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력

제목이 조금 거창하다.

오늘 AIRI(인공지능연구원) 데모데이 행사에 다녀왔다. 알파고가 뜨면서 국내에도 인공지능 연구를 하는 연구소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민관에서 함께 투자하여 만들려고 하였던 연구소가 AIRI이다. 그런데 최순실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기업에서 투자를 하지 않는 바람에 규모를 대폭 축소하여 만들어진 연구소이다.
https://blog.naver.com/with_msip/220861903310

국내에 인공지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세계적인 연구소가 하나쯤 나와야 할 것 같은데 투자 규모가 축소된 것은 너무나도 안타깝다. 왜 투자하여야 할 곳이 AIRI이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답을 할 수 없지만 이런 연구소가 여러 개 있어도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초기 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체/국가 프로젝트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매년 봄/가을에 그동안 연구한 결과를 보여주는 데모데이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간 여러 가지 기술에 대한 데모를 보여주었다.
전시 내용은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airi.kr/2018-airi-spring-demo-day-%eb%b0%9c%ed%91%9c%ec%9e%90%eb%a3%8c%ec%9e%85%eb%8b%88%eb%8b%a4/

재미있는 기술도 많았는데, 기술의 완성도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아직 연구 단계이므로,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기술들이 많이 있다. 데모한 기술을 언제 쯤 산업계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 감이 안온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제 걸음마 단계를 막 넘어선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연구원이 많은 것 같지 않은데, 너무 많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깊이있게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다. 뭔가 집중을 해서 이 분야만큼은 AIRI가 세계에서 top 3에는 든다는 기술을 개발하였으면 한다.

개발 기능을 설명하는 연구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데이터만 있으면 세계적인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한다. 과연 그럴까?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은 본인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즉 데이터만 있으면 누구라도 세계적인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다. 왜냐하면 오늘 전시한 기능에서 사용되고 있는 딥러닝 방식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반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만약 많은 데이터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AIRI의 존재가치는 평가 절하가 된다.

구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딥마인드와 같은 결과물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앞선 인공지능 기술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였는데, 대학원생 졸업 작품 전시회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좀 더 실용적으로 업계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성능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는 AIRI가 되었으면 한다.

p.s. 행사 안내 밑에 있는 "주차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가 너무 서글프게 느껴진다. 멀리서 데모를 보러 온 손님들의 주차비를 지원할 수 없을 만큼 예산이 부족한 것 같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을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AIRI 연구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