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추고 싶은 날
심심할때 내 취미는 전시서문에 시비 걸기다. 오늘 본 전시서문. "탈주체, 탈공간, 탈영토화, 재영토화"와 같은 어색한 단어들 하나라도 넣지 않으면 미술계에서 일할 수 없나보다. 예컨대 <이러한 자율적 정보가 자본주의에 의해 재영토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대신에 <이러한 자율적 정보조차 자본주의의 방식으로 통제되고 있다> 라고 쓰면 바로 해고각인가? 그렇게 쓰면 너무 '탈주체'스러운가. 아 못난 글 볼때마다 탈춤 추면서 탈미술 하고 싶다. 만약 글쓴이가 평소에도 "우리 이만 헤어져. 요즘 너의 마음이 재영토화된거 같아." 라는 말을 실제로 내뱉는 사람이라면 ㅇㅈㅇㅈ
말을 저렇게 어렵게 해야 뭔가 그럴싸한 글인듯 착각하는....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더 멀어지게 하는....
어렵게 하려고 작정한 것은 아닌 것 같고요. 그냥 여기 판 자체가 애초부터 이런 말들을 쓰는 세계라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