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일상 - 요즘 근황, 취미생활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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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낮에 떡을 만들고 치우니 벌써 늦은 오후더라구요. 떡만드는건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지만 치우는건 오랜시간이 걸려요. 싱크대 앞에서 설것이하고 대충정리하니 저녁까지 만들긴 너무 귀찮더라구요.

나 떡만드느라 에너지를 다썼으니 저녁은 그대가 하도록..

우리 착한 남편은 흥퀘히 오케이를 외치고 주방으로 갔어요. 일주일에 적어도 한두번은 남편이 저녁을 해요. 제가 일떄문에 바쁜날은 더많이 할때도 있구요. 신혼초엔 찐감자, 생선튀김, 오물렛이 남편의 주방스킬이였다면 결혼 5년차인 지금은 할수있는게 꾀 많아졌어요.

남편: 닭구이할껀데 양념에 뭘넣아하는지 알려줘 그럼 내가 다할께.

다행이 찬장에 예전에 사놓은 화이타치킨 가루가 있어 이걸로 대충해보라고 지시해준뒤 1시간정도 지나니 저녁이 차려져 있어요. 나름 감자, 콩줄기도 찌고 아스파라거스도 버터에 구워 짭조름하게 잘 요리했더라구요. 헌데 치킨이 정말 맛있었어요. 파이타 가루는 그저 파이타 요리할때만 쓰곤했는데 닭에 뭍여 오븐에 구우니 향도 좋고 맛도 있더라구요. 건강하고 맛있게 잘먹은 저녁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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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취미생활은 돌고 돌아요. 진득하게 무언갈 오래 하지 못하는 성격의 저는 한동안은 자수도 뜨다 그림도 그리다 요즘엔 재봉틀을 해요. 제가 쓰는 재봉틀은 제가 결혼전에 가지고 싶었었는데 남편의 이모가 그걸 알고 결혼 선물로 좋은걸 사주셨어요. 고등학교때 가정시간이외에는 재봉틀을 사용한적이 없으니까 인터넷으로도 배우고 책도 사서 조금 연습하니 간단한건 할수 있겠더라구요. 제 마음에 꼭 맞는 반바지를 몇달간 찾다가 내가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집에 있는 남은 천으로 한번 만들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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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지고 있는 바지의 단점을 보완해 패턴을 만들고 천을 잘라 나름 정교하게 핀을 꼿아 재봉을 하니 얼추 괜찮게 나왔더라구요. 흘렁흘렁한 소재의 반바지보다는 정장스타일은 아니지만 모양이 잡힌 반바지를 가지고 싶었는데 마음에 들어요. 다리부분도 넓어 움직이기 편하고 단추대신 지퍼를 달아 볼록하게 윗옷에 올라오지도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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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시간은 총 3시간정도 걸렸는데 스페인 홀리데이때 유용하게 잘 입고 다녔어요. 패턴이 이뻐서 아무옷에나 잘 어울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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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만드는김에 바닷가 갈때 간단하게 두를수있는 랩스커트도 만들어 봤어요. 특히 모래사장에선 이것저것 옷 챙겨입을수록 모래가 가득하고 긴치마도 좋지만 저의 짧은 다리엔 미니가 더 나을듯 싶더라구요. 옆엔 작은 단추 5개로 고정을 시켜 사선모양이 나올수 있도록 했고 치마의 아랫단은 셔링을 덧데여서 나름의 멋을 살렸어요. 세상에 단한벌밖에 없는 옷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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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을 읽기 시작한건 결혼전 직장을 멀리떨어진곳에 잡아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을때였어요. 그당시 남자친구였던 저희남편은 대중교통으로 거의 5시간 떨어진곳에 살았고 아는 사람하나 없는 곳에 혼자 있자니 너무 쓸쓸하더라구요. 그떄 혼자있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 무언갈하자는 생각에 영어소설을 하나씩 읽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진도가 안나가는듯 했는데 쉽게 읽히거나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을 찾으니 책읽는게 재밌더라구요.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지만 근처 도서관을 이용해 계속 책을 읽고 있어요. 예상외로 도서관에 대여해주는 책의 종류도 많고 이용도 간편해서 언제든 제가 좋아할만한 책들을 빌리곤 한답니다. 제가 요즘 많이 읽는 책들은 세계대전 배경의 소설들이예요. 그당시 영국에선 남편, 아들, 오빠, 아빠들을 참혹한 전쟁에 보내야했고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해서든 작은양의 허락된 식량으로 살아야 했어요. 없는 환경속에서도 나보다 더 없는 사람들을 보살피고 폭탄이 떨어지는 나날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않는 사람들이 일상이야기가 저에게 참 많은 위로가 되더라구요. 영어 책을 읽으면서 역사도 알아가지만 확실히 영어 쓰기, 읽기, 말하기가 많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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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처럼 아랍슈퍼에 들러 무를 샀기에 황태국을 끓여먹었어요. 한국의 단단하고 아삭한 무가 아니라 바람이 들락말락하는 중국무여서 국이 그리 시원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한국맛이 조금이라도 나니 좋았어요. 여기에 따끈한 콩밥을 말아 한수저 뜨니 다른음식 부럽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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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국에 밥만 먹기 심심하니 냉동실의 오징어채를 썰어 케일, 옥수수콘을 넣고 부침을 만들었어요. 진미채를 전으로 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여러분도 꼭 한번 해드셔 보세요. 따로 간이 필요없답니다.

금요일인 오늘 한주도 고생하셨으니 맛있는거 드시고 피로 푸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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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한테 칭찬 많이 듣겠어요. 손재주가 남달라 보입니다.

와...요리실력이.... 손재주에서 나오시는거였네요..
바지 정말이쁩니다...;; 저는 진짜 손재주가 없는데 ㅜㅜㅜ 부럽네요 ㅎㅎ

옷 만드는 솜씨가 대단 하세요.
음식도 맛있게 하시고 재주가 아주 여러가지 시네요.
만들어 입고 요리해서 먹고 좋은 취미을 활용 하시면 좋은 일이죠. ??

오늘도 👍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진도에 대해 보고 갑니다. 근사하네요

어머나 이분... 오늘 진도에 대해 말도 안했는데.. 어제부터 어떤 블로그를 보시고 오시는건지.. ㅠㅠ

남편분 솜씨도 대단하신데요!

(╹◡╹)역시 다재다능한 센스가 있으세요~ 하나를 잘하면 다른일도 어느정도 다 잘하더라고요. ㅎ 요리는 저도 좋아하는데 치울걸 생각하면 안하게되는 요즘입니다. ㅎ

저도.. 치우는거 참 싫어요 ㅠㅠ

진미채전 도전 해봐야 겠어요
너무 맛있어 보여요

재봉 실력뿐 아니라 패션 감각까지 있으신 거 같아요.
저도 재봉을 배워 조금은 할 수 있는데, 옷 만들기까지는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멋져요~
특히 바지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울 거 같은데...
저도 언젠가는 옷만들기를 도전해 보겠다는 것이 제 목표에 있답니다.

외국에 사시니 부침개도 참 이색적이네요^^

아! 영어...ㅜㅜ
저의 가장 약점이 영어랍니다.
아마도 제가 영어 공부에 들인 정성과 시간을 모으면 박사 정도는 되었어야 하는데...ㅜㅜ
영어 소설을 도서관에서 빌려보다~~
완전 부러운 삶의 형태입니다.^^

아.. 저는 영국에 벌써 10년 넘게 살고 공부하고 일하기때문에 영어를 하는건 어쩜 당연한지도 몰라요 ㅠㅠ 너무 부러워 마시길 ^^ 저희남편도 외국사람이랍니다 ㅎㅎ 그러니 영어로 생활하는게 당연하지요

마지막 음식...ㅠㅠ 막걸리랑 같이 먹으면 죽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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