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단원고 앞에도 ‘납골당 반대’ 현수막... 세월호 악용 ‘적폐 정치꾼’에 분노한 사람들

in #kr6 years ago

세월호 유가족 등, 안산시청 앞서 ‘4.16 생명안전공원 선거 악용 중단’ 목소리

6.13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5일 안산 단원고 앞에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반대하는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인 정모(45)씨는 이를 바라보며 "선거철만 되면 세월호를 악용해요. 단원고 아이들이 저걸 보면 얼마나 상처받겠어요"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집 안의 강아지가 죽어도 마당에는 묻지 않잖아요?"라는 선거 공보물 문구로 공분을 샀던 이혜경 바른미래당 안산시의원 후보의 선거 유세차량도 단원고 앞을 지나쳐갔다. 보수야당 출마자들의 도 넘는 막말에 안산시민들은 또다시 상처를 받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산지역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납골당 반대' 프레임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혜경 바른미래당 안산시의원 후보는 유권자들이 보는 선거 공보물에서 "집 안의 강아지가 죽어도 마당에는 묻지 않잖아요?"라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강아지에 빗대 모독하며 세월호 추모공원 반대했다. 강광주 자유한국당 안산시의원 후보도 선거 포스터에서 4·16생명안전공원을 '납골당(納骨堂)'으로 깎아 내렸다. 정진규 바른비래당 안산시의원 후보도 선거 현수막에 "세월호 납골당 및 선체이관 결사반대"라는 문구를 넣어 게시했다.

현장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안산시민 김모(40)씨는 "선거 현수막 보고 있으면 눈살이 찌푸려져요. 인간으로서 저렇게 표현해야만 하는지 의문이 드네요. 선거에 나왔으면 민주시민으로서 성숙한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상처... “4.16생명안전공원 폄훼 중단해야”

세월호 유가족들은 당선과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모독하고 4.16생명안전공원을 납골당으로 폄훼하는 선거 출마자들을 '적폐 정치꾼들'이라 규정하고 항의 행동에 나섰다.

세월호 유가족과 등 80여명은 이날 오전 안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모독하고 4.16생명안전공원을 왜곡 폄훼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안산시청 앞에도 박주원 바른미래당 안산시장 후보의 "안산화랑유원지 납골당 전면 백지화"라는 선거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었다.

'예은아빠'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가능하면 문 꼭 닫고 집에서 아무 것도 듣지 않으려고 했지만 동네마다 누비고 다니는 유세차량과 연설 속에서 여전히 세월호를 언급하고 희생자를 모독하고 피해자와 시민을 갈라치려는 그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문틈을 뚫고 들어와 우리들의 가슴 속에 쳐박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를 곁에서 듣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았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거짓말로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는데 도대체 이 선거법은 뭐 하고 있냐"며 "이 자리가 선거법에 위배되는 한이 있다고 하더라고 세월호생명안전공원과 희생자를 모독하고 폄훼하는 짓거리들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유가족 등에 따르면, 이민근 자유한국당 안산시장 후보는 지난 30일 국무조정실에 "세월호 선체까지 화랑유원지나 대부도에 반입된다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선체반입 계획이 있다면 철회해 달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그 논의가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마치 세월호를 안산으로 가져오는 것이 결정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원고 2학년 5반 오준영군의 아버지인 오홍진씨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우리는 화랑유원지 전체가 '납골당'이 되는 것처럼, 유가족들이 시민들로부터 화랑유원지를 통째로 빼앗아가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며 한동네 이웃들을 갈라치고 있는 '적폐정치꾼'들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4.16생명안전공원은 시민친화 숲공원으로 시민들도 이용하는 공간"이라면서 "봉안소는 화랑유원지의 전체 0.1%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뉴욕의 '119추모공원' 같이 안산이 품고 대한민국이 기억하며 세계가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원고 2학년 9반 진윤희양의 어머니인 김순길씨는 "세월호참사와 희생자들을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억해야만 또다시 내 자녀가 희생당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며 "'어른이어서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부끄러운 인사를 또 하는 일이 없기 위해서라도"라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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