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에게 필요한 기질: 역발상 - 진정한 역발상이란 무엇인가?

in #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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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투자자가 지녀야 할 자질 중 가능 크게 오해되고 있는 것이 역발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역발상을 단순히 군중에 반대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그렇다. 하지만 전적으로 항상 군중과 반대로 하는 것만이 역발상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역발상 투자가 바로 가치 투자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 투자에서도 역발상적 시각이 필요하다는 많은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수없이 많이 주가 급락을 겪었던 아마존을 생각해 보라. 많은 사람들이 가장 성장주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바로 아마존이다. 진정한 역발상 투자자는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을 때에도 계속해서 묵묵히 투자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인덱스 투자자들 또한 역발상 투자자였다. 그들은 시장을 이긴다는 통념을 파괴했다. 인덱스 투자는 이제 주류로 올라섰다. 아마 인덱스 투자의 최근 인기는 미래의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역발상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최초로 구체화한 사람 중 하나가 미국의 작가이자 투자자인 험프리 닐(Humphrey B. Neill)이다. 닐은 “Letters of Contrary Opinion”이란 투자 뉴스레터를 발행했고, “The Art of Contrary Thinking(번역서: 역발상의 기술)”을 비롯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1949년 라이프지의 기사에서는 그를 "역발상의 아버지"라고 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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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닐의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 중에는 피델리티의 에드 존슨 2세 같은 유명 펀드 매니저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존슨은 운용 자산 1,204억 달러로 역사상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뮤추얼 펀드 중 하나인 빌리언 콘트라펀드를 닐의 투자 방식으로 운용했을 만큼 닐을 높이 평가했다.

마음의 상태

​닐은 “역발상의 기술”에서 역발상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다음같이 설명하고 있다.

질문의 양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실제로 대다수에게 한 면을 보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겠지만, 양면을 볼 수 있도록 마음을 단련해 극소수가 되고 나면 분명 훌륭한 장점이 될 수 있다. 결코 사소한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실 대부분이 다른 사람에게서 정보나 의견을 얻는다. 그리고 그마저도 허투루 읽거나, 흘려듣곤 한다.

역발상은 성격적 특성이 아니다. 그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마음이 상태다. 여기에는 의도적으로 반대 방향 또는 반대 주장을 갖는 것도 포함된다. 또한 현재 내 의견이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옳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포함된다. 닐은 이렇게 설명한다.

​1.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를 추정한다(예를 들어, 현재 주식 시장 상승세이므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2.현재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추정에 충돌하거나, 완전히 반대로 될 수 있는 모든 조건과 경우의 수를 생각한다. (즉, 1의 경우와 반대로 시장이 하락 전환될 모든 조건과 경우의 수를 생각한다.)

​3.현재 추세보다 더 추세가 커질 수 있는 모든 원인 또는 환경을 생각해 둔다.

​대부분이 1단계와 2단계는 역발상이라고 생각하지만, 3단계까지 역발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역발상을 고집스럽고, 폐쇄적인 것이라고 가정해 버린다. 진정한 역발상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란 점에서 얄궂은 일이기도 하다.

​반대 의견을 염두에 둔다고 해서 반드시 그 의견을 밀고 나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때때로 역발상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미 낙관적인(또는 비관적인) 시장 심리보다 더 낙관적인(또는 비관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경험한 직접적인 사례가 있다. 한 롱/숏 헤지 펀드가 가상의 약세 포트폴리오와 강세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마치 대통령 선거 다음날 신문사마다 두 가지 다른 시나리오의 기사를 준비해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다.

이렇게 두 가지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두게 되면,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들이 각종 경제 및 시장 상황에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이렇게 하면 쉽게 결정을 바꿀 수 있다. 이미 한 가지 이상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기 때문에 결정을 바꿀 때 망설임이 훨씬 적어진다. 양자 간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에, 변경을 할 경우에도 "잘못"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여기에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게으르다.”라는 닐의 말을 빌면 역발상이 작동하는 이유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생각이 게이른 데 따른 자연스러운 방어 기재인 호기심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과의 싸움

​진정한 역발상 투자자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시장이 옳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역발상이 되어야 하는 때와 장소가 따로 있다. 닐은 이렇게 설명한다.

'군중'은 가장 옳아야 할 순간에 항상 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 부드럽게 얘기하자면, 군중은 추세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평균적으로 옳게 행동하지만, 추세가 끝날 무렵에는 틀리게 행동한다. 때문에 군중과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간단한 공식이라는 생각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뛰어넘기 힘은 인간의 본성이 엄청난 장애물로 가로막고 있다. 무엇보다 게임을 이길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바로 조급함이란 인간의 본성이다.

​닐은 이런 상황을 거듭제곱적 관계, 보다 일반적으로는 80:20 법칙으로 설명한다. 다른 말로 하면, 시장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옳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장이 틀리는 약간의 시간이 대부분의 결과를 차지한다.

​여기서 교훈은 항상 군중 속에서 행동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지만, 항상 조류를 거슬러 행동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다.

​닐이 상기시켜 주었듯, 이 사실을 깨닫는다고 해서 더 쉽게 역발상 투자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역발상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역발상의 다른 이름도 바로 인내심이다.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모든 훌륭한 투자자는 역발상 투자자다.

​모든 훌륭한 투자자는 역발상 투자자이며, 훌륭한 투자자기 되기 위해서는 역발상 투자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시장이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닐은 도움 되는 설명을 한다.

많은 경제학자들의 예측이 틀리는 이유는 분석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예측이 시장에 영향을 미쳐서일 수도 있다. 그들의 예측이 기업(그리고 대중)의 경영과 계획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고, 따라서 시장이 바뀌면서 예측이 틀린 것일 수 있다. 만일 경제학자들이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게 되면, 기업들은 경기 침체가 예상될 경우와는 다르게 재고와 부채 관리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여러 경제학자가 같은 예측을 내놓고, 그에 따라 대중이 집단적으로 행동하게 되면, 진자의 추를 너무 한 방향으로 멀리 밀어내게 된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예측의 "타이밍"과 모멘텀이 틀어지게 만든다. 이렇게 경제학자들의 공개된 예측은 틀리게 되는 반면, 예측을 자기 머릿속에만 넣어 놓게 되면 이례적일 정도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질지도 모른다.

위 글에서 닐은 경제학자를 언급하고 있지만, 같은 원칙이 투자자에게도 적용됩니다. 시장 참여자의 행동은 합의된 의견이라도 틀릴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항상 그렇진 않지만, 군중의 행동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틀린다. 그렇게 때문에 모든 훌륭한 투자자가 역발상 투자자인 것이다.

만일 역발상 투자자의 예측이 맞는다면....

​벤저민 그레이엄이 현대 투자의 아버지 중 한 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레이엄이 존경받는 만큼, 그의 조언은 때때로 선택적으로 인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그레이엄은 가치 투자자들에게 2~3년 후에도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싸건 상관없이) 팔라고 조언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이 조언이 인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레이엄은 역발상 투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시장이 마침내 투자자를 알아주는 경우에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시장이 직면한 문제를 지나치게 너무 과장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는 희망으로 저렴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가치 투자의 경우에는 특히 더 적용된다. 기업이 직면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않거나, 시장이 알아주지 않으면, 남는 것은 오로지 나쁜 기업뿐이다. 주가가 얼마나 싸 든 중요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레이엄이 자신의 역발상적 견해에도 상식적인 시간제한(2~3년 동안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팔라는)을 적용했던 것이다. 따라서 다른 어떤 투자 결정과 마찬가지로, 위험 관리 역시 투자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어야 한다.

결론

​요약하자면, 역발상은 성격상의 특성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이다. 투자자들은 열린 마음을 갖고, 가능한 한 모든 결과를 더 넓게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상황이 바뀔 경우, 대응하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역발상이란 핵심 이슈가 발생하거나, 중요한 순간에 군중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고,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식이고, 때문에 위험 관리는 필수적이다. 또한 역발상은 근본적으로 인내심과 관련되어 있다.

자료 출처: Market Fox, "i3 Insights: In Search of Temperament II – Contrari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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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도 행동한다고 해서 붙여진건가 싶기도 하지만
알고보니 오히려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이익이 되는 곳을 가려다보니 그렇게
보여진거 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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