활동이 뜸해져서... 저야말로 반성이 필요해요. ㅠㅠ

100일 축하드립니다! 조금씩 변하다 보면 중단하신 소설을 다시 연재하시고, 더 많은 사람이 읽는 날도 오겠죠^^ 저도 갈수록 글이 다양해져 감을 느낍니다

아핫,,, 고맙습니다. 언젠가는 중단한 소설도 연재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라고 있어요. 언젠가는요. 뭐, 죽기 전에만 하면 되겠죠. ^^

내가 착각했나보다. 이 글을 쓴 지 2시간 후에 대세글을 보니, 10위권 안에 코인글이 8개다.

코인글이 대세인건 어쩔 수 없을 듯 해요~
다들 그렇게 모인거니까... 그래도 자꾸 하다보면 점점 좋아지지 않겠어요?^^

네. 코인으로 모인 곳이니까 코인글이 대세글을 점령하는 건 그렇다고 쳐야 하나... 고민이에요. ㅠㅠ

100일 축하드립니다~ ㅎㅎ 대세글도 자주 보시는군요! 전 안봐서...
ㅋㅋㅋㅋㅋㅋ 다시 코인글이 많아졌군요! 먼길 함께 가보자구요~ ㅋ

자주 보진 않아요. 그냥 가끔 대세글 관련 글을 쓸 때. ㅎㅎㅎㅎㅎ
대세글은 다시 코인들이 점령했어요. 잠시 내줬던 것 뿐인가봐요. ㅠㅠ

100일 축하드립니다. 저에 비하면 명성도 속도도 빠르십니다. 앞으로도 자주 뵐께요^^

축하 고맙습니다. 초반에 달린 거 때문에 명성도가 100일차 평균보단 높을 수도 있겠네요. 요즘은 활동이 뜸한... ^^

저도갈일이 먼
그냥 편하게가야겠어요 ㅎ

네. 길게 보고 천천히 부지런히 꾸준하게 가면 될 것 같아요. ^^

기대가 너무 컸던 탓도 있겠죠. 편안히 하시길 바랍니다^^

네. 큰 기대를 갖고 들어왔는데... SNS가 아닌 채굴장 느낌이랄까... 그래도 좋아지리라 믿어요. ^^

100일 축하해요🎉🎉🎉
전 그냥 대새글은 안봐요 ㅋㅋㅋㅋㅋ주로 최신글만~

저도 보통은 최신글만... ㅎㅎㅎ 이렇게 글 쓸 때만 참고용으로 보곤 하죠. 대세글 보면 열불나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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