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 발리 다이빙 투어(Bali Diving Tour)-2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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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섬 발리 다이빙투어-2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9시경 첫 다이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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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리비하(GiliBi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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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이 많아 A, B 두 조로 9명씩 나누어 배를 타고 30분 가량 달려 목적지인 기리비하에 도착했다. 인도네시아 말로 기리(Gili)란 말은 작은 섬을 나타내는 단어란다. 작은 암석들이 몇 개 보였다. 첫 다이빙은 항상 긴장된다. 육지에 살도록 만들어진 인간이 바다에 들어 간다는 건 큰 모험이다. 적응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신의 의지에 도전장을 내민 인간이 받을 형벌은 생각보다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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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이 24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급된 3mm 마레스 슈트로 추위를 막기는 어려웠다. 조류도 세고 파도도 있었다. 강한 멀미 기운이 밀려왔다. 건강한 달팽이관을 보유한 사람은 흔들리는 바다에서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멀미를 느끼는 게 당연하다고 한다. 아예 달팽이관이 고장 나 멀미를 느끼지 못하는 인간도 종종 있고 어부처럼 적응되면 괜찮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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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도 너무 좋지 않다. 더욱이 우리를 황당하게 만든 것은 사진에 담을 피사체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추위와 멀미가 밀려왔다. 이 먼 발리까지 와서… 그러나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피 같은 돈 생각하면 적응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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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테페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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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에서 떨면서 40분 정도 기다린 뒤 1 km 떨어진 테페콩이란 델 들어 갔다. 암석이 아니라 조금 큰 섬 주위라서 인지 파도는 조금 줄었으나 추위와 멀미는 더 심했고 설상가상으로 수경에 물까지 계속 들어 오기 시작했다. 팔라우 갔을 때 원래 사용하고 있던 마레스 수경을 동료가 밟아 부서 버린 뒤 팔라우에서 급하게 구입한 싸구려라서 일까?

생명에 관련되는 장비에는 돈을 아끼면 안되다는 부회장님 말씀이 생각났다. 짜운 소금물이 눈 속을 파고 들었다. 계속 물을 뿜어 내며…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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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갑오징어, 작은 거북을 만났다. 작은 새끼 거북을 만났다는 게 큰 행운처럼 느껴졌다. (얼마나 찍을 게 없으서면…)
저런 것도 여기 있구나 흥분된 나머지 거북을 따라 붙었다. 오늘 계속 놀고 있던 어안렌즈가 자기 밥값을 할 모양이다.

핀을 힘차게 차며 거북을 따라 붙었다. 미친 듯이 셔타(Shutter)를 눌렀다. 한번 방전된 Flash는 재충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데… 아뿔싸 또 따라다니지 말고 신중하게 셔터 찬스를 노려야 한다는 선배작가님의 조언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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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번째 다이빙이 끝난 후 리조트로 돌아와 식사를 하고 2시 50분 경 10분 정도 배를 타고 3번째 다이빙 장소로 갔다. 입수 후 카메라 하우징에 달린 플래쉬 방향 조정하고 전원 on 시키고 바다 밑으로 잠수했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시야는 2m도 되지 않는 것 같다. 바닥까지 가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19m 바닥에는 인공수조 비슷한 게 하나 놓여 있고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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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y 를 찾아 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사방이 너무 어두워 어디가 어딘지 알 수도 없고 조류도 있고 해서 아무렇게나 돌아 다닐 수도 없는 상황 같았다. 그렇다고 그냥 물위로 올라 갈 수도 없고 해서 수조주위에서 뛰어 놀고 있는 나비고기, 큰 복어, 말미잘에 붙어사는 아네모네 피쉬 등을 찍으며 고독을 달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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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어둠을 뚫고 하얀 대형 만타 한 마리가 내 쪽으로 유영해 오고 있는 게 보였다. 갑자기 숨이 멋을 것 같은 짜릿한 전율이 가슴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그래 하늘이 역시 나를 배신하지 않는구나 나를 두고 가버린 인간들이 후회할 기회를 주는구나 렌즈 가득 잡힌 만타의 멋진 위용을 상상하며 만타가 좀 더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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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타 임은재촬영 출처: DEPC site 그날 찍은 사진 아님)

드디어 사정거리 안에 들어 왔다고 느낀 순간, 너풀너풀 물결 따라, 조류 따라 날라 온 만타라고 믿었던 그것은 어떤 불법 폐기물업자가 갖다 버렸을 포대였다. 순간 힘이 짝 빠졌다. 주위를 들러보니 쓰레기 봉지들이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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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쓰레기 하치장인가? 새파란 발리의 깨끗한 바다는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인가? 25분 후 올라와 5m 지점에서 5분간 감압한 뒤 위로 올라 왔다. 다행히 가까이에 있던 boat가 나를 발견하고 달려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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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다이빙은 가지 않았다. 더 이상 발리라는 아름다운 단어에 현혹될 수는 없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저녁식사하고 규정대로 일찍 취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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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네여
수정카메라인가요?? 엄청 선명하네여

일반 DSLR 카메라를 housing 에 넣어 찍은 겁니다. 스트로브도 좋아야 사진이 잘 나옵니다.

🌼👍😍 beutiful picture @syskwl

Thank you so much. I will visit your blog.

아이공....장비도 말썽이공....만타를 만났으면 모든 피로감이 확 풀렸을텐데요

@syskwl님이 직접 찍으신 사진 덕분에 저는 평소에 보지 못할 바다 구경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좋네요~ 좋은 사진과 글 정말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만타만 만났어도 추위따위는 별로 신경도 안쓰였을텐데... 보잘 것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아 수중 사진 너무너무 멋지네요
그런데 쓰레기가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었다니 정말 안타깝네요...
요즘 사람들의 환경의식이 대체 어떻게 되있는걸까요 ㅠㅠ

환경 정말 문제입니다. 바다도 이제 깨끗한 바다가 없고 대부분 오염되어 있어서 걱정입니다.

멀미를 하는 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파도 조류가 있어서 물속에서도 멀리를 합니다. 배위에서는 더 심하고요.

바닷속 세상은 신비롭습니다 ㅎㅎ

아주 신비롭고 무서운 바다입니다.

만타? 가오리같은 건가요? 크기가 장난이 아니네요!
바닷속 풍경도 참 신비스럽네요!

예 큰 가오리를 만타라고 합니다. 큰 연이 하늘을 나는 것같습니다.

역시 만타!!!
사진 하나하나 정말 이쁩니다 ㅎㅎ
저녀석이 내 위를 지나가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누워있는 것도 하나의 재미인데 말입니다 ㅎㅎㅎ

수없는 다이빙포인터에서 만타 본 건 딱 한번입니다. 그놈이 내 30cm 정도 위를 지나가야 사진이 찍히는데 참 어려운 일입니다.

멀미에 대해 잘봤습니다.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멀미하면 아주 고통스럽죠.

좋은글잘읽었습니다.
또놀러올께요

감사합니다. 매일 놀러 오세요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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