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 또 한 번 대두 생산 지형을 변화시키다

in #kr5 years ago

지난주 수요일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서, 한때 합의에 성공하면 미국 농산물 수출이 재개되리란 희망은 훨씬 더 작아졌다.

무역 긴장 완화가 구체화되면, 농산물 무역이 빠르게 정상 상태로 되돌아올 것으로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어쨌든 실망스러운 결과였을 것이다. 현재의 긴장 상태는 치유에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을 정도로 지속적인 타격이었다.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대두의 수입 물량은 급격히 줄었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지난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브라질 방문을 보면 된다. 중국과 브라질리아와의 관계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경색된 바 있다. 당시 선거 운동에서 포퓰리즘 정책을 견지한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중국이 브라질산 대두를 구매하지 않는다고 비난했고, 타이완을 방문함으로써 중국을 화나게 했다.​

왕이 부장은 이번 방문에서 개인적으로는 모욕감을 느꼈을지 모르지만, 올해 말까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두 차례 만남을 약속하면서, 중국이 양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외교적 존엄성 문제로 크게 발끈할 수도 있었을 중국으로서는 상당한 실용주의 노선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중국이 전염병에 대해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다. 중국은 곡물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요 곡물인 쌀, 밀, 옥수수를 65%나 되는 높은 관세로 보호하고 있다. 트럼프는 공화당 지지 곡물 지대 유권자들의 수입을 높이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미국 기술의 수출을 협상 카드로 바꾸려는 의지로 볼 때, 언젠가 자연스럽게 식량 공급을 무기로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수십 연간, 주요 원자재 수출국들이 무역 상대국을 위협할 때마다. 새로운 공급 국가가 등장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1973년 아랍의 원유 금수 조치는 북해, 알래스카 및 시베리아의 신규 유전 개발을 촉발시켰다. 또한 19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내수 공급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대 일본 대두 수출 물량을 급감시키자, 브라질이 대두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도 또 하나의 사례다.​

이후 수십 연간 일본의 투자는 브라질의 세라도 대초원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지역에서 재배된 주요 품종 중 하나의 이름을 일본의 전후 산업화를 이끈 도코 도시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기도 했다.​

현재의 미중 무역 긴장은 닉슨이 시작한 변화를 더 넓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곡물 수확이 시작되면, 브라질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대두 생산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지난 5월, 미국 농무부는 올해부터 브라질이 대두 생산량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이후 미국 중서부 지역이 홍수로 피해를 입으면서, 남미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전통적으로 양국은 비슷한 양의 대두를 수출해 왔다. 올해 수확기에 브라질은 미국 보다 약 3분의 1 더 많은 대두를 출하하게 될 전망이다.​

농업 회사들은 이미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뉴트리언의 경우, 브라질에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연간 2억~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자본 지출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기존 브라질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기업으로서는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브라질에서의 수출로 얻은 매출은 2018년 단 1억 2,200만 달러로, 전체 매출 약 0.6%에 불과했다.​

뉴트리언의 북미 라이벌인 모자이크 역시 비슷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모자이크는 지난해 베일 SA의 비교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미국 보다 브라질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모자이크는 미국보다 브라질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분명 미중 무역 전쟁이 미국 농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브라질 농가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곡물과 유지종자를 수입할 것이고, 어느 곳에서 수입할 것이냐가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의 무역 전쟁은 미국 농가에게 이롭지 못하다. 절대적으로 그렇다.​

이런 변화가 브라질 농지의 생산 능력을 압박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브라질은 생산량을 늘릴 잠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 지난해 콘퍼런스에서 브라질 주요 곡물 생산업체 SLC 아그리콜라 SA가 밝힌 바에 따르면, 브라질 내에서 대부분의 대두가 경작되고 있는 케라도 지역에서만 가축 먹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목초지 4,300만 헥타르를 곡물과 유지종자 생산용 경작지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생산량은 약 50% 더 증가하게 된다.​

(브라질에는 경작지로 전환할 수 있는 충분한 목초지가 있다.)




참고: "삼림(Forest)"에는 기본 삼림과 재생 산림이 포함되고, "경작지"는 매년 반복해서 곡물과 유지종자를 재배하는 데 사용되며, "영구 농작물"이란 과수, 원예 및 유사품을 의미한다.​

중국이 미국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려는 의도는 무역 보복의 일환이었지만, 그런 일시적 움직임이 영원히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현재,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를 응징하기 위한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을 수 있다. 향후 해결을 위한 응징이 아니라, 오로지 응징을 위한 응징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자료 출처: Bloomberg, "China Buying More U.S. Farm Goods Is a Dead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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