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이야기] 3. 친구A 이야기.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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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에 이것 저것 끄적 거리다 보니
글을 분류하기 위해서 주제를 나눠놓기는 했는데
쓰는 것은 맨날 쓸데없는 이야기만 쓰는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쓸 꺼리에 대한 고민을 매일 시시때대로 틈 나는 대로 하고 있는 와중에 momoggo님이 옛다 받아라 주제다.. 하는 이번 친구라는 주제는 가뭄에 단비 같은 느낌이랄까?
덕분에 생각이 나는 친구 A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친구 A.

이 놈은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이 되면서 친해 진 걸로 기억한다.
성적도 별로 비슷하진 않고 처음 나눈 대화가 무엇이었는지도 심지어 국민학교( 요즘은 초등학교라고 하지만 난 국민학교를 나왔기때문에.... )도 다른 곳을 나와서 정말 접접이 없었는데... 이 나이 또래는 다 그렇듯...그냥 어울려 다니게 되면서 같이 놀고 같이 웃고 그랬던 것 같다.
주로 학교에선 이 친구랑 축구를 했다.
내가 학교대표 클라스라면 이친구는 반대표도 겨우 들어갈 정도로 수준 차이가 좀 나긴 했지만 친하다는 이유로 둘의 콤비 플레이를 만들면서 연습도 하고 나중에 이 팀웍은 고등학교때 즐긴 농구까지 이어 진다. 학교에선 주로 뛰어 놀았고 학교가 파하면 언제나 매일 하루도 빼지 않고 동네 오락실로 향했다. 그때 한창 스트리트 화이터2대쉬라는 게임이 인기였는데 컴퓨터와 대전을 하는 모드도 있고, 옆에 사람이 돈을 넣고 1p vs 2p 로 싸우는 모드도 있었다.
이게 하다가 자꾸 지거나 한쪽이 얍삽하게 일방적으로 너무 많이 이기면 그냥 싸움이 났다. 좀 어려보이면 기분이 나쁘니까 패는거지..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오락실 주인아저씨가 어느 틈엔가 건너편에 서로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기계2대를 연결해서 그 싸움을 좀 줄여 보고자 했으나.... 어짜피 너무 져서 기분이 상하는 것은 똑같기에 모르는 사이끼리는 잘 하지 않고 하더라도 눈치 보면서 너무 이기지 않고 한 6판정도 이기면 져주는 사회생활의 첫 걸음을 배우게 되었다지.. 그 친구와 나는 그놈이 약간 우세 하나 6:4정도로 그 오락으로는 동네 학교 학생들 모아서 대회하면 4강엔 들정도로 잘했다. 오죽하면 다른 학교에서 니가 이 오락 좀 한다면서? 우리학교는 내가 짱인데 한판 붙자하고 오는 애들도 있었으니까.
그렇게 중3을 지나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우린 갈라졌다. 나는 동네 유일한 남녀 공학학교로 배치가 되었고, 그친구는 다니던 중학교와 같은 이름의 고등학교를 갔다. 원래 학교가 다르면 같이 있는 시간이 줄고 등하교 시간이 달라서 소원해 지기 마련인데 워낙 돈돈하여서 그랬는지 내가 학교를 마치면 언제나 그친구네 학교로 놀러 가서 같이 농구를 했다. 우리 학교는 교복을 입고 그친구네는 사복이었는데 경비 아저씨가 교복입고 운동하러 오는 놈은 니가 첨이다 하실 정도로 매일 갔다. 고1~2는 거의 농구에 미치다 시피 하고 살았다. 방학이면 소운동장(농구골대가 있는)에 텐트를 치고 라면 끓여 먹으면서 아침부터 해질때까지 농구만 했다. 그 시절은 라이트 이런거 없었다. ㅋㅋㅋㅋ 지금 생각해 보면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쫌 웃겼던 건 하도 그 친구 학교에 농구를 하러 가다 보니 그 학교 학생들중 상당수가 내가 지들이랑 동창이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근데 나중에 대학 이야기 때 또 나오는 걸로 봐서 내가 그냥 원래 그런 캐릭터인가 싶기도 하고 ㅡ_- ;;

고3때는 대학을 가는 고민을하고 재수를 못하게 하는 어머니를 둔 그 친구는 3년제 대학교를 가고 나는 재수를 했다. 내가 재수 하는 동안 그 친구는 대학생활을 농구 동아리와 함께 미친듯이 재미있게 보내는 것 같아 보였다. 나도 놀고 싶었다. 어짜피 수능이라는게 하루 이틀 논다고 해서 점수가 많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해서 그친구네 학교에 놀러 가기 시작했다. 농구 동아리는 농구만 잘하면 만사 오케이. 금방 나는 가짜 대학생이 되었다. 선배들은 다 내가 그학교 다니는 줄 알면서 친한 척을 했고, 다음해에 들어온 후배들은 내가 지들 선배인줄 알았었으니까.

이때쯤에 전에 누군가에게 댓글로 단 그 해프닝이 벌어진다. 친탕 취해서 집에 돌아가는 그친구와 나는.."야 아스크림 먹고 싶지 않냐? 베스XXX 33에서 아스크림 먹고가자" 하고 가게로 들어 갔다. 난 이때도 알코올이라는 종류의 어느 것이든 한잔만 먹으면 바로 자버리는 희귀병에 걸려서 그친군 거하게 취했지만 난 맨정신이었다. 가게 점원이 친절하게 물었다.
"세가지 종류 아이스크림 골라주세요."
내 친구는 벌개진 얼굴과 약간은 풀린 눈을 여러가지 아이스크림이 있는 냉장고에 붙이고 한참을 보다가 겨우 먹고 싶은 걸 골랐는 지 손가락으로 하나 하나 가르켰다.
"이거랑 이거랑 이거랑 주세요"
지금 생각하면 이때는 그래도 정이 있었나 보다 요즘 같으면 점원의 짜증이 바로 나왔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때 그 점원 은 살짝 입꼬리가 올라갈 정도로 웃으면서 정중하게 다시 물었다.
"손님. 이름을 말씀해 주세요."
안그래도 뒤에 두세명의 다른 손님이 기다리고 있는 대다가 얼굴이 벌개진 취한티 팍팍나는 친구가 조금 창피하기도 하고 빨리 주문하고 그 가게를 나오고 싶었다.
"A야 이름 말하래 이름"
나름 못들었을까봐 도와준다고 도와준건데....
"아 ~ 이름? 제 이름은 김 X X 이구요... 이거랑 이거랑 이거 주세요."
이미 제이름은 김짜가 나올때 뭔가 이상함을 느낀 그 친구의 목소리가 들릴 거리의 모든 손님과 일하는 점원은 소리 내며 웃기 시작했고... 창피함이고 뭐고 워낙 그 친구의 대답이 웃겼던 나는 까르르 넘어가서 데굴데굴 굴렀고, 그 점원은 나랑 똑같이 웃다가 자신이 점원인 걸 인지 하기까지 한 이분 정도 지나서 ... 웃느라 빨개진 얼굴로 친구가 가르키는 이거이거이거를 퍼주었다.

이때는 페이스북이나 sns가 없었을 때인데 사람들이 말에서 말로 전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지를 알게 되었던 이유가 이 이야기 때문인데 이 이야기를 아는 극소수의 나와 그친구주위의 사람들은 이 이야기가 그때 한창 유행했던 최불암 씨리즈로 둔갑해서 다시 누군가가 나에게 이야기 해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어? 그거 내 친구 이야긴데?'

같이 운동하던 이친구와 나와 함께 친했던 친구 하나는 우리에게 니들 둘이 사랑하는거 아니냐?
먼 남자 시키들이 그래 붙어 다니냐 맨날 싸우면서.... 라고 자주 말하곤 했다. 밤새 수다를 떨고 내가 그친구 집에 데려다 주면서 이야기 하다가 친구 집앞에 도착하면 다시 우리집 데려다 준다고 우리집으로 오면서 또 수다 떨고 .... 나중에 알고보면 이런건 여자랑 연애할때 하는 거였는데 그때 우리는 그냥 할말이 많았다. ㅋㅋㅋㅋㅋㅋ 여자 이야기며 농구 이야기며 사는 이야기며 하고싶은거 이야기며...... 지금 내가 수다를 좋아 하는 것도 어쩌면 그때 이 친구와의 수다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일 수도있다.

지금도 가끔 보고 연락하고 지내지만.... 사는게 바빠서 인지.... 아니면 가끔 봐서 조금은 멀어진 것인지 그 친구는 바쁘게 사회생활과 결혼생활과 육아생활을 잘 하고 지낸다. 나야 뭐 하고싶은거 하면서 자고 싶을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때 일어나면서 역시 잘 살고있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그 친구가 보고싶어 졌다.
이번주는 내가 할일이 많아서 안되니까 다음 주 쯤에 연락이나 한번 해봐야겠다.

정말 쓸데없는 이야기처럼 두서도 없고 정리 도 안되고 ....
ㅜ.ㅜ 막 한번에 썼는데 다다다닥 뭔가 다 맞고 딱딱 필요한 부분만 요목조목 나오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만 능력이 부족하여......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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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나요?
무더위야 가라!!!!

아직까진 즐겁습니다. ^^ ㅋㅋ 좀 선선해 졌어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생각해보면 친한 친구랑은 어떻게 친해졌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ㅋㅋ
첫인상 정도만 가물가물
엄청난 단짝이었네요 두 분이 ㅎㅎ

그러게요... 기억이 안나서 깜짝 놀랬어요.제가 기억력이 좋은 편인데 이친구랑 맨 처음이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오래되서 일 수도 있어요. ㅋㅋㅋ

저에게도 정말 친한 친구 몇명이 있는데 ^^
술한잔 기울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

그친구는 기억하는지 만나면 물어봐야겠어요 ^^

아하하하하 저도 너무 웃었네요!! 이름...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오래도록 만나고 추억을 공유하고 같이 한 것이 많은 친구를 가지고 계시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재산이지요... 부럽습니다.
근데 농구 많이하셨으면 키가 크시겠네요. 그것도 부럽습니다. ㅎ

전 사람 부자랍니다. ㅋㅋㅋㅋ 농구할때 언제나 코트위 10명중에 거의 대부분 제일 작은 ㅡ.,ㅡ 가드였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답니다. 딱 그냥 대한민국 평균 남성 키입니다. ㅋㅋ

친구 생각은 언제나 미소를 짓게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신기하게도 친해질 접점이 없는데 세상친한 친구들이 많은거 같아요..ㅋ
친구분과의 오랜 우정 응원합니다..ㅋ

^_^ 응원 고맙습니다.

그 상황이 생생하게 느껴지는거 같아서 더 재밌네요 ㅎㅎ

원래 더 재미있는 일이 정말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까 기억이 잘 안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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