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의 변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5 years ago (edited)

자신의 삶의 일부를 내어주지 않는 형태에서, 높은 이상을 주장하기란 무척 쉬운 법이다. 오히려 삶의 일부를 떼어주면서 - 아니면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주 조그마한 이상을 주장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그걸 해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것이다.

나는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기회적인 사람이라서,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하겠다. '순리'라는 이름 하에 적당히 질서에 순응하면서, 권위에 고개를 조아리면서, 부당함에 맞서지 않고 - 모두 미래와 우리를 위한 것이라며 합리화하며 사는 것이 마음 편하겠다. 많은 콩고물이 떨어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지금까지 내가 가진 것을 뺏기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리라.

일상의 낱말들이 얼마나 공허한지 아는가. 서면으로 작성되고 날인된 계약서의 글자들 이외에 보장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아는가. 하긴, 그마저도 다투는 것이 허다하다. 생각은 힘이 센가? 목소리는 힘이 센가? 아니, 힘센 자가 힘이 세지! 무슨 소리야.

이른바 소시민의 변,
배설된 결과물을 보면 반은 시원하고 반은 찜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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