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종의 개구리를 멸종시킨 곰팡이, 한국에서 유래

항아리곰팡이병(Chytridiomycosis)라고 불리는 질병은 Batrachochytrium dendrobatidis라는 학명을 지닌 곰팡이가 개구리등의 양서류에 기생하여 생기는 병입니다. 곰팡이가 항아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국내에선 항아리곰팡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항아리처럼 생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개구리를 중심으로 보고 되어있지만 앞서말한것처럼 개구리만이 아니라 다른 양서류들에도 기생하기 때문에 전세계 양서류의 감소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항아리곰팡이는 양서류의 피부에 기생하여 피부의 케라틴 단백질을 먹는데 피부를 먹는것도 문제지만 양서류는 피부호흡을 하기 때문에 피부가 손상되면 호흡을 할 수 없게되서 질식사하게됩니다. 양서류의 피부가 마르면 죽는것과 마찬가지죠.

항아리곰팡이의 위험이 최초로 알려진건 1993년의 호주로 호주의 개구리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혔습니다. 그리고 호주에 그치지않고 남미, 북미, 유럽등으로 퍼져나가서 그곳의 양서류들에게도 타격을 주었습니다. 항아리곰팡이가 이런 위세를 떨칠 수 있던건 높은 전염능력에 있습니다. 항아리곰팡이의 홀씨는 숙주가 없더라도 물속이라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데다가 숙주가 없더라도 3주정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된개체가 하나만 있어도 일대의 양서류가 전부 감염될 수 있는거죠. 게다가 치사율도 90%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양서류의 흑사병이라 불리며 한때 양서류의 전멸도 우려되었다고합니다. 하지만 흑사병이 결국 진정되었듯이 20여년간의 피해로 양서류들도 적응하면서 2010년에는 개체수가 회복되고 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희귀종들이 많이 죽는등 피해는 컸습니다.

한편 이 항아리곰팡이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알아내기위해 최근까지 국제연구팀이 조사하였으며 최근 이 곰팡이가 한국에서 유래했다는 결론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항아리곰팡이 유전자 샘플 234개를 분석한 결과 4가지의 주요한 유전적 계통을 확인했는데 이 중에서 3가지는 전세계에서 확인이 되었지만 1가지는 오직 한국에서만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유전적 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 그만큼 오랫동안 번식해서 다양성을 쌓아올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어느정도 짐작가는 점도 있었는데 앞서 호주와 남미,북미등 신대륙이 먼저 타격을 받았는데 비해 아시아는 피해가 적었고 특히 한국은 병이 발견되긴했지만 피해사례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병을 퍼뜨린 원산이지기 때문에 그만큼 적응이 되어있었던거죠....연구자들은 한국에서 관상용으로 수출된 무당개구리가 병이 전파된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치 유럽인때문에 전염병에 걸린 아메리카 원주민의 사례를 보는듯합니다....사실 외래종의 문제는 계속 제기되어왔지만 이건 좀 대규모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때문에 국제 애완동물 거래를 규제해야한다고 결론지었지만 강대국들이 뭉치지않고서야 실현은 힘들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