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 발리 다이빙 투어(Bali Diving Tour)-7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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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 힌두 사원 )

신들의 섬 발리 다이빙 투어(Bali Diving Tour)-7

지난주 수요일 시작된 투어도 이제 마지막을 고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오늘은 다이빙이 없고 발리 관광을 하고 새벽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 가는 일정이 전부이다. 비행기 시간만 거의 7시간이 걸려 오고 가는데 이틀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정이 넉넉하지 않다.

Logbook(기록)

이번 다이빙 오면서 Logbook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이건 기록을 중시하는 사람에겐 거의 대형사고에 다름 아니다. 궁형이란 남자로써의 치욕적인 형벌을 당하고도 방대한 “사기”를 저술한 “사마천”을 스승으로 모시는 제자의 한 사람으로써 도저히 묵과될 수 없는 과오이다. 일단 여행 때 가지고 다니는 노트 뒤에 적어 놓았지만 용서가 될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경우 여행 출발 전은 낭만적인 기분으로 가득 차 있다. 바다 속 시야가 나쁘고 쓰레기 봉투들이 떠 다닐 것이란 상상은 아예 하지 않는다. 영화나 TV에서 본 환상을 떠 올리며 꿈에 부풀어 있기 마련이다.

영화 “발리에서 생긴 일”과 같은 멋진 추억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착각에 가슴이 벅차 있었다. 그러나 그 꿈에 그리던 발리 – 첫 다이빙 때 맛봐야 했던 좌절, 동해안 보다 못한 시야, 열대바다에서 맞본 추위와 멀미, 너풀거리며 떠 다니는 비닐쓰레기들. 그러나 시간이 가면 이 어지러운 실망도 추억이란 포장을 뒤집어 쓰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둔갑할 것이다.

13번의 다이빙. 첫째, 둘째 날 “빠당바이”에서의 보트 다이빙의 절망감은 나머지 이틀 “뚤람벤”에서의 비치 다이빙으로 많이 희석 되었다. 수온도 28도로 많이 높고 마이크로로 찍을 작은 피사체들도 많았다. 11시에 짐을 꾸려 발리관광에 나섰다.

힌두사원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종교는 이슬람인데 반해 발리는 인구의 90%이상이 힌두교를 믿고 있고 개인 사원을 포함해 2만개가 넘는 사원이 늘려 있다. 근처 대표적인 사원엘 갔는데 이름도 모르겠다. 물을 신성시 여기는 풍습이 있어 중앙에 큰 연못이 있고 큰 금븡어들이 여유롭게 노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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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모아두었던 1테라 하드를 잘못 포맷하는 바람에 상당량의 사진 DATA가 복구되지 못하고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발리사진 일부도 그 때 없어져 버려 사진이 별로 없다. 현대의 편리한 기억매체가 어느 날 순식간에 없어 질 수 있다는 건 말로 할 수 없는 공포다.

해변

발리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여기를 온다고 한다. 석양이 지는 해변가는 연인과 같이 낭만을 즐기러 온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은 곳이겠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한 초보 수중사진사 입장에서는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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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 아니라면 한국에서는 엄두도 못 내는 랍스타를 얼마나 주문했든지… 젊은 놈이 그것도 다 못 먹느냐는 핀잔까지 들어야 했다. 풍족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 풍요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배 고플 때는 빵 하나라도 맛있는 것이지 배가 가득 찬 상태에서 산해진미가 뭐 필요할 것인가? 구속 없인 느낄 수 없는 게 자유이고 고통 없인 느낄 수 없는 게 쾌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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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여행이라고 불만을 쏟아냈지만 현실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냉혹하다. 우린 스트레스 가득한, 공해에 찌들어 버린 지옥에 다시 왔다. 40가지 넘는 세금이 우리를 옥죄이고, 뭔가 열심히 하는 폼이라도 잡지 않으면 산업역군의 거룩한 대열에서 이탈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한다. 새로운 일탈은 잠깐이나마 지금의 초조함을 희석시켜 줄 유일한 대안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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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랑스러운 한국 유일의 바다 도감을 만드는 DEPC member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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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타를 맘껏 주문해 드셨다니...상상만해도 침고이네요

그날은 너무 많아서인지 그렇게 맛있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Hello sysk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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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the flip! I had no idea! Outrageous!

비닐 쓰레기는 어딜가도 문제군요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환경을 파괴하고 우리가 먹는 고기를 오염시켜 우리의 건강을 위혀할 날이 곧 올것 같습니다

랍스타를 엄청 주문했다니... 너무 부럽네요. 배부르면 소용없지만요^^;

물 한잔도 목마른자에게 축복이지... 남아서 억지로 먹는 랍스타가 맛있겠어요 ㅋㅋ

해변에서의 식사 부럽네요

그런네요 저도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Great post. It doesn't seem like you are getting the likes it deserves though. Have you checked out the upvote communities? You should check out steemengine. or steemfollower.com.

여행기 한 단락을 마치셨군요. 다음 여행지 기대합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정리하는 게 귀찮아서... 기행문쓰기도 힘드네요.

멋지네요 여행도 많이다니시고
운동경기참여도 많이 하시고 여러가지로
인생을 알차게 보내시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취미가 좀 많다보니 일은 안하고 놀러만 다니는 것 처럼 보입니다. ㅋㅋ

발리가 기대한 만큼의 모습이 아니었나봐요.
저는 @syskwl님 수중사진보고 엄청 신기했는데, 역시 전문으로 하신 분과는 기대치가 다르겠죠..
13번이나 다이빙을 하셨다니....
와~ 진짜 저같은일반인은 대단해보이셔요~

툴람벤에서의 다이빙은 좋았습니다. 빠당바이는 수온도 낮고 시야도 나빠 실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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