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아들과의 대화!

in #kr5 years ago (edited)

피아노 연습을 하던 래이가 자꾸 틀리자 짜증을 냈다. 평소 같았으면 "네가 짜증부리면 엄마도 짜증나!"라며 한소리 했을텐데, 오늘은 왠일인지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우자는 생각이 들었다.

"래이야, 너는 지금 산을 오르고 있는거야!"

"산?"
아이가 의아한듯 되물었다.

"응! 피아노 치는건 산을 오르는 거랑 똑같아. 산을 올라가다 넘어질 수 있듯이 피아노 치다가 틀릴수 있어. 그런데 넘어졌다고 포기하면 산꼭대기까지 갈 수가 없겠지? 다시 일어나서 올라가면 언젠가는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어. 넘어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일어나고 그렇게~ 피아노 치다가도 틀리면 다시 치면 돼! 틀리면 다시 치고 틀리면 다시 치고 하다보면 래이 피아노 실력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날꺼야"

"근데 자꾸 넘어지면 상처가 나잖아?"

"그렇지!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씻은듯 낫잖아! 너도 넘어져봐서 알지?"

그러자 아이는 뭔가 크게 깨달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피아노 연습에 몰입했다. 틀려도 다시 치고, 틀려도 다시 쳐가며 연습을 모두 마쳤다.

래이뿐 아니라 나도 오늘 뭔가 깨달은 기분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어른에게는 진부한 표현처럼 들릴지 몰라도, 아홉살 아이에게는 어떤 깨달음을 줄 수 있는 말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쉽진 않겠지만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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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으로 대응하시다니 멋지시네요~ㅎㅎ

알면서도 참 쉽지 않지요.
저도 알면서 평생 못했습니다.
아마도 어리석어서 겠지요

공감가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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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멋져요~

저도 써먹겠습니다~

You are Good moth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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