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험난한 번호이동 경험

in #kr5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미국의 중소형 통신사들끼리 번호이동을 시도했습니다. 다들 자기들 회사로 번호이동하는 방법은 상세히 써 놓았지만 어떻게 나가는 지는 설명이 제대로 안 되어 있죠. 더구나 기존 대기업의 회선을 빌려 쓰는 중소 업체라면 사정은 좀 더 복잡해 집니다.

저는 이번 주 pageplus라는 회사에서 red pocket이라는 회사로 회선을 옮겼어요. 기존할인에 프로모션 까지 붙어서 월 데이터 5기가 씩 일년치를 190불에 내는 아주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회선을 옮기려면 기존 회사의 계정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되는데요. 이번엔 이 문제로 제대로 데였습니다.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Day1:

Red pocket에서 온 유심을 받아들고 온라인에서 번호이동에 필요한 정보를 넣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pageplus의 계좌번호는 현재 사용하는 전화번호라는 정보가 검색에 뜨는군요. 그래서 전화번호를 계정정보에 넣고, 비밀번호는 좀 긴가민가 해서 추측한 번호를 넣어 봅니다.

에러가 뜹니다.

그래서 아마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했나 보다 하고 pageplus에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비밀번호를 알아냅니다.

다시 red pocket 홈페이지로 돌아가서 같은 과정을 반복하려니 이미 한 번 실패한 내용이라 진행이 안됩니다. 그래서 red pocket에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이리해서 번호이동이 실패했으니 다시 해 보기로 하고 새 비밀번호를 불러봅니다.

역시 안됩니다. 계정정보가 틀렸답니다.

뭔가 잘못되었다 싶어서 다시 pageplus에 전화를 하고 계정정보를 물어봅니다. 계정정보는 전화번호가 아니라 휴대폰 고유 식별번호랍니다. 니 폰에서 뭐 누르면 나온답니다.

그래서 통화를 종료하고 그 뭐시기를 눌러봅니다. 제폰이 3g구형이라 그런지 그런 거 안나옵니다. 다행히 폰 뒤면에 열어보니 있습니다. 그 번호를 들고 다시 red pocket에 전화를 합니다. 계정정보로 MEID를 불러줍니다.

같은 에러가 뜹니다.

생각해 보니 제 폰 뒤에 있는 건 MEID HEX (16진수) 코드였고 아마 이를 10진수로 변환한 MEID DEC를 불러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HEX 변환기를 찾아서 MEID DEC번호를 다시 불러줍니다. red pocket상담원이 그냥 pageplus 상담원에게 직접 계정정보를 물어 보라고 하지만 웬지 이번엔 될 것 같습니다.

역시 안됩니다. 잘못된 계정정보

할 수 없이 다시 pageplus에 전화해서 계정정보를 물어봐야하지만 근무시간이 지나 일단 여기서 스톱.

Day2:

다음 날 pageplus에 전화해 봅니다. 어제 이리이리 해서 번호이동이 안되었다는 얘기를 합니다. 잘 모르는 듯 다른 부서로 전달해 줍니다.

제가 어제 넣었던 계정정보가 다 맞답니다. MEID HEX, MEID DEC다 된답니다. 근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진행이 안 되었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red pocket에 전화해서 다시 시도하랍니다.

그래서 다시 red pocket에 전화를 하고 다시 시도 합니다.

여전히 안됩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다시 pageplus에 전화를 합니다. 여전히 맞는 정보를 다 입력했지만 어떤 이유로 안되니까 삼자 통화를 하잡니다. 이 쯤 되니 의욕이 안 생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Day3:

아침부터 전화를 합니다. 오늘은 대기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습니다. 우선 pageplus에 전화를 해 봅니다. 어제 신청한 것은 취소되었으니 다시 하랍니다.

red pocket에 전화를 합니다. 대기시간 20분. 지금까지의 히스토리를 설명한 후 다시 해보자고 합니다.

여전히 안됩니다.

pageplus에 연락합니다. 왜 안되냐고 물어봅니다. 이유는 말 안해주는데, 저쪽에서 이미 신청한 것은 deny되어서 어찌할 수 없으니 삼자통화를 하자고 합니다. 이쯤되니 조금 짜증도 납니다. 하소연 해보지만 상담원 입장에선 그게 무슨 소용. ㅠ

삼자통화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유일하게 해 본게 스카이프였던 것 같습니다.

스카이프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red pocket에 전화를 겁니다. 또 대기시간 20분

3자 통화를 하기로 하고 pageplus에 전화를 겁니다. 근데 스카이프가 3자통화를 하면 다이얼패드가 안 먹힙니다.

pageplus에서 계속 자동응답으로 뭘 누르라고 하는데 번호를 입력할 수가 없습니다. 한 30분 씨름하다가 결국 포기합니다.

좀 있다가 스마트폰으로 3자통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으로 알아냈습니다. 오케이.

다시 한 번 시도한 3자통화에서 결국 번호이동에 성공합니다. red pocket에서 신청이 들어오면 pageplus에서 어떤 이유로 자동 거절이 뜨는데, 이걸 pageplus쪽에서 수동으로, 그것도 실시간으로 풀어주어야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쯤 되면 pageplus에서 일부러 이러는 것 같습니다.

며칠 뒤에 또 다른 번호이동을 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겁이 나지만, 뭐 한 번 겪어 봤으니 시행착오를 줄일 수는 있겠죠.

저도 미국에서 번호이동 여러 번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이 말이 생각납니다.

"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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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네요. pageplus는 피해야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큰 회사에서 다른 큰 회사로 옮길 때는 새로 받아주는 회사에서 알아서 다 해줬던 것 같은데, 이게 작은 회사들은 사람 피곤하게 하나 보네요.

오늘 pageplus에서 구글 fi로 번호이동 했는데 한번에 성공! 대기업 차별인가요? ㅎ

저도 이제 버라이존에서 스트레잇톡으로 하나 옮겨야 하는데 긴장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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