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두 나라 이야기

in #kr6 years ago (edited)

앞선 글에서 북한의 경제 상황을 보여준 경제지 쿼츠의 글을 소개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경제지가 아니라 미국 자산 운용 업체 노던 트러스트(Northern Trust)가 한국과 북한의 현 상황을 경제를 중심으로 비교한 짧은 글입니다.

한국 언론들은 이번 싱가포르 회담이 별거 없다느니 하면서 그 의미를 폄훼하기 바쁜 와중에 앞으로의 일을 비교적 희망적이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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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빈대떡 만들기는 골치아픈 일이다. 맷돌에 녹두와 물을 넣고 반죽으로 흘러 내릴 때까지 갈아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녹두 가루가 사방으로 퇴곤 한다. 그런 다음 녹두 반죽을 각종 채소와 썩고, 팬케이크 모양으로 구우면 된다. 과정은 깔끔하지 않지만, 결과물은 놀랍습니다. 작은 종지에 식초와 간장 등을 섞어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남북한의 관계는 지난 75년 동안 골치아픈 사이였다. 양 국가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벌어진 전쟁으로 분단되었다. 6개월 전만해도, 북한은 미사일과 핵탄두 실험을 감행했었다. 그러던 것이 양국 정상 간에 두 차례 만남이 있었고, 오늘은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싱가포르에 만나 선언문에 서명했다. 양국 간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고, 이는 북한의 경제 활동에 상당한 부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은 1970년 초반까지 거의 비슷했다. 적어도 1인당 측면에서는 그랬다. 하지만 이 때를 기점으로 양국의 경제는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해, 지금은 한 때 비슷했던 적이 있었는지 머리를 갸우뚱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 전쟁으로 산업 시설 대부분이 파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으며,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 되었다. GDP 1.5조 달러로 세계 경제의 "조 달러 클럽" 회원의 자리에 있다. 반면 북한의 GDP는 약 180억 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은 상당한 경상 수지 흑자와 더불어, 대외 부채 수준도 낮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원화는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통화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북한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가난한 국가 중 하나라고 여겨지고 있다. 엄격한 국제 제재와 심한 경제적 곤란에 처해 있다. 올해 초 중국이 북한으로의 원유 수출과 석탄 및 섬유 수입을 제한하자 상황은 더 악화되었다. 국제 기구들로부터 필수품 원조를 받아 경제가 유지되고는 있지만, 국제 제재가 철회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취약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북한의 저돌적인 핵무기 개발은 경제 발전의 여지를 거의 없게 만들었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수백만 북한 주민에게 단순한 생계유지 조차 어려운 상황이며,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데 필요한 기본 인프라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제재는 주민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고, 무엇보다 이들을 구제하는 것은 국가 불안에서 벗어나는데 필수적 일 것이다.



한국인들은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이런 시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 가족이었다가 국경으로 분단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비유로 남북한 주민들은 사촌이다. 비무장 지대의 양측에서 사는 이들 중에는 아직도 분단을 부자연스럽게 느끼는 이들이 많다.

남북한의 환경이 계속해서 개선되어 나갈 경우, 남한은 북한의 인프라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상당한 계약을 따낼 준비가 되어있고, 한국 정부는 이러한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한국의 부채 수준은 GDP 대비 비중이 낮다.) 추가 자본은 일본, 중국 또는 아시아 개발 은행이나 국제 통화 기금 같은 다국적 협력 단체를 통해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 모두 북한을 둘러싼 온도가 영구적으로 떨어지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백악관은 11월 중간 선거가 다가오면서 외교적 성공을 거두고 싶어할 것이 확실하다.

통일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은 무리인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중국이 한반도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위태롭게하는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하나는 재정 통합을 위한 용어 정립이 어려울 것이다. 그 중 단일 통화 문제가 있는데, 1989년 독일의 경우보다 훨씬 더 복잡한 상황이다. 통일된 한국에 대한 생각이 일부에게는 신나는 일이지만, 아직 현실적이진 않아 보인다.

지금의 중요 문제에 대한 합의는 간단치 않다. 최근 폐기된 이란과의 협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비핵화의 의미와 속도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경제 제재를 해제를 적절한 속도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체계화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이 가능했던 이유는 모든 주요 당사자들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었다.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 경우 기대되는 경제 활성과 잠재력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나머지 국가들에게도 달콤할 것이다.

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출처: Northern Trust, “A Tale of Two Kor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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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완전한 통일의 성사보다는, 북한의 체제와 정권을 계속 유지하면서 서서히 경제협력을 해나가는 쪽으로 순차적인 개방을 해가겠지요.

아무래도 북한에 대한 지위를 인정하는 추세인것 같습니다

여느 주변국가와 같이 말이지요.
하지만, 이를 토대로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같이 성장하는 것은 물론이요, 통일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계속 몇 수 앞을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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