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정부의 예산안지침 확정

수년 전부터 정부예산에는 슈퍼예산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그럼에도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존재한다. 정부가 3월 26일 2020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 계획안 작성지침(이하 예산안지침)을 확정하면서 향후 약 5개월에 걸친 본예산 편성작업을 시작한다. 관련 내용을 살펴본다.

• 적극적인 예산운영

정부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예산도 적극적인 운영할 방침이다. 이럼에 처음으로 500조원 돌파가 예상되며 이는 3년 만에 400조원에서 500조원으로 가는 것이다. 재정지출이 매년 대폭 늘고 있다. 2005년 200조원을 처음 돌파한 예산은 2011년 300조 원대, 2017년 400조 원대를 기록한다. 공교롭게도 100조원 단위를 넘는데 걸린 기간은 2차례 모두 6년이다. 그런데 내년엔 3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이는 최근 정부소비가 그만큼 커짐을 의미한다.

• 중점적인 추진사항

경제의 성장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정부는 예산을 경기대응 즉 어려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혁신성장, 저소득층 지원 등 소득재분배 기능강화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작년에 밝힌 국가재정 운용계획에서 2020년 재정지출 규모를 504.6조원으로 예상한 만큼 내년 예산 500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 적극재정의 배경

최근 한국을 방문한 국제통화기금은 둔화하는 경제상황을 반영해 확장재정을 권고한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 1월까지 10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하강 추세가 뚜렷하고 작년 경제를 지탱해준 양호한 수출도 올해 들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위주 국가인 한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2.7%이다. 올해는 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 악화된 세수여건

무엇보다 세수여건이 문제다. 반도체 호황, 자산시장 호조 즉 부동산거래 증가 등으로 법인세 및 양도소득세 중심으로 작년에는 세수가 계획보다 25조원 넘게 걷히는 등 세수호황을 누린다. 그러나 향후 美中무역 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 반도체 업종상황 부진, 자산시장 변동성 등 하방요인으로 올해는 세수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위 그림은 참고용이며 문제인 정부출범이후 국가의 부채규모를 나타낸다.

• 해마다 추경편성

미세먼지 저감(低減) 등을 고려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을 투입해야 할 분야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아직 명확하게 올해 추경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10조원 내외규모의 편성이 유력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도 추경을 편성하면 2015년부터 5년 연속이 된다. 게다가 위 그림에서 보듯이 국가채무의 증가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세수여건, 국가채무에 대해선 정부도 일부 우려를 내비친다.

• 지출부문 구조조정

내년도 예산을 확대편성 하면서 올해부턴 세수호황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럼에 2년 만에 지출구조를 조정할 방침이다. 부처마다 주요 정책사업 증액, 신규 사업소요분에 대해 원칙적으로 재량지출을 10% 이상 구조조정으로 충당해야 한다. 이는 인건비를 비롯한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경비, 국정과제 등 필수소요분을 제외한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을 종료하고 여기서 아낀 재원을 핵심 및 신규 사업에 투입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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