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 그 따뜻한 영혼의 울림 : @travelwalker의 오디오 이야기

in #kr6 years ago




진공관 앰프 : 따뜻한 영혼의 울림

"Vacuum Tube Amplifier"



안녕하세요 @travelwalker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오디오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지난달엔 여행을 다녀오느라 꽤 오랜시간(음... 한달되었네요 ㅜㅜ) 연재를 쉬었습니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편씩은 연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아마도 진공관 앰프라는 말을 한두번씩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가요?

전구처럼 생긴관이 꽂혀있고 불이 켜진듯 안켜진듯 들어오는 뭔가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모습이 연상되시나요?
아주 오래된 옛날 영화에서 나팔을 통해 들리던 음악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생각하셨던 모습이 대략 이랬을 것입니다.
매킨토시 진공관 파워앰프 MC275


이 앰프는 굉장히 유명한 앰프인데요, 미국의 매킨토시사에서 만든 MC275라는 진공관 파워앰프 입니다. 어찌보면 좀 고전적인 모양이기도 하고 투박한 느낌을 많이 줍니다. 유리관 같은 것들이 잔뜩 꽂혀있고, 뒤에는 시커먼 네모상자도 달려있고 말이죠.

저도 오디오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진공관 오디오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개발이 된 것이고 한시대를 풍미하고 이제는 많이 사용하지 않게 된 기기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랬던 제가 지금은 진공관 프리앰프, 파워 앰프 조합으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에서 나는 소리는 어쩌면 현대의 트랜지스터 앰프에서 들을 수 있는 아주 고해상도의 힘이 넘치는 소리는 아닐런지도 모릅니다. 은은하게 비치는 불빛의 모습처럼 뭔가 향수가 있는 소리가 날 것만 같지요.
실제로도 좀 부드럽고 색깔이 있는 소리가 나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것은 이 진공관을 이용한 증폭방식이 완전 아날로그 방식의 증폭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앰프들은 필요에 따라 증폭 파장을 +-로 나누어 증폭 후 재조합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진공관 앰프는 전류의 흐름을 파장단위의 재조합 없이 그냥 그대로 증폭합니다(A급 증폭이라합니다. 하이앤드 TR앰프도 A class 증폭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어려운 이야기 이지만, 진공관의 증폭원리를 살펴보면 조금 더 수월합니다.





진공관 앰프는 1900년대 초 영국의 플레밍(John Ambrose Fleming)박사가 검파용 진공관을 처음 개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진공관을 미국의 드 포레스트(L. De Forest)박사가 3극관으로 만들어 최초의 오디오용 진공관이 만들어지게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1950년대 전성기에 이르기 까지 3극관, 쌍3극관, 5극관등 다양한 진공관이 개발되고 만들어졌습니다.

진공관이 증폭장치로 사용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 사람은 "에디슨" 입니다. 네, 그 유명한 발명왕 에디슨 입니다 ^^(이 양반이 없었으면 아이폰이 없었겠다 싶기도 합니다 ㅋㅋ) 에디슨이 전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명 "에디슨효과" 라는 것을 발견하는데요, 불을 켜기 위해 "필라멘트에 전기를 흘려 온도를 높이면 필라멘트로 부터 전자가 방출된다" 이것이 에디슨 효과 입니다.

느낌이 팍! 오시죠? ^^

"아하 그렇구나 전자가 방출될 수 있으면 적절히 전자를 받아줄 물건이 있으면 전자의 이동으로 전류가 흐르겠구나 ! "

이렇게 생각하셨다면 최소한 '공대' 출신이십니다 ㅎㅎ "하지만 전류가 흐르게 한다고 증폭이 되나?" 그렇죠 전류만 흐르게 한다고 증폭이 될리가 없죠(에너지 보존의 법칙!). 그냥 전류만 흐르게 할거면 전선으로 연결하면 되지 굳이 힘들게 고전압을 가해서 열을 주고 전자를 방출 시킬 필요가 없죠.

위의 그림이 좀 작습니다만, 한번 살펴 보시면, 양극과 음극의 플레이트로 이루어져 있고, 음극에서 전자가 방출되어 양극으로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그리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이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게되는데, 원래의 양극 음극 플레이트에 걸려있는 전류의 반대극 전류를 그리드에 흘리면 양극 음극 간에 흐르는 전자의 양 즉, 전류의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Bias전압이라고 하는데요, 양극 음극간에 흐르는 전류량에 비해 매우 작습니다. 즉 적은 전류를 걸어서 큰 전류를 조절한다 다시말해 증폭한다가 되는 것입니다.

조금 어려우시죠? 암튼 중요한부분은! 저 전자의 방출을 위해서 진공관 음극이 높은 온도를 낼필요가 있기 때문에, 밝은 빛은 아니지만, 진공관에서 빛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빛보다도 열이 더 많이 나는데요, 플레이트 전압이 진공관에 따라서는 600V씩 걸리는 것도 있기 때문에, 플레이트 내부는 히터에 의해 700도 정도까지 올라갑니다. 구동중인 진공관에 손을 대시면 화상을 입으십니다.

이렇게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3개의 극만 사용하기 때문에 3극관이라고 부르는 데요. 이것이 진공관 앰프의 가장 오래된 원형이자, 가장 이상적인 아날로그 증폭 방식입니다.








진공관은 보시는 것처럼 모양도 크기도 매우 다양한데요, 위의 큰관은 통상 항아리관이라고 부르는 형태의 관입니다. 진공관은 생긴대로 소리가난다는 말이 있는데, 항아리 처럼 중역이 풍성한것이 특징이죠. 아래 작은 아이들은 초기 쌍삼극관인데, 증폭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주로 초단(소스기기에서 일차증폭, 프리앰프)관으로 많이 사용이 됩니다.

진공관 앰프들은 사실 구조가 매우 단순하고, 현대의 앰프 처럼 기판이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예전에 기판이 개발되기 전에 회로가 설계되었기 때문에 전부 전선으로 연결을 했었거든요(하드와이어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회로가 복잡하면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해서, 진공관의 특성을 많이 이용한 설계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각 진공관들의 특징에 따라 소리 성향도 정해졌습니다.

즉, 6L6 관은 중역이 두텁고 선이 굵은 소리, KT88관은 호방한 소리, EL34관은 화사하고 따듯한 소리, 머 이런 식입니다. 머랄까 좀 인간미가 있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드시죠?

저의 경우도 재즈 곡을 들을 때 어두운 조명아래 진공관 불빛이 은은하게 흐르고, 그 위로 트럼펫 소리, 보컬의 목소리가 얹어지면, 그 느낌이 참 독특하고 매력이 있습니다. 깍쟁이 처럼 딱 부러지게 잡음하나 없이 단정한 소리를 내는 트랜지스터 앰프와는 조금 다른 풍류를 준다고 할까요.








현재 제가 쓰고 있는 프리 파워 앰프 입니다. 프리앰프도 진공관 이고, 파워앰프도 진공관입니다. 프리앰프는 한시대를 풍미했던 마란츠7 오마주로 만들어진 12AX7 진공관을 사용하는 앰프고, 파워는 KT88을 5극관이 아닌 3극관 모드로 동작해서 증폭하는 방식으로 된 앰프입니다.

마란츠7 이라는 앰프는 60년대 만들어진 앰프이지만, 진공관 프리로는 명기중의 명기로 꼽히는 앰프인데요, 아직도 자작하시는 분들이 처음 만들어 보시는 앰프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래는 내부 사진인데요, 보시면 기판이 하나도 없이 저항이며 콘덴서며가 다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윗쪽에 파이프처럼 생긴 곳 안에 진공관이 들어가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는 것에 장점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윽한 분위기의 짙은 음색을 듣는 맛은 참 좋지만, 오래된 방식이고, 진공관 자체가 신뢰도가 아주 높지 않기 때문에, 진공관을 사용한다는 것은 곧 '잡음'과의 싸움을 의미합니다.

증폭방식을 보시면서 어느정도 감을 잡으셨을지 모르지만, 진공관은 구동시에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트랜스포머가 아주 중요한데요. 통상의 트랜스포머들은 험(hum)이라고 하는 잡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하게 웅~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인데요. 한번 나기 시작하면 잡기 힘듭니다. 그리고, 진공관 자체에 높은 전압이 걸리기 때문에 안에 들어있는 플레이트들이 진동을 하게 되어서 높은 고주파의 잡음이 나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그것을 총칭해서 phonic noise라고 부릅니다. 아주 높은 삐이~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인데요. 저는'괴조'의 소리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진공관은 또 수명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체 해줘야 하고, 바이어스 전압도 조정해줘야 합니다.

이렇게 불편한 점이 많은데도 왜 진공관 앰프를 들을까요? 아마도 그것은 진공관 앰프만이 줄 수 있는 다소 인간적인 소리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아날로그의 매력중 하나가 이렇게 손이 가고 다듬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하나씩 다듬어 가면서 만들어가는 것이 좀 더 정이 가고 더 푸근하게 느껴 지거든요.

여러분도, 조그만한 진공관 앰프 하나 마련하셔서 따뜻하고 푸근한 음악의 세계에 한번 빠져 보시면 어떨까요?
아래 사진은 가장 간단한 형태의 싱글 진공관 앰프인데요, 출력이 한 3~4와트 정도 밖에 안되지만, 책상위에 올려서 휴대폰에 연결하거나 컴퓨터에 연결하고 작은 북셸프 하나 물려서 조용히 음악 듣기는 딱 입니다.

It's now or never~~!!!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뵐께요~



written by @travelwalker



Sort:  

음악좀 듣는다 하는 사람들은 다 진공관앰프를 집에 두고 듣더라구요! 저같은 막귀는 잘 모르지만,일단 보기에 멋있어 보이긴 합니다 (?) ㅋㅋㅋ

피기펫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걸요? 작은 녀석으로 하나 장만해 보세요. 멋있기만 한것이 아니라 소리도 좋답니다 ㅎ

Read my profile if want me to resteem your post to over 72,500 followers. @a-a-a

뭔 앰프들이 이리 이뻐도 됩니까?
내용은 뭔소린지... 잘.......... ㅋㅋㅋㅋㅋㅋㅋ
완전 프로페셔널해보이는거 외엔............. 😬

앰프 이쁘죠? 미국에서는 garage sale 잘 노리시면 빈티지 앰프 스피커 싸게 잘 구하실 수 있을겁니다 ^^
주말에 한번 노려보세용~

완전 제 스퇄입니다~
주말에 눈 부릎뜨고 가라지세일 찾아다녀야겠네요 ㅋㅋㅋ
트워님 미국에 사셨었나봐요~ 가라지세일을 다 아시공!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은 시간을 머무르고 왔다 갔다 하고 했었습니다. 물론 오디오 때문은 아니고 회사일때문에...^^
60~70년대 만들어진 좋은 빈티지 기기들이 미국 가정의 한구석에 깨끗한 상태로 보관혹은 방치 되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의 수집가들이나 오디오상들이 일부러 미국까지 가서 찾아다니고 구입해오고 하기도 한답니다. 물론 한국에 들어오면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장삿속도 있겠지만요 ㅎ

오~~ 전혀 몰랐네요!!!!
이제부터 열심히 찾아봐야겠어요~~
살기는 한국이 편하죠? 미국은 심심한 천국이라고 ㅋㅋㅋ

자연을 좋아해서 숲, 강, 호수, 산으로 드라이브 나가서 바베큐나 샌드위치를 먹어도 즐거운 사람이라면 미국도 살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좋은 자연과 푸른 하늘이 있으니까요 ㅎㅎ
아.. 그리고 골퍼들에게도 천국이죠. 한라운드에 20~30불이면 할수 있으니 ㅋ
한국은 좀 더 복작복작하고 다이나믹한 맛이 있지만, 사는 건 점점 팍팍하네요 ㅎ

simsimi님이 travelwalker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songa0906님의 [잡담] 재주를 뽐낸 원숭이

...td> 0.001 886 2 travelwalker/td> 2018년05월31일 12시36분
0.005 8...

높은 전압때문에 저항도 큰걸 쓰나보군요 ㅋㅋ
이런 공대식의 접근 밖에 못 하다니.... ㅋㅋㅋㅋㅋ
막귀는 어리둥절 합니닿

ㅎㅎㅎ 네 회로에서 저항은 필수인데, 음악장비용으로는 아주 고급저항을 사용합니다 ^^

오오, 문과 출신은 진땀을 흘리며 글을 읽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귀가 풍족한 취미생활을 갖고 계시군요-! 진공관 앰프, 이렇게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은 없었는데 워커님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이 글은 꼭 공부해야겠네요! ㅎㅎㅎㅎㅎ

^^ 공부하실것 까지야... 관심이 있으시면 제게 말씀하세요. 적당한 것으로 추천드릴께요 ㅎ

완전 흥미로운데요...... 클라식한 느낌이 맘에 듭니다.
소리는 어떨지~~~모르던 분야를 이렇게 알아가네요
감사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요 ㅎ

과학실에서 봐도 어색하지 않게 생긴 진공관 앰프가 인간적인 소리를 낸다니 신기한 느낌이에요. 은은한 진공관 불빛에 홀리는건 아닌지...도깨비 불처럼요.ㅋㅋ 그런거라면 저도 얼마든지 홀려보고 싶네요.
친절하게 쓰신 글 잘 봤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뭔가 따듯한것이 자꾸 좋아지죠.ㅎ

이런거하면.. 구비하는데 장비가 엄청 비싸다고 들었던거같은데...ㅋㅋㅋ
잘 보고갑니돠~~ ^^

생각만큼 그렇게 고가는 아닙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아...니던데요.. 고가도 많던데요...ㅠㅠ

블루투스 스피커만 가지고 있는데 소형이라면 진공관엠프도 탐나네요. 오래된 듯한 잡음이 또 지금은 쉽게 맛볼 수 없어 더 특별한 느낌이 아닐가 싶기도 하네요. 굳이 엘피를 듣고 싶어하는 것처럼 ㅎㅎ

전자 장비가 아닌 '전기'장비라서 열도 나고 힘도 없지만,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인 지금도 진득한 필름카메라 사진이 그리운 것처럼 말이죠.
싱글 진공관 앰프는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블루투스 스피커 좋은 것 살 돈이면 스피커까지 세트로 충분히 장만하실 수 있을 겁니다. 소리는 블루투스 스피커보다 좋을 것을 장담합니다 ^^

Coin Marketplace

STEEM 0.36
TRX 0.12
JST 0.040
BTC 70446.49
ETH 3571.68
USDT 1.00
SBD 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