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술] 5편_전화위복(轉禍爲福)

in #kr6 years ago (edited)

image_8630753501512483179641.jpg

[오늘의 술] 5편_전화위복(轉禍爲福)


일산 킨텍스 월드와인 및 주류박람회

(수정)image_5538992441528280347553.jpg

2017.12.03(일)에 가족과 함께 월드와인 및 주류박람회를 방문하면서 겪었던 일화에 관한 글이다.

나와 아버지는 다양한 술을 좋아한다. 나는 주로 위스키와 리큐르를 좋아하는 편이고, 아버지는 전통 소주쪽을 좋아하시는 편이다. 사실 2017년 월드와인 및 주류박람회의 주인공은 와인이었지만, 그래도 럼주, 보드카, 전통주 등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서 방문하게 되었다.

20171203_143948.jpg

킨텍스에 있는 주류박람회는 처음 방문해봤는데, 생각보다 부스가 넓어서 놀랐었다. 오늘 여기서 어떤 다양한 술을 마실 수 있을지 기대가 됐다.

20171203_135518.jpg

드디어 입장. 나는 소셜커머스를 통해서 따로 티켓예매를 했기 때문에, 시음용 와인글라스도 패키지로 구할 수 있게 됐다. 아버지와 함께 각자 한 잔씩 와인글라스를 들며 진입구로 향하였다.

20171203_131100.jpg

역시 와인이 주인공인 만큼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있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등 다양한 원산지 와인과, 한국 토종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진 와인도 구경할 수 있었다.

20171203_132613.jpg

개인적으로 한국에 위치한 와이너리들이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는 클래식와인으로 세계시장에서 겨루기 힘들다보니, 머루나 오미자 등을 이용해서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곤 하는데, 이런 모습도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오미나라'라는 성공적인 브랜드도 탄생했으니까 말이다.

20171203_124404.jpg

무색무취의 투명한 보드카. 그냥 눈으로만 봐도 정말 시원한 느낌이 든다. 2017년 주류박람회는 주변에 와인잔 세척기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시음을 정말 깔끔하게 할 수있었다. 진열되어 있는 보드카 4가지 종류를 한 번에 다 마셨다.

20171203_124408.jpg

개인적으로 버찌 보드카가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보드카는 숯으로 여과하다보니 향이나 맛을 모두 상실하고 완전 순수한 알콜이 되는데, 버찌가 들어가니까 자일리톨 향과 같은 신선한 향기가 나서, 보드카의 순수한 느낌을 오히려 더 잘 살려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정)image_4372570281528280347554.jpg

그 다음으로 마시러 간 것은 '럼'이었다. 럼의 원재료가 사탕수수다 보니까, 럼 자체의 맛은 상당히 달짝지근하다. 그리고 사탕수수로 인한 당분 때문에 숙취가 강한게 특징이지만, 요즘 럼주는 기술이 발달해서 숙취 걱정을 그리 심하게 안해도 된다. 리헨다리오 럼을 파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여기서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나는 럼의 숙성정도에 따라 어느 것이 고급인지 잘 알기 때문에, 부스에 계신 사장님께 론 아네호를 시음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사장님 론 아네호는 없나요?

사장님께서 깜짝 놀라시더니, 론 아네호를 아시나요? 라면서 숨겨져 있던 론 아네호를 꺼냈다. 론 아네호는 숙성년수가 약 9년정도 된 술이다. 그래서 부스 테이블에는 올려놓지 않았던 것이었다. 참고로 론 아네호보다 더 숙성년수가 높은 럼이 있는데 이것은 말미에 기재하겠다.

와인도 마시고, 보드카도 원없이 먹고, 론 아네호 레헨다리오 럼주도 마시고 정말 기분이 좋은 찰나, 엄청난 행운을 만나게 됐다.

(수정)image_8827211371528280347559.jpg

바로 몽고소주를 판매하는 부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GEM INTERNATIONAL이라는 회사이며, 몽고의 고급주류인 칭기스 보드카를 팔고 있었다.

20171203_131523.jpg

나는 사장님이 한국인일줄 알았는데, 몽고에서 오신 분이었다. 그래서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무엇을 살지 고민하던 와중에, 사장님께서 칭기스 골드가 1개 남았으니 이걸 사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를 해주셨다.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미니어쳐도 서비스로 달라고했는데, 흔쾌히 서비스로 주셨다.

월드와인 및 주류박람회에서 기분좋게 술마시고, 몽고소주 까지 사서 기분이 최고였다. 아버지와 나는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왔다.

황당함

(수정)image_3427372841528280347553.jpg

집으로 도착하자마자 몽고소주를 마시기 위해서 개봉을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수정)image_8281698741528280347551.jpg

이미 개봉되어 거의 다 마신거였다. 알고보니 시음주를 실수로 우리에게 판매했던 거였다. 행운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생길줄이야...

그래도 침착하고 킨텍스 관계자에게 연락해서 잼 인터네셔널측으로 교환문의를 넣을 수 있었다. 친절한 잼 인터네셔널은 새 상품을 다시 보내주겠다고 약속해줬다.

전화위복

KakaoTalk_20180606_202916769.jpg

그리고 며칠 뒤에 새로운 상품이 집으로 배송되었다. 그런데 개봉을 해보니까, 칭기스 골드가 아닌, 칭기스 플래티넘이 온 것이었다. 칭기스 골드보다 더 윗 단계인 칭기스 플래티넘을 보내준 것이었다.(정말 감격적이었다.)

KakaoTalk_20180606_202916249.jpg

친절한 잼 인터네셔널의 민원대응에 감탄하며, 이것이야 말로 전화위복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물론 잼 인터네셔널 측의 실수가 있었지만, 아무튼 나는 결과적으로 칭기스 골드도 맛봤고, 칭기스 플래티넘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오늘 등장한 술

  • 레헨다리오 럼주

럼주는 사탕수수를 주 원료로 하여 만들어지는 술이다. 과거 럼주는 해적들이 먹는 술로 싸구려 술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럼주는 조금 다르다. 오늘날의 럼주는 위스키나 브랜디처럼 오크통에 숙성을하고 있다. 기술력도 발전해서 숙취가 많이 약해졌다. 과거의 럼주는 마신 다음 날 머리가 깨질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튼 레헨다리오 럼주는 오크통 숙성을 하는 쿠바산 고급 럼주라고 볼 수 있다. 레헨다리오 럼주는 블랑코가 가장 낮은 등급이고 보통 론 아네호를 가장 높은 등급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런데 론 아네호보다 더 높은 숙성을 하여 가장 유니크한 제품이 있다.
image_1447096081528285674255.jpg
그것은 바로 레헨다리오 ANEJO 15 ANOS 라는 것이다. 위 제품도 레헨다리오 코리아에서 수입사 역할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가격은 우리나라돈으로 약 22만원정도 한다.

  • 칭기스 보드카
    한국에서는 흔히 몽고 소주라고 표현한다. 사실 우리나라 소주는 고려시대 몽고가 침략해오면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원래 한국에는 소주라는게 없었다. 그런데 몽고의 침략과정에서 소주가 전래될 수 있던 것이었다. 몽고는 고려를 침략하고 일본을 침략하는데 결과적으로 태풍에 의해서 정복에 실패함) 이 과정에서 일본에도 소주가 전파되어 이끼시마 소주 등이 탄생하게 된다. 지금 몽고에서는 소주라는 표현이 아니고 보드카로 상품에 표기하고 있다.(어찌보면 소주라는 말은 우리나라말이니까, 보드카라고 표기하는게 당연히 맞는거 같다.) 칭기스는 골드와 플래티넘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냥 금보다는 백금이 더 좋으니까 등급이 이렇게 나뉘는 것 같다. 이 술 덕분에 나는 몽고의 울란바토르에 반드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칭기스 보드카는 한국에서 구하기 생각보다 어려운 술이다.

※ [오늘의 술] 연재물은 #kr-series, #kr-youth, #kr-liquor Tag를 통하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술] 11편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上
https://steemit.com/kr/@tk0319/11-
[오늘의 술] 10편
혼자서 Home Bar를 만들다.
https://steemit.com/kr/@tk0319/10--home-bar
[오늘의 술] 9편술 구경 하러가기(와인앤모어-한남점)
https://steemit.com/kr/@tk0319/9-
[오늘의 술] 8편
가자,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로
https://steemit.com/kr/@tk0319/8-
[오늘의 술] 7편소개팅과 애플마티니
https://steemit.com/kr/@tk0319/7-
[오늘의 술] 6편불타는 칵테일 B-52
https://steemit.com/kr/@tk0319/6--b-52
[오늘의 술] 5편
전화위복(轉禍爲福)
https://steemit.com/kr/@tk0319/5-
[오늘의 술] 4편좋아하는 사람과 바오밥나무
https://steemit.com/kr/@tk0319/4-
[오늘의 술] 3편
미군 부대 옆 바텐더에게 배운 레시피
https://steemit.com/kr/@tk0319/3-
[오늘의 술] 2편효도해보겠다는 생각에...
https://steemit.com/kr/@tk0319/2-
[오늘의 술] 1편
소주 그만
https://steemit.com/kr/@tk0319/1-


안녕하세요 tk0319입니다.
일상, 맛집, 여행기, 주류(Liquor)정보, 크립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지 5.png

Sort:  

오 전화위복 불운이 행운으로 ㅎㅎㅎㅎ
팔로합니다.
앞으로 술얘기 더 기대해요^^ 그 럼주 먹어보고 싶네요
럼은 잘 모르거든요 ㅎㅎ
칭기스보드카 먹으로 몽골도 가봐야겠네요 ㅎㅎ

자주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aah님은 이미 저의 친구ㅎㅎ 저도 자주 방문할게요!!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술 이야기 올리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ㅎㅎ

와 술 박람회는 한번 갔다오면 완전 취해서 오겠어요
전 럼주 이런종류는 한번도 안먹어봤는데 ~
술종류가 어마어마 하군요

ㅎㅎ 신기한게 많더라고요 매년 개최하는거 같아서 2018년 12월도 기대하고 있답니다

저도 예전에 향수를 샀는데 뜯어보니 전시용이었는지 거의 다 비어있는걸 샀다가 다시 가서 바꿨던 기억이 있네요;; 전그때 아무 보상도 못 받았는데 업체에서 성의가 있으시네요^^

헉 ㅜㅜ 민원처리가 좋으면 더 좋은 고객으로 남을텐데, 그 향수업체 참으로 불성실하네요

술은 제가 마실 수 없네요 ㅎㅎ 그래도 보팅하고 갑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저두요 ㅎㅎ

생각지 못한 득템을 하셨네요..ㅋㅋㅋ
빈병같이 들어있으믄 열받았을텐데...
득템했으니.. 웃고넘어가야겠지요..?ㅋㅋㅋ

마지막이 훈훈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았어요 다행히ㅎㅎ

그랬다면 정말 다행이지요~ ㅎㅎ 기분 상해하지만 않는다면!

빈 병 받으셨을때 당황하셨겠네요 ㅎㅎㅎ
결말이 훈훈해 다행이네요!
저도 술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 와인들은 너무 달달한쪽으로만 치우쳐져있는 것 같아 아쉽더라구요

마지막에 보상을 제대로 못받았으면 배아팠을거 같아요ㅋㅋ 달달구리ㅋㅋ 한국와인도 세계시장에서 안뒤쳐지는 위용을 보여주는 날이 오겠죠?

Congratulations @tk0319!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comments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Click on the badg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Do you like SteemitBoard's project? Then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오!!! 저도 저거 징키스칸 몽골갔다온 지인한테 선물받아서 갖고 있어요 으히히히힣!!!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술이었군여..
저는 골드 받았는데 플래티넘은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영!!
근데 독해서 그냥은 못마시겠구 토닉워터랑 섞어서 마실려구영 ㅠ.ㅠ!
혹시 맛있게 드시는 방법을 알고계시면 저에게 공유를...ㅎㅎ.ㅎ

원래 고유의 깔끔한 맛이 강점인 애라서 ...일단 순수하게 소주처럼 마실 때 적절한 마리아주는 몽고빵입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중앙아시아 거리가 있습니다(과거 몽골촌이라 부름) 몽고 빵은 안에 고기가 들어가서 매우 느끼하거든요.(소고기가 들어간것도 있고 양고기가 들어간것도 있고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몽고 소주이기,때문에 몽고 빵과 먹으면 좋습니다. 근데 몽고빵도 은근 취향은 탄다는 맹점이ㅎㅎ / 칵테일로 드실 경우에는 아무래도 칭기스는 보드카로 분류되다보니까, 오렌지 쥬스 섞어서 스크류드라이버로 드셔도 되고, 스크류드라이버가 너무 식상하다면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처럼 석류음료를 섞어서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니면 깔루아를 넣어서 갓파더도 추천드려요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1
JST 0.033
BTC 63458.69
ETH 3084.37
USDT 1.00
SBD 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