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을 기다리며.... [개발자의 일기 #180812]

in #kr6 years ago (edited)

1. 급작스런 요구

지난 수요일 해외지사의 직원이 급하게 연락이 와서 준비중이던 기능을 조금 빠르게 런칭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해당 기능은 1주 정도의 개발기간으로 이달 마지막주에 진행하기로 계획되어있었다. (사실 1주까지 걸리는 이슈는 아니긴하다.ㅋㅋㅋ)

거절을 잘하는 나는 '안된다'라고 말을 했으나, 그 기능이 없으면 2억 정도의 주문을 받지 못하게 되니 금요일 정오까지는 꼭 만들어 달라는것이다. 원래 이런식의 요구를 하지 않는 분이라 거절할수가 없었다. 진행중인 작업을 멈추고 해당 이슈를 들여다보니 몇가지 까다로운 부분을 제외하면 요구하는 일정에 맞출수 있을듯 했다.


2. 오시지 않는 그분

※그분: 집중력이 절정에 도달한 상태, 주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을때 오심.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그분을 불러야 한다.

  • 수요일: 종일 그분을 기다렸으나 오시지 않으심...
  • 목요일: 아침부터 그분을 기다리며, Don't touch! 를 공개적으로 알렸으나 오시지 않음.

요청받은 첫날에는 집중이 안되는건 당연한 것이지만 둘째날에 노력을 했으나 그분의 부재로 집중이 잘 안되는것이다. 꾸역꾸역 일을 하고는 있으나 무언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게 코드 하나하나가 너무 맘에 들지 않았다. 일찍 퇴근후 술 한잔 드링킹을 하고 자버렸다.

그분이 꿈에서라도 나오길 기대하며...

과감하게 잠을 잤지만, 찜찜함때문인지 새벽에 일어나서 인쇄한 코드를 들여다 봤다. (우리회사는 회사 규정에 의해 외부에서 서버에 접근을 할수 없다) 코드를 보니 수정할 것이 많았다. 펜을 들어 여기저기를 수정하고 수정했다. 그래도 잠을 잘 자서 그런지 집중력이 좀 좋아진듯 했다.




3. 그분이 오심

새벽녘의 부분적인 수정이 도움이 된것일까? 출근 길에 머리속이 깔끔하고 코딩하고 싶은 맘이 간절해 진다. 아침마다 하는 모닝커피와 초록창 기사 분석(?)을 스킵하고 코드를 열어 일을 시작했다.

그분이 오신것이다.

몇일동안 진전이 없던 개발에 속도가 붙고 이것저것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분석이 머리속에서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그분을 영접한 상태로 코드에 빠져서 1분 같은 3시간을 보내며 내가 보기에 거의 완벽에 가까운 코드가 완성이 되었다. 사실 완벽한 코드가 어디있겠는가??? 그러나 **내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

결국 그분은 마감직전에 오셨고, 회사는 2억을 획득 하였다.ㅋㅋㅋ




3줄 요약

  • 급한 요구사항이 들어왔다.
  • 미루고 미루었다.
  • 마감날 겨우 완성 했다.






오늘은 진짜 개발자의 일기인 듯 한데... 공감이 되려나 모르겠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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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절묘합니다.

괜찮았나요?ㅋㅋㅋㅋㅋ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다가 2억 획득에서 납득합니다
ㅎㅎㅎ
골드님 그분과 만나면 엄청 멋질 것 같아요!

디디엘님 신기하네요.
저는 디디엘님의 포스팅에서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이곳에 계셨다니.ㅋㅋㅋ

포스팅은 뭔가는 쓰고 싶은데 쓸건 없고 해서 그냥 대충 밀어넣고 글쓰기 눌러버렸어요.ㅋㅋㅋ

앗...대충 밀어넣고 글쓰기..
저..저도요^-^;;;;;

우리모두 밀어넣기 장인ㅋㅋ

대단한 집중력입니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도를 기다리시는 줄 알았는데
그분이 오셨군요 ㅎㅎㅎㅎ

오.. [고도를 기다리며] 라는걸 본적이 없어서... 인터넷 검색을 좀 하고 왔습니다.
시간될때 한번 봐야할것 같네요 . 뭔가 재밌을것 같다는..ㅋㅋ

사실 게으름 부리다가 겨우 해결했다는 스토리 입니다.ㅋㅋㅋㅋ

거절을 잘하는 나는 '안된다'라고 말을 했으나

...크... 안된다는걸 안된다고 이야기하시다니... 멋집니다...!

결국 하시게되셨지만 ... ㄷㄷ

저는 말씀하신 '그분'이 온지가 오래되었네요. ㅠㅠ 아.. 요새 좀 ㅠㅠ..

경력과 함께 싸이는건 '거절' 능력이죠.ㅋㅋㅋㅋ
개발자에겐 '그분'은 꼭 필요하신 분이죠.ㅋㅋㅋㅋ

와 ~~~ 스골님의 그분은 능력자 시네요!
저의 그 분은 꽐라되면 강림 하시는데 전 절데로 안부르는데 그냥 나타나심 ㅡ.ㅡ
부럽읍니다!

ㅎㅎㅎ. 꽐라에 그분이 오시다니!!!...
근데 그상태로 오시면, 컨트롤이 가능한가요.ㅋㅋㅋㅋㅋㅋ

그분 만세!!

ㅎㅎㅎ. 만세만세 만만세~

코딩이 잘 되지 않을 때, 저는 머릿 속에 (백그라운드로) 열심히 돌려놓고 괴로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뭔가 답답한 느낌이 들다가 어느순간 그분(?)이 오실 때가 있습니다. 사실 제 경우에는, 그분이 오시긴 했는데 너무 늦게 오실 때가 있어서 당황할 때도 있습니다.

여튼, 다행입니다. 고생하셨어요 :)

저도 그분의 타이밍이 잘 안맞을때도 많습니다.
근데 말씀하신대로 머리속의 코딩후 수면중에 정리된다는 말을 들은적 있습니다.
(우리 사장님 얘기.ㅋㅋㅋㅋ)

크 ㅋㅋ 관록에 의한 결과물이 아닐까요 ㅋㅋ
그 분이 매일 함께하면 또 그건 사람 미치게 만들겠죠?ㅋㅋ

그분이 매일 함께하면, 몰핀을 맞으면서 전쟁을 하는것과 같을수도 있죠.ㅋㅋㅋㅋ
관록은 게으름을 양성합니다.ㅋㅋ

그분오심/2억획득/성공적 ㅋㅋㅋㅋㅋ
그래도 다행히 그분이 오셨군요 ㅎㅎ
근데 스골님께 남는건?ㅋㅋㅋ

칭찬의 박수 "짝짝짝" ㅋㅋㅋㅋㅋㅋ

뭐 완벽한 코드야 없지만 그래도 맘에 드는 날이 있죠 ㅋㅋㅋ 하지만 다시 보다 보면 다음 릴리즈가 언제인지 확인하게되고 ㅡ.,ㅡ.. 여튼 그분이 오셔서 2억을 획득하신 것은 축하드리나 개인적으로 드신게 아닌 슬픔이 있습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먹지 못해서 아쉽지만....
제가 좀 계산적인 놈이라 다 기록 해놓고 있습니다.
연말 연봉협상때 사장님 머리를 아프게 해드려야죠.

오오.. 좋은데요?!!

ㅋㅋ 큰 그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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