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영상의학과는 뭐하는 과에요? - 역사와 명칭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처음은 '영상의학과' 에 대한 소개 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상의학과를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영상의학과에 엑스레이 갔더니 가운 입은분이 찍어주던데, 의사 선생님인가?'
'영상의학과 판독이 필요하다고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던데 판독은 어떻게 하는거야?'
'영상의학과에는 의사가 있긴 한건가?'

여러가지 질문이 있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어떻게보면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실체가 없는 과 일 수 있지요.

궁금증 해결에 앞서, 먼저 역사 및 명칭에 대해서 간단히 봅시다.


역사는 예상하시다시피 1895년 X-ray를 발견한 뢴트겐 할아버지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dd.gif
의학적 목적의 첫 X-ray 촬영, 뢴트겐 부인의 손과 반지

국내에는 생각보다 일찍(?) 도입 됩니다. 1911년 조선총독부의원 연보에 따르면 그 이전에 X-ray가 설치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를 영상의학과의 첫 시작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근대병원엑스.jpg
1928년 X선 촬영실(1978년 발간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에서), 사진 제공: 대한영상의학회

그다음 해방과 6.25를 거치게 되는데, 이 와중에 1951년 미국식 전문의제가 태동됩니다. 이 당시 규정된 최초의 전문과목은 10개 인데 이들 중 하나가 방사선과 (현, 영상의학과) 입니다. (현재는 26개로 매우 많이 늘었지요? )
이후 1961년 대한핵의학회가 분리 (전문의제도는 1995년 신설)되었고, 1982년 대한치료방사선과학회(현, 방사선종양학회)도 분리 (바로 전문의 제도 신설) 되었습니다. 분리되면서 방사선과는 진단방사선과로 명칭이 바뀝니다.
(이런 시스템은 국가마다 달라서, 일본의 경우 핵의학/방사선종양학이 영상의학 안에 있습니다. )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하여도 대부분의 영상의학 검사는 X-ray가 거의 전부였습니다. 당연히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으니, 일은 적었겠죠? 이 시기에 방사선과 수련 받은 노교수님들은 거의 일이 없었다고.. 회고 하시곤 합니다. 다만 환자별로 필름이 있어서, 이 당시 대학병원 인턴 잡은 환자들의 X-ray 필름 파인더 및 셔틀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필름을 현상해야 했기 때문에 말그대로 암실 (정말 빛줄기 하나 없다고 하십니다.)에서 인화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필름은 2000년대까지도 드물지만 볼 수 있었습니다.)

22.jpg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판독 모습, 이때는 PACS (추후설명) 가 없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은 혁신적인 시기로 보입니다. 196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CT가 1977년 경희대학교병원에 최초 도입 되었고, 중재적방사선과학 (현, 인터벤션영상의학) 태동되기 시작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초음파 검사도 1970년대 후반 및 1980년대 부터 시작 됩니다.

332.png
CT의 도입은, 특히 신경영상의학이라는 분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전 X-ray로는 뇌를 전혀 볼 수 없었거든요. 역시 이런 필름을 'lightbox'에 철컥 하고 걸어서 보는 형태였습니다. 판독문은? 종이에 기록하여 필름 동봉, 병동이나 외래로 보냈을겁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MRI가 개발되고, 연구되기 시작합니다. 국내에서 MRI를 처음 촬영한 기계는 무려 금성사 (!!, 현 엘지.. 엘지야 지금은 뭐하니..) 였다고 합니다. 금성사 MRI는 1984년 개인병원 (국가의 규제로 먼저 도입), 1987년 서울대병원 순으로 도입 되게 됩니다.

55.jpg
1988년 국내 최초 자체개발 금성사 제작 2T MRI, 사진 제공: 대한영상의학회
MRI의 도입은 신경영상의학의 발전과 근골격영상의학에 혁신을 가져다줍니다.

이후 당시 보사부의 MRI 수입 금지가 해제되면서 1990년대 부터 우리가 익히 아는회사들 (Siemens, Philips, GE etc..) 의 기기가 도입됩니다.

언제까지 필름으로 판독 했을까요? 지금으로썬 상상 할 수 없는 판독 방식이죠.
필름으로 한장 한장 보던 방식을 탈피하게 된 것은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의 도입 덕분입니다. 이는 '검사한 이미지를 필름으로 만들지 않고 컴퓨터에 저장하여, 컴퓨터 모니터를 통하여 진단하고 그 결과를 임상의사에게 보내어 진료에 사용하게 함으로써 필름 관리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장치'로 정의됩니다.
처음 1994년 삼성병원을 필두로 PACS를 도입하게 되었고, IMF 시기 필름값 폭등 및 Full PACS 보험 수가 인정을 발판으로 대부분의 병원에 자리 잡게 됩니다. (이 시기부터 인턴잡이 대폭 감소하여, 필름을 찾지 않아도 되게 됩니다.)

666.JPG
이제는 이미지도 컴퓨터로 판독도 컴퓨터로 !!

엥? 진단방사선과에서 영상의학과로 언제 바뀌었나요?
2007년에 바뀌었습니다. 생각보다 늦죠? 이전까지는 방사선과, 혹은 진단방사선과(개칭 전 공식명칭) 로 불리웠고, 줄여서 '방과' 혹은 '진방' 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전 명칭은 '방사선'이라는 좁은 범위 (즉 radiation을 사용하는 X-ray, fluoroscopy, CT)가 과의 범위에 맞지 않고, 1980년대 이후로 인터벤션영상의학이 발전하여 진단에 국한되지 않고 치료로 병행하기 때문에 적절치 않았습니다.

개칭 후에도 한동안 전공의 모집에 미달하는 등 비인기과 였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영상검사의 중요성과 임상과의 의존이 커감에 따라, 또한 법의 개정과 상대적인 QOL의 보장으로 인기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도입과 정부 정책의 변화로 미래에 격랑을 맞기 딱 좋은 과로 보이기도 하지요.

지금까지 영상의학과 (국내) 역사와 명칭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정말 궁금하실, 영상의학과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서 올려보겠습니다.

close.JPG


Reference
대한영상의학회, "학회 소개, 연혁, 시대별 변천", http://www.radiology.or.kr/about/index.html?subid=2&gubun=2
대한핵의학회, "학회 소개, 학회 연혁, 학회 연표", http://www.ksnm.or.kr/intro/history_1.php
대한방사선종양학회, "학회 소개, 연혁", http://www.kosro.or.kr/intro/index.php

@radiologist

Sort: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아 영상의학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글 덕택에 영상의학과 역사에 대해서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ㅎㅎ

엘지에서 MRI를!?..엘지.. 당신은 대체..

저도 놀랐습니다.. ㅎㅎ 엘지야 힘내..

또 배워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D

좋은글 많이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Congratulations @radiologist, this post is the seventh most rewarded post (based on pending payouts) in the last 12 hours written by a Dust account holder (accounts that hold between 0 and 0.01 Mega Vests). The total number of posts by Dust account holders during this period was 3026 and the total pending payments to posts in this category was $539.95. To see the full list of highest paid posts across all accounts categories, click here.

If you do not wish to receive these messages in future, please reply stop to this comment.

오호! 역사와 함께 보니 흥미진진합니다 :)
반갑습니다!

더 쉽고 재밌는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ㅎ 반갑습니다

Congratulations @radiologist!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Award for the number of comments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By upvoting this notification, you can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how here!

일상생활에 가까우면서도 생소한 분야였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유익한 내용으로 다시 포스팅 하겠습니다 ㅎ

Coin Marketplace

STEEM 0.31
TRX 0.11
JST 0.034
BTC 65139.82
ETH 3206.69
USDT 1.00
SBD 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