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나도 프로그래머_2011년

in #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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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공상과학영화는? : 용가리를 죽이지 말고 별나라로 보내줄 수 있는 영화

" 부형님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귀한 자녀가 원하는 '용가리' 구경을 부디 거절하지 마십시오.
즐겁고 건전한 공상 속에서 얻는 과학지식은 아름다운 꿈을 창조하기 때문입니다. "

-출처 : KMDB 사이트_<대괴수 용가리> 노트 부분-

영화 <대괴수 용가리>(1967)의 광고에 등장했던 문구이다. 어린이를 관객으로 겨냥하고 만들어진 이 영화뿐만 아니라, 심형래 주연으로 꾸준히 만들어진 80~90년대의 <우뢰매 시리즈>나 <티라노의 발톱> 같은 영화 모두 공상과학영화의 범주에 속할 것이다.

그렇다. 공상과학영화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준다. 그렇다면 어린이가 아닌 나에게 공상과학영화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우리에게 향수 내지는 추억, 그리고 웃음을 전해줄 수 있는 공상과학영화 7편이다.

‘세계 최초의 영화’하면 1895년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이라 할 것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라 하면 1919년 김도산의 <의리적 구토>라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SF영화는?

한국 최초의 SF영화일 수도 있는 <투명인의 최후>(1960) 이후 한국 감독들의 SF 장르 도전은 계속됐다. 편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꾸준히 만들어졌다. <맨발의 청춘>으로 유명한 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대괴수 용가리>는 해외에서도 인정할 만큼 만듦새가 뛰어났다고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KMDB 사이트를 통해 본 이 영화는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영화이기도 했다. 많은 엑스트라의 출연과 정교하게 만들려고 노력한(그렇지만 정교하지 못한) 미니어처들, 타이밍에 맞게 미니어처를 폭발시키려고 긴장했을 스태프들, 미니어처를 배경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진지하게 연기한 배우들까지. 지금 보면 조악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후 만들어진 괴수 영화의 효시로써 많은 기여를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60년대 서울의 모습과 이순재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모습까지 볼 수 있으니 세월을 거슬러 과거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영화가 있었기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면 너무 과장된 것일까.

최근, 안 좋은 소식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심형래 감독도 한때, TV 공익 광고에 출연하여 '못하니까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니까 못하는 겁니다'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신지식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미개척분야인 SF 장르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은 높이 살만하다. 나의 어린 시절, TV에서 심형래 아저씨가 출연하는 영화를 보며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가 한국 SF영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심각하고도 진지하게 비평하기보다는 그가 우리의 어린 시절에 어떤 추억을 남겨주었는지에 초점을 맞추며 이번 기획전의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SF영화이자 한국형 히어로 영화라 할 수 있는 우뢰매 시리즈는 1986년 <외계에서 온 우뢰매>를 시작으로 1994년 <우뢰매 9-무적의 파이터 우뢰매>까지 총 9편의 작품이 완성됐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김청기 감독이다. 그는 1976년 태권도와 로봇, 인간을 결합한 <로보트 태권브이>가 최대 히트를 하면서 1984년에는 3단 분리 합체가 가능한 태권브이로까지 발전시킨 장본인이다.

또한, 우뢰매 시리즈에서 에스퍼맨을 맡은 심형래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992년 <영구와 흡혈귀 드라큘라>로 첫 연출을 맡았다. 이듬해인 1993년에 영구아트무비라는 영화사를 설립하여 <영구와 공룡 쭈쭈>, <티라노의 발톱>, <파워 킹>, <드래곤 투카>, <대괴수 용가리>를 모티브로 한 <용가리>, <디 워>, <라스트 갓 파더> 등을 제작했다.

<티라노의 발톱>은 당시 영화홍보 전단에 ‘기획 기간 2년, 동원 인원 3400여 명, 총제작비 24억(공룡제작비 14억)의 SFX 대작!’이라고 광고했다. 지금 다시 보면 세트, 분장, 연기 모두 엉성하지만, 그 당시 어린이의 시선에서 재밌을 만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는 점에, 그 노력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지금은 어린이들이 볼만한 좋은 영화로 픽사나 드림웍스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국산 애니메이션도 참 많아졌다. 하지만 20~30년 전, 우리 어린이들이 볼만한 국산영화는 별로 없었다. 그런 가운데, 위에 소개한 7편의 영화가 어린이들의 좋은 영화,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앞으로 더 많이 만들어질 ‘즐겁고 건전한 공상 속에서 과학지식을 얻고 아름다운 꿈을 창조’할 수 있는 공상과학영화를 기대하며. ‘용가리를 죽이지 말고, 어느 때고 먹을 것이 많은 별나라로 보내 줄 수 있는’ 과학기술을 기대하며.

상영 리스트

  • 대괴수 용가리 (1967)
  • 외계에서 온 우뢰매 (1986)
  • 외계에서 온 우뢰매 2 (1986)
  • 외계에서 온 우뢰매 전격 쓰리 작전 (1987)
  • 우뢰매 4탄 썬더브이 출동 (1987)
  • 뉴머신 우뢰매 제5탄 (1988)
  • 티라노의 발톱 (1994)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매년 진행하는 <도전 나도 프로그래머> 이벤트에 2011년 응모했던 글입니다.

★★

첨부된 이미지는 오늘(2019.07.29.) 발표된 위아더나잇 싱글 <여름의 민낯> 앨범 아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밤의 기차> 2곡입니다. 추천 드려요. 여름하면 위아더나잇! 여름이 아니어도 위아더나잇. : ) 특히, 앨범 소개글과 가사가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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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바님 포스팅보구 들어와 봤습니다. 스팀잇 통해 재미도 얻고 성공하십시요.^^

반가워요. 좋은 글 쓰시네요. 자주 뵈어요.

zzan 태그를 달고 https://www.steemzzang.com에서 글을 작성해주시면 더 많은 분들께 글이 노출되고, zzan 토큰을 추가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호흡이 긴 글인데도 술술 읽혀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당!

캬~! 반가워요~💙

스팀 블록체인 포스팅에서
KMDB와 KOFA 이야기 혼자가 아님에 더욱 더 반갑네요~ㅋ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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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갑습니다.
스팀잇은 같이 공유해가면서 서로가 도와주는 거라고 봅니다.
자주 소통해요

맞팔로우 하고 자주 소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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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소통해요 반갑습니다.

맞팔로우 부탁합니다.
저도 뉴비라서 ㅎㅎㅎ

반갑습니다. 옛날 생각 나네요. 유치해 하면서도 재미있게 봤던 영화들이네요 ㅋㅋ
앞으로도 재미있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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