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5월 14일

in #kr6 years ago

하루 종일 그냥 쉬었다. 워낙 푹 쉬다 보니 오늘은 그냥 지나가버린 듯한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몇 자라도 남겨야 하루가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을까 싶어 남겨본다. 그러고 보니 오랫만에 일기를 쓴다. 마지막 쓴 날짜가 어버이날인데, 내일은 스승의 날이니 거의 1주일 만인 것 같다. 지난 주엔 황금연휴 기간이라 월요일을 바라보면서도 기분 좋게 보낸 것 같은데, 이번 주는 내일 오전부터 다시 바쁜 일정이 시작이 된다. 여하튼 오늘이 너무 그냥 지나가버린 것 같아 일기라도 써야 그래도 의미가 있어 보일 듯 하다. 

오전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낮잠을 한참 잔 것 같다. 중간에 썰전이나 김어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몇 개 돌려봤다. 그리고 학교 부교재를 바탕으로 응용문제 한 세트 만들고 나니 금방 저녁이 되었다. 수행평가 시즌이 되어서 아이들이 글을 보내오길래 간략하게 첨삭을 해주고, 미우새를 잠시 보다가 OCN에서 '프리즌'을 해주길래 한 번 더 봤다. 그러고 보니 하루 종일 TV에 시간을 빼앗긴 듯 하지만, 가끔은 능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으로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쁜 것 같진 않다.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니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남들 앞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뭔가 과시하고 싶은 욕심이 없어진 것 같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혹은 어린 아이들이 보여주는 그런 뭔가가 더 좋아보인다. 내가 뭘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는 건 큰 의미는 없어보인다. 직업이 직업이려니와 이제는 경제생활에 종속된 생활인이라서 그런지 꿈과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뭔가 열심히 준비하며, 혹은 벌써 그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일종의 대리만족이랄까 그런 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디션 프로그램도 그런 측면이 반영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무언가를 해나가는 것처럼 재미있고 즐거운 일도 없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막상 글을 써 놓지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나 역시도 나를 드러내는 무언가를 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그를 통해 내가 살아 있고 존재한다는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매달 월초와 월말은 수강등록기간이라 바쁘다. 변화가 많다. 지역 시장은 석권까진 아니라도 완전히 맹주로 자리를 굳혔다는 생각인데, 그래서 더 바쁘다. 일손도 늘 부족하고. 그리고 다음 시험준비를 벌써 해 두어야 한다. 이번에는 판을 조금 더 키울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이 있다. 그래서 더 일이 많다. 그래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이 정도 호사를 누리는 것 정도는 스스로 용서해도 될 것 같다. 그 와중에도 조금씩은 일을 하니까 말이다. 

장이랑 친구는 오래 묶을 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함께 늙어간다는 것. 20대 중반에 만난 인연들과 40대가 된 지금 계속 그 인연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10년 이상 한 직장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내는 직장인들에게는 그 의미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여하튼 요즘의 나는 그 옛인연들과 그리고 새로운 인연들과 의미있게 살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한테 최선을 다해주면서 그 친구들의 기억 속에서나마 어렴풋이 좋았던 학원 선생 중 하나 정도로 가끔 생각 나는 정도면 그 정도가 족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꿈을 크게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 일도 있다. 어디서 어떻게 일이 잘 풀려나갈지는 사실 알 수는 없지만 뭔가 끊임없이 자가발전기를 돌리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건 늘 재미있는 것 같다. 아직 시간은 많다.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그 시간이. 내게 누리며 즐기는 시간은 일하는 시간 그 자체다. 그래서 지금의 난 행복하다고 자부한다. 

일기가 매일 쓰는 것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오랫만에 쓰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며 사는 것. 그게 내가 바라는 인생이고, 난 충분히 그렇게 살아가고 있음에 행복하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그럼, 이제 12시가 넘었으니 오늘부터 열심히 1주일을 잘 살자는 의미에서 다음의 구호를 남기고 어서 자야겠다.

가즈앗!!!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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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들려봅니다. ㅎㅎ

올리자마자 댓글을 달아주셔서 ㅋㅋ 감사합니다~ 가즈앗!!! ㅋ

ㅎㅎㅎ 월요일이 싫어서 여기서 이렇게 마지막남은 주말을 보내고 있어요

그래도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직 80 노인은 아니지만 이런 나이든 사람같은 소리를 해보네요~ 가즈앗!!! ㅋ

맞는 말이죠 ㅋㅋ 가즈앗~~~~~

푹 쉬신 하루였군요.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라도 나쁘지 않습니다. 틈나는대로 쉬시길요^^

일주일에 여러 번 쉴 수 있는 날이 오면.. ㅋ 능동적으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즈앗!! ㅋ

늘 노력하고 발전해 나가니 보기에도 좋습니다. 계획한 프로젝트 잘 하시기를 바랍니다.

늘 굴곡이 있습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즈앗!!!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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