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보다연애]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까?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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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까?

“어떤 사람과 연애해야 행복할까요?” 연애를 하면 행복한 삶이 펼쳐진다는 이야기에 솔깃했기 때문일까? 불행한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가능한 어떤 일이든 하게 마련이다. 지금 삶이 불행한 사람들은 종종 연애를 통해 행복으로 다가서려고 한다. 당연하다. 연애를 하면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이 찾아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그런데 질문이 잘못되었다면, 아무리 질문해도 올바른 답을 찾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행복해지기 위해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하지만, “어떤 사람과 연애를 해야 행복할까요?”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다. 그 질문으로는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이제 ‘왜 그 질문이 잘못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보자. 이 이야기는 연애를 준비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이야기다. 연애를 통해 불행해지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연애가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늘 밤에 계속 통화해주면 안 돼?”
“지금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어, 알겠어.......(흐느낌)”
“울어? 왜 울어?”
“아니야. 그냥 갑자기 우울해지고 슬퍼져서”
“미안해. 오늘 밤에는 계속 통화하자”

둘은 연애 중이다. 남자는 해야 할 일이 있지만, 밤새 전화기를 놓지 못한다. 여자의 갑작스러운 큰 감정 기복에 통화를 해주어야 할 것 같아서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기에 헤어질 생각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의 연애가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큰 감정 기복에, 여자 친구를 만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즐겁다가도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우울해하고 심지어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런 연애를 어찌 행복한 연애라고 할 수 있을까?

연애가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다. 가끔 연애는 오히려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서로를 사랑하더라도 아니 사랑하기 때문에 때로 연애는 삶을 불행하게 한다. 어떤 경우에 그럴까? 어느 한쪽이 정서적인 문제가 있을 때다.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려는 정서, 불안 증세, 우울증 같은 정서적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과 연애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니다. 사랑하기에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만 그 연애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기쁨보다는 슬픔 쪽에 가깝다.

불행한 연애의 시작, 정서적 불안정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 수 있어요?’고 묻는 사람은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의존 증세, 불안 증세, 조울증,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그 이름을 무엇으로 하던 혼자서는 도저히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누군가를 만나 행복해지려 한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 수 있는지. 그네들의 절절한 바람과는 달리 잔인한 이야기를 해줄 수밖에 없다.

그들은 누구를 만나도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없다. 물론 우울, 불안, 분노, 외로움 같은 부정적 감정이 갑작스레 찾아 들 때,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은 현저히 줄어든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으면, 자신의 우울, 불안, 분노, 외로움은 차츰 옅어져가게 마련이다. 사랑은 정서적 묘약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연애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잠시일지라도 조금일지라도 그 부정적 감정들부터 벗어나 행복해질 테니까.

하지만 문제는 사랑은 정서적 교감이라는 데 있다. 나의 정서와 상대의 정서를 나누는 일, 그것이 사랑이다. 그런 탓에 연애를 하면 나의 부정적인 감정은 반드시 연인에게 전이된다. 그 과정에서 상대는 우울, 불안, 분노, 외로움 같은 부정적 감정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물리학에서 ‘질량이 보존’되듯이 연애학에서는 ‘감정이 보존’된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이 연인을 통해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 부정적인 감정은 고스란히 연인의 정서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내 속에 있는 더러운 감정적 오물이 연인에게로 옮겨간 셈이다. 그걸 지켜보는 나의 심정은 어떨까?

항상 밝고 유쾌했던 연인이 나와 연애를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어두워지고 수시로 우울해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때 나는 행복할까?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보다 괴로운 일도 없다. 차라리 나와 헤어져 밝고 유쾌한 사람을 만나 예전 연인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어느 경우라도 그 연애를 행복한 연애라고 할 수는 없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연인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가 없다면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질식해버릴 것 같다는 직감, 그 사람이 아니면 결코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줄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직감 때문이다.

행복한 연애는 이미 행복할 준비가 된 두 사람이 만나야 가능하다.

행복한 연애는 어떤 특정한 사람을 만나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행복한 연애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두 사람이 만나야 가능하다. 정서적으로 안정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미 스스로 행복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행복한 연애는 어떤 사람을 만나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이미 스스로 행복할 준비가 된 두 사람이 만나야 가능한 것이다. 불안, 우울, 외로움 같은 부정적 감정을 스스로 잘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만이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과 연애를 해본 적 있다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했던 채로 연애를 해본 적이 있다면 알고 있을 게다. 그런 연애는 어느 한 쪽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두 사람 모두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는 채로 하는 연애는 더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연애는 끔찍할 정도의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게 될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서로가 가진 부정적인 감정이 더해지고 뒤엉켜 도저히 빠져 나올 길 없는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기 때문이다.

연애를 시작하면서 누군가를 만나 행복해질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그런 생각이 든다면, 지금 자신의 정서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혼자서는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에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연애는 행복을 담보한다. 하지만 전제 조건이 있다. 이미 스스로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 가끔 사랑을 홀로서지 못하는 사람 둘이 서로에게 기대어 걸어가는 장면으로 생각하곤 한다. 인간은 원래 불안정한 존재라는 그럴듯한 핑계에 기대어서 말이다.

하지만 행복한 연애는 그런 게 아니다. 당당하고 씩씩하게 홀로 설 수 있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이다. 그게 행복한 연애다. 물론 한쪽이 다른 한 쪽을 업고 가는 것도, 홀로 서지 못하는 둘이 손을 잡고 넘어져 있는 것도 연애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연애는 삶을 건강하고 유쾌하고 만들어주는 연애는 아니다. 두 경우는 행복보다는 불행이 더 많이 도사리고 있는 연애다. 가급적 그런 연애는 권하고 싶지 않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두 사람이, 씩씩하고 당당하게 손을 잡고 걸어가는 그런 연애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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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땐 그차체가 행복이죠!!
연애하고 싶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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