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도 진화하는 생물, 런던 지하철 모기

in #kr6 years ago

모기.png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대부분의 생물이 살기 힘든곳으로 생각합니다. 강철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도시는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물들에게 황폐화된 곳으로 여겨지고 있죠. 그러나 어떤 생물들은 도시의 환경에서도 적응하고 진화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생물 중 하나가 런던 지하철 모기(London Underground mosquito)입니다.

최초로 이 모기가 보도된건 2차세계대전의 영국이었습니다. 2차대전 초기, 나치 독일이 유리한 상황이었을때 영국 대공습이 일어났으며 많은 영국인들이 지하로 피난갔었죠. 덕분에 런던 지하에 살던 이 모기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모기가 사람을 공격하는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일이었고 전황이 뒤집어지면서 이 모기들은 다시 잊혀져갔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5~60년 후에 런던 대학교 박사 과정 학생 Katharine Byrne과 Richard A Nichols가 지하의 모기들을 연구하기로 하면서 다시 세상에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모기들은 원래 Culex pipiens라는 흔한 모기로 포유류의 피도 빨지만 주로 새의 피를 빠는 모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1863년 런던 지하철이 개통되고 인간에 의해 광범위한 지하 환경이 건설되자 일부 모기들이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밀폐된 지하에서는 새들이 없었으므로 새의 피를 빨 수 없었고 따라서 이 모기들은 지하에서 볼 수 있는 쥐와 사람의 피를 주로 빨게 변화되어왔습니다. 또한 지하에는 계절의 영향이 적어서인지 겨울철에 동면하는 경향도 없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이정도만 보면 어제 포스팅한 육식동물의 적응처럼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 모기들은 원래의 Culex pipiens와 유전적 차이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많이 변형되었는지 이들은 원래의 Culex pipiens와 교배할 수도 없었습니다. 거의 다른 종으로 분화했다고 볼 수 있는거죠. 그래서 Culex pipiens molestus라는 새로운 학명이 붙여졌습니다.

재밌는건 이 모기들이 런던 지하철에만 있는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 모기가 최초로 발견되었던건 런던 지하철 이전에 이집트였다는 말도 있으며 런던과 비슷한 뉴욕, 도쿄등의 지하철은 물론 다른 도시들의 하수구등 인간이 만든 지하 환경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게다가 이 지하 모기들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지상의 모기들보다 멀리 떨어져있는 지하 모기들끼리 유전적으로 더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을 진화시키는 공통적인 유전 요소가 있는걸까요? 알수는없지만 생물의 진화가 상당히 빠르게 일어날 수도 있다는걸 보여줍니다.

Sort:  

지하에 있던 모기가 다른 지역으로 가진 않았을테니
일정한 방향으로 진화를 해서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게 되었다.
교양시간에 저런 수렴 진화...? 같은걸 배웠던거 같은데 가물가물하네요

수렴진화 비슷하긴 하죠. 다만 같은 종에서 벌어진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까요. 시간도 빠르고....

날씨가 점점 더워지니 모기들도 슬슬 나오겠죠? 모기 너무싫다.

이미 목격담이 많아요 ㅎㅎㅎㅎ

환경에 따라 진화하는군요
여름철 모기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ㅜㅜ

조금씩이지만 모기 전염병도 늘고있으니....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짱짱맨 x 마나마인! 색연필과학만화
https://steemit.com/kr/@mmcartoon-kr/4cmrbc
존버앤캘리에 이은 웹툰입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을꺼 같아요^^ 글작가님이 무려 스탠포드 물리학박사라고......

Coin Marketplace

STEEM 0.26
TRX 0.11
JST 0.033
BTC 64498.18
ETH 3079.08
USDT 1.00
SBD 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